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의 현재와 미래를 알고 싶거든, 이 회사를 주목하라

조회수 2016. 11. 23. 12: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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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더스' 이정주 대표 인터뷰

리승환(이하 리):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이정주(이하 주):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를 하는 와이더스 코리아 이정주입니다. 이제 창업한 지 5년 됐네요.

포근한 인상이다

리: 컨시어지?


주: 주로 호텔에서 각종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쓰는 말이었는데, 우리는 병원 쪽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요. 통역, 숙박, 교통, 관광, 쇼핑, 음식 등 외국인 환자에게는 O2O 서비스가 선택적인 요소가 아니라 필수거든요.


리: 언어적 문제 때문인가요?


주: 그렇죠. 한국이 영어권 국가가 아니다 보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또 의료 외적인 부분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의 불만족 사항들을 전담으로 케어해 줄 수 있는 회사가 없으니까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죠. 그래서 외국인 환자들을 6살 아이처럼 돌봐주자는 마음으로 대학병원과 계약하고 통역 등 전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뭔가 묘하게 대학교 엠블럼을 닮았다



학비 벌려고 시작한 의료 홍보 일을 컨시어지로 발전시키다


리: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나요?


주: 솔직히 컨시어지라는 게 구조적으로 복잡한 일은 아니에요. 요즘 O2O 서비스가 굉장히 많아요. 숙박, 배달대행, 택시 등 좋은 서비스가 많은데, 대부분 내국인 중심이라 유독 병원 쪽에는 그런 서비스가 없었어요. 그래서 병원 쪽에 이런 서비스를 적용해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세브란스 병원으로부터 제안을 받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리: 원래 병원 쪽에서 일하셨나요?


주: 아뇨. 원래 드라마 프로듀서가 꿈이였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방송부 활동을 했고, 대학도 영상을 전공했죠. 집이 좀 많이 힘들어서 고등학교 때부터 급식비나 육성회비 이런 거 제대로 낸 적이 없고 교무실 불려 다니는 게 일이었거든요. 대학도 학비 없다고 가지 마라는 걸, 대학 문턱은 넘어보고 싶은 욕심에 수능 끝나고 3개월 간 하루 16시간 주유소 아르바이트 하며 겨우 1학기 등록금을 마련해서 대학에 갔어요.

심지어 아프간 파병도 다녀왔다(…)

리: 본격 똥수저의 삶이었군요.


주: (…) 대학에 가긴 갔는데, 이제 또 다음 학기 학비가 문제더라구요. 그래서 1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방송 일을 시작했어요. 졸업 후 EBS, KBS에 근무했는데, 때마침 큰형이 한국해외홍보라는 회사를 인수하게 되며 영상팀장으로 들어갔어요. 마침 2009년, 의료 관광이 떠오르며 외국인 환자 유치가 합법화됐거든요. 정부에서 메디컬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를 만들고 의료홍보사업을 맡겨서 그때부터 연을 맺게 됐지요.


리: 홍보에서 컨시어지로 발전한 건가요?


주: 네. 홍보 일만 계속 하다가 2011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외국 환자들 오는데 관리 인력이 부족하니 한 번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있던 에이전시는 외국인의 차량 배차 업무만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연말에 회사를 나와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리: 그럴 거면 친형 회사에서 계속 해도 되지 않았나요?


주: 그게 큰형은 대표, 둘째 형은 재무이사, 막내인 제가 영상팀장이고… 가족 기업이 되면 생각보다 안 좋은 점이 많아요. 퇴근해서도 다 일 이야기만 하고, 막내다 보니 형들이 지시 내리는 것도 많고… 그래서 서로 각자 다른 회사 하며 도와주자고 했죠. 좋은 기회 왔는데, 이 기회를 좀 놓치기 싫고… 사실 관두고도 큰형이 꽤 도와줬어요.


리: 뭘 도와준 거죠?


