우리가 칼퇴근을 할 수 없는 이유

조회수 2017. 1. 19. 12: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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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리더가 주니어의 꿈을 짓밟고 있다
"자네, 이렇게 일이 쌓였는데 어딜 가나…"
분명한 것은, 일시적으로는 야근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지속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야근을 하고 있다면, 리더는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팀 전체의 업무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중앙일보 2015.12.27 「칼퇴근은 리더십의 잣대다」

왠지 야근이 쓸데없이 많아 보이는 곳의 이야기를 듣고 종합해보니 이렇더라.


1. 보고 체계가 효율적이지 못하고 권위주의적임

2. 업무 프로세스가 시스템화되지 않고 도제식으로 굴러감

3. 상사가 사원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1도 없음




보고를 위한 보고, 괜히 복잡한 한 체계


첫째, 상사도 직원도 이 업무 보고가 왜 하필 지금 이뤄져야 하는지 모른다.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오늘 해야 하는 이유. 그게 없다. 다시 말해 지금 할 필요가 없는 무의미한 보고가 너무 많다는 것. 그럼 효율은 떨어지고 업무량만 늘어간다.


중간 단계를 완성된 형태로 문서화하는 것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방해하는 경우는 무척 많다. '보고'도 업무다. 필요한 보고만을 필요한 때 하고 받는 것은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리고 조직의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출처: Free Fishing Style - Internet News

둘째, 더 속 터지는 것은 이런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조직의 보고 체계가 대체로 쓸데없이 복잡하다는 것. 기존 업무에 필요도 없는 문서를 '보고만을 위해' 만들기도 하는데, 그 양식과 전달 방식까지도 복잡하다. 바로 옆 자린데 출력해서 줘야 한다든가, 메일로 격식 갖춰서 보내야 한다든가.


보고 문서를 어느 한 곳에 아카이브할 생각도 없다. 직원은 분명 보냈는데 나중에 다시 달라는 때도 있는데, 가관인 것은 직원들도 보고만 해놓고는 지워버린다. 원래 직원들은 상사의 나쁜 것 먼저 배운다. 이곳이 헬-조직이다.


셋째. 위 둘과 같은 보고 체계는 지나치게 상사 중심적이다. 상사가 직원들의 워크플로우를 '보는 것'만으로는 파악할 혜안도 능력도 도무지 없으니, 페이퍼 형태로 그들의 업무 과정을 알아채고 싶은 것. 그러니까 조직이 효율적이지 못한 보고체계를 따르는 가장 큰 니즈는 그 조직의 리더에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딱히 보고 시간을 정해두는 것도 아니란 점.


리더가 내킬 때, 예컨대 퇴근 10분 전에 '지금 주세요'라고 말하면 직원들 뚜껑이 열리는 거지. 이런 리더들은 퇴근 10분 전이건, 주말이건 관계 1도 없다. 그냥 보고는 필요한 것이고 난 얘네 아웃풋을 못 믿겠고 난 야근을 하더라도 얘네가 보고한 문서를 기꺼이 봐줄 요량이 있는 거다. 그러니까 자기 딴에는 좋은 리더다. 이들은 진짜로 그렇게 생각한다.

진짜 옷이라도 만들어 입고 다녀야 하나….



무능한 리더가 주니어의 꿈을 짓밟고 있다


요즘 회사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이 회사 다니면서(혹은 더러워서 그만두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그 덕에 회사의 업무량과 야근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민을 종종 하는데, 효율적이지 못한 보고체계가 그 조직을 망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라.


물론 이유는 이것 말고도 더 있다. 효율이 낮은 업무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낸다거나, 업무가 고르게 분배되지 못해 초과 근무 대비 대기 시간이 많다거나, 그 조직 자체가 그냥 매우 무척 굉장히 멍청한 경우도 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매일 같이 야근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굴러갈 수 없는 조직은 '틀렸다'는 것이다.

출처: dmv

그 정도로 업무가 많으면 생산성을 증진할 수 있는 효율적인 업무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아무리 해도 안 될 때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대표에게 인력 충원을 '리더가' 요청해야 한다. 한국의 기업 문화는 대체로 시스템화되지 못해 전자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꽤 많다.


직원은 10분이건 20분이건 '초과근무'는 매우 싫다. 성장이고 발전이고 싫은 건 싫은 거다. 내가 안타까운 것은 제 딴에는 이 일이 좋아서 시작했는데, 효율적이지 못한 업무 시스템과 지나친 야근으로 그 일 자체에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주니어들이 이 세상에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지금도 무능한 리더가 주니어의 꿈을 어딘가에서는 짓밟고 있다.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모든 탓을 사원들에게만 돌리고. 으아아아아아 화가난다아아!!!!!!

우리는 언제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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