주: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 하려면 복지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면 잔고증명, 보증보험 끊어야 하거든요. 형이 창업하는데 회사 자본금을 슬쩍 넣어줘서 잔고증명을 찍어줬어요(…)



서비스의 핵심: 모객하지 않고 환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리: 그래도 일 따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주: 타이밍이 매우 좋았어요. 2011년 한국 정부와 UAE 정부간 환자송출 계약을 체결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죠. UAE 정부는 오래 전부터 자국민들의 치료를 해외로 보내는 복지정책을 가지고 있어요. 2011년도에 한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부터 병원 내부적으로 컨시어지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타이밍이 좋았죠.


리: 병원 영업이란 게 엄청 힘들지 않습니까?


주: 분명 시기상으로 기회는 왔는데,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병원 영업하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병원 관계자 분을 만나려고 로비에서 3시간씩 기다리다 10분 이야기하고, 커피 30잔 사서 명함이랑 같이 돌리고…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게 됐죠. 결국 세브란스 병원에서 함께 해보자고 허락해주었어요.


리: 아랍 환자들 치료비는 다 어디서 나오죠?


주: 나라에서 다 줘요.


리: 사스가 오일 파워(…)

파워(…)

주: 공항 왕복 픽업, 호텔에서 병원 오가는 택시비 등등… 모든 비용을 지원해 주니, 병원에게 환자 관리와 컨시어지 서비스가 의무에요. 이미 계약서에 다 명시되어 있어요. 저희는 그 업무를 위탁 받은 것이고요.


리: 의료 관광이라 하면 아직 좀 생소한데 시장이 좀 있나 보죠?


주: 공식적으로 등록된 의료관광 에이전시만 2천개가 넘어요. 불법 브로커까지 합치면 시장규모는 더 클 거에요. 최근 단속으로 많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수는 적지 않아요. 전통적으로 러시아, 카자흐스탄, 중국 환자분들이 많이 오시고, 한류의 영향으로 몽골, 동남아시아 환자들도 한국을 많이 찾고 계세요.

출처: 의협신문

리: 에이전시와 컨시어지 서비스의 다른 점은 뭐지요?


주: 에이전시라 하면 해외에서 모객해서 병원을 소개해주고, 병원 소개 수수료를 가져가요. 대부분 성형 쪽에 집중하고 있죠. 환자유치가 중증에 비해 쉽고, 가까운 중국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창업도 쉽게 하는 편이에요. 한국 성형이 그만큼 유명하기도 하고요. 꾸준히 환자유치를 하는 게 어렵지만 수익률도 나쁘지는 않아요.


리: 그렇다면 컨시어지는?


주: 컨시어지 서비스는 모객 중심이 아닌 병원과 계약을 해서 환자관리를 위탁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이미 병원에 진료예약이 잡힌 고객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의료적인 부분은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1. 모객하지 않는다. 2. 환자에게 돈을 받지 않는다. 이 2가지가 와이더스가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를 하는 사업 기준이에요.


리: 그래도 환자유치도 함께 하면 투 트랙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주: 음… 의료 관광이라고 하면 주로 성형을 생각하는데… 정말 살기 위해 온 사람들도 있어요… 기억에 남는 환자가 2011년 창업하고 첫 환자가 러시아 여자분이셨는데… 남편이 아내가 시한부인데,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며 재산 다 팔고 정리해서 한국에서 치료 받게 매달 들어오게 했어요. 한 2년 왔는데, 결국 돌아가셨죠. 그래도 좀 더 오래 살기는 했지만…


리: 아무래도 의료 쪽에 겹쳐 있다 보니 이런 슬픈 일을 종종 겪으시겠군요.


주: 네… 저에게는 매우 충격이었어요. 제가 유치한 환자가 돌아가신 건 처음이었어요. 한번은 장기 이식을 받으러 오신 중동 환자분께서 무균실에 격리되어 계셨는데, 전날까진 저랑 무균실 창문 너머로 장난치고 웃고 떠들고 했던 분이 다음날 돌아가셨어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리: ……


주: 그때부터 외국인 환자를 상업적으로 접근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환자 유치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구나… 살기 위해 한국에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무리 돈 벌기 위해 비즈니스 한다지만 정도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환자 유치보다는 환자들 도와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자…. 그렇게 생각했어요.



직접 환자 유치를 하지 않는 이유


리: 환자 유치를 안 하면 수익 확보가 힘들지 않나요?


주: 저희는 병원과 환자관리 위탁계약을 맺어요. 결국 외국인 환자라는 게, 에이전시 통해 오든 개인적으로 오든 결국 병원에 가야 하잖아요. 그러니 주제 넘게 나서지 말고 병원과 계약해서 환자를 공급 받는, 철저하게 환자관리를 위탁 받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리: 하지만 직접 환자 유치를 하지 않으면 이익률이 뚝 떨어지지 않나요?


주: 보통 에이전시가 대학병원에 환자 유치해 줄 때 유치수수료로 15%를, 성형의 경우 30% 정도를 받아요. 불법 브로커는 더 많이 받고요. 요즘 이것 때문에 중국 의료관광객이 불만들이 많은 거고요. 그래서 저희는 1. 성형이 아닌 중증 환자 위주로 2. 적은 비용을 받더라도 대학 병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고객을 늘려나가게 된 거죠. 대학병원 전체를 관리하니 충분히 많은 외국인 환자를 돌볼 수 있고 환자수가 많다 보니 마진율을 적지만 매출규모 및 이익률은 적지 않아요.


리: 대학병원으로 오는 외국인 환자가 꽤 많은가 봐요.


주: 2015년에 30만명 정도가 의료관광으로 한국에 왔어요. 연 평균 30% 이상 성장 중이고요.

출처: www.ebestsec.co.kr

리: 대부분 성형 시장 쪽 환자 아닌가요?


주: 국가마다 달라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는 대부분 성형 환자들이죠. 그런데 이쪽은 모객중심의 회사가 이미 많고 불법 브로커 시장도 커서 경쟁이 너무 치열해요. 엄청나게 많은 플레이어가 경쟁하고 있는데 굳이 거기 낄 바에야, 와이더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시장이 대학병원을 찾는 아랍에미리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에요.


리: 장사는 잘 되던가요?


주: 제가 신용불량이였던 적이 있어서 신용이 안 좋아서 대출 1500만원 받고, 장모님께 1000만원 정도 빌려서 와이더스를 시작했어요. 그 돈으로 직원 1명 뽑고, 카니발 차 한대 뽑으니 남는 것도 없더라고요. 사무실이 없어서 세브란스 병원 로비에서 노트북 하나 가지고 시작했죠. 직원은 통역 다니고, 2013년까지는 제가 직접 공항 픽업/샌딩을 다 했어요. 비용 조금이라도 더 아끼려고 한 거죠. 지금도 저를 드라이버로 아는 환자들이 꽤 있어요.


리: (…) 그러면 영업을 뛰셔야…


주: 그게 대표의 덕목인데… 제가 워낙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2011년 창업하고 2015년까지는 세브란스 병원만 거래했어요. 병원 거래처를 늘리기보다는 한 병원에 집중해서 결과물을 보이고 싶었어요. 그땐 사업을 크게 할 생각도 전혀 없었죠. 그때만 해도 창업이니 스타트업이니 하는 것도 전혀 몰랐고요. 2013년까지는 많이 힘들었어요. 제 월급이 높지도 않은데, 그거 받아가기도 힘들었으니까요.


리: 영업은 전혀 안 한 건가요?


주: 어떻게 사업을 진행해야 할지도 몰랐고, 일을 키우는 역량도 부족했죠. 우선 내부 시스템을 다지기도 벅찼어요. 다른 O2O도 그렇지만, 겉은 화려해 보여도 정말 노가다거든요.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의 경우에는 숙련된 통역사가 핵심이에요. 그분들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사업의 핵심 키: 숙련된 통역사의 내부화


리: 숙련된 통역사는 얼마나 벌지요?


주: 프리랜서 통역의 경우 시간당 6만원, 그러니까 하루 50만원 정도 벌어요. 한 달 풀로 뛰면 1천만원이 생기는 거죠.


리: 아랍어과를 갔어야 하는데(…)


주: 지금도 저희의 핵심 역량은 통역사 관리에 있어요. 아무리 시스템화를 해도, 결국 직원들의 노가다를 피하기는 힘들어요. 결국 환자를 1:1로 다 따라다닐 수 없으면, 콜센터를 통해야 하는데 의료 분야이다 보니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거든요. 밤부터 새벽까지 별의별 콜이 다 나와요. 호텔이나 음식 문제는 기본이고, 의료 문제가 생기면 정말 빠르게 처리해야 하거든요. 직원들 자다가 전화 받고 주말 데이트하다 전화 받고 하다 보니 직원 사생활이 없어져요. 정말 미안한 일이죠.


리: 그걸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주: 좀 말하기 그렇지만… 돈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리: 얼마나 주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주: 의료 분야에서도 통역사 역량이 되는 친구는 최소 8천은 받습니다. 1억 정도 받는 분도 있고.

아랍어과를 갔어야 했는데…(2)

리: 대표님은 얼마 받습니까.


주: 정확히 밝히기는 그렇지만, 그 절반도 못 받습니다(…)


리: 본격 직원이 대표를 빨아먹는 회사로군요(…)


주: 더 가져가고 싶어도, 지금은 회사 키우는 게 우선이고… 그렇게 많이 남지도 않아서-_-;;; 아무튼 지금 운영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통역사를 내부화 시키는 거에요.


리: 아무리 그래도 페이가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주: 아랍 통역사 바닥은 워낙 좁은 학교 인맥이라 어차피 연봉이 다 공개돼요. 그래서 고급 프리랜서 통역사에게 돈을 많이 줘서라도 회사로 모셔오려 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또 밑에 주니어 통역사들의 실력도 빨리 올릴 수 있으니. 아랍어가 좀 어려워서 유학 1~2년 다녀왔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거기에 의료 통역은 또 특수성이 있어서, 이 바닥 3년은 굴러야 전문적으로 의료 통역사를 할 수 있거든요.


리: 키우는 것도 일이겠군요.


주: 네. 지금 잘하는 통역사는 초기부터 의료통역을 하던 분들이에요. 의료 통역이라고 아주 특별하기보다는, 현장 경험이 많아야 하니까요. 워낙 단가가 높아 직원으로 모시기 힘들기는 한데,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분들이 있어서 직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그럴수록 우리의 핵심 경쟁력은 커지는 거고…

그래서 이렇게 통역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일을 하고 있다



600% 성장의 비밀: 높은 서비스 품질과 오너의 낯가림(?)


리: 그런데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팀 꾸려서 해도 되는 일 아닌가요?


주: 세브란스 병원은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팀을 꾸리기보단 저에게 환자관리를 위탁 맡기셨지만, 아직도 몇몇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해요. 하지만 컨시어지 서비스는 병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의료 외적인 서비스, 즉 논 메디컬 서비스에요. 병원이 비 전문적인 분야에서 직원을 채용해 팀을 운영하기 보다는 메디컬 서비스에 집중에서 환자 만족도를 올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습니다.


리: 그래도 팀을 잘 짜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주: 만들려고야 한다면 안될 건 없죠. 하지만 현재 중동환자 컨시어지 서비스를 경험하신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하기 보다는 쿠웨이트,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 컨시어지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문의하는 상황입니다.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병원은 의료서비스에 집중하고, 와이더스는 의료 외적인 서비스에 집중해서 환자 만족도를 올릴 수 있도록 상생하고 있어요. 병원 내부에서는 컨시어지 직원을 채용하는 것보다 보험청구, 비자담당, 진료의뢰 등 주력업무에서 충원을 하는 게 더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구요.


리: 그래서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해피 엔딩!


주: 15년도 여름에 세브란스 병원만 서비스를 제공할지, 다른 병원으로 사업을 확장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세브란스 병원만 했으면 직원 3~4명 정도로 저 혼자 뚝딱뚝딱 할 수 있었어요. 영업이익도 나는 상황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먹고 살만큼은 벌 수 있었어요. 당시 20억에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분도 계셨죠. 정말 고민이 많이 했어요. 근데 조금 더 하면 할 수 있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사업을 키우자고 마음먹고 인수제안 거절하고 막상 영업을 하려다 보니 앞이 캄캄하더군요. 숫기가 부족하다 보니 무작정 들이대는 것도 성격에 맞지 않았어요.


리: 숫기가 어느 정도로 없기에…


주: 와이프님이 그렇게 숫기가 없어서 영업이 되겠냐고, 나이트 끌고 가서 춤을 가르쳐 주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양주 잔 셋팅하는 법, 폭탄주 만드는 법도 와이프한테 배웠구요. 지금도 노래방에서 부르면 좋을 노래를 골라서 오락실에 데려가 연습을 시키곤 합니다(…)

하드트레이닝의 현장(…)

리: 그렇게 고객사가 늘어났나요?


주: 두세 달은 허송세월로 보냈는데, 적극적으로 영업하지 않고 숫기가 없었던 게 오히려 장점이 되었어요. 허튼소리 하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업하는 이미지로 어필이 되었죠. (웃음) 15년 여름부터 중동 환자들이 많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병원 자체적으로 서비스 하는 데 힘이 부치셨는지 병원에서 먼저 연락들이 오더라구요. 처음에는 다른 회사와 몇 번 일 하다가, 뭐가 안 맞았는지 새로운 회사를 찾다가 세브란스 병원에서 저희랑 일하니까 편하다고 입소문이 좋게 나서…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학교병원 이런 식으로 2015년 여름부터 확 커졌어요.


리: 얼마나 커졌죠?


주: 2015년에만 한 600% 성장했어요. 올해도 꽤 성장할 거라고 보고요.


리: 그 정도면 거의 독점을 노려도 될 것 같은데요?


주: 2014년까지는 거의 독점이었는데… 2015년부터 경쟁사가 좀 생기긴 했어요. 지금 경쟁사라 부를 수 있는 곳은 두 군데 정도이지만, 병원 수가 아닌 환자 수 기준으로는 여전히 우리가 시장점유율 70% 정도에요. 이미 국내 BIG5라고 부르는 병원 중 세브란스, 서울대, 삼성을 잡고 있으니.


리: 나머지 두 군데도 진출 계획인가요?


주: 음… 항상 생각은 하고 있지만, 중동 환자 컨시어지 서비스 쪽으로는 지금 당장 움직일 계획은 없어요. 아랍어 직원들의 높은 인건비 때문이죠. 지금은 현재 거래하고 있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더 안정화 시키고 수익률을 높이는 게 1차 사업 목표에요. 그리고 기존 거래처를 대상으로 쿠웨이트,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 국가를 확장시키는 것이 2차 목표입니다. 기존 거래처와 문제없이 사업을 잘 한다면 나머지 병원들도 언젠가는 함께 일할 수 있겠죠?



결국은 관계다: 진심으로 대하면 컴플레인은 준다


리: 어쩌다 의료관광 수요가 그렇게 늘었을까요?


주: 중동환자 의료관광 사업은 정부주도의 사업이에요. 영업을 정부가 하는 G2G 사업이죠. 첫 물꼬는 정부에서 잘 터줬다고 생각해요. 우수한 의료기술과 선진국 대비 저렴한 치료비 때문에 한국이 좋다는 점을 잘 어필한 것 같아요. 최근 IS문제로 인해 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도 도움을 주었죠. 의료적인 부분뿐 아니라 저희 같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 전반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주다 보니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죠. 그래서 아랍에서 입소문이 나는 부분도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 아랍 사람들이 굉장히 깐깐하다 들었는데, 서비스 측면에서 힘든 점은 없나요?


주: 아무래도 음식이 제일 힘들죠. 아랍 사람들이 한국 올 때 제일 먼저 걱정하는 게 음식이에요. 어차피 교통, 호텔은 어떻게든 잡아주면 되니까 괜찮아요. 할랄 음식을 이태원 등에서 제때 구해서 제공해주는 게 중요해요. 아랍 분들이 한국인에 비해 까탈스럽고 다혈질이라서 컴플레인을 많이 하는데, 정부 환자다 보니 대사관으로 들어가요. 대사관에서 한국 병원으로 연락 오고 정부 관계자, 대사관 관계자 이야기하고 따지면 복잡해져서(…) 컴플레인 안 나오게 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해요.


리: 어떤 식으로 노력하죠?


주: 그게 좀 별 거 없어 보이는데… 친해지는 수밖에 없어요. 문제 생겼을 때 인간적으로 이해 시키고 무마 시키는…

환자들을 설득하는 이 대표의 모습

리: 뭔가 날로 해결하는 분위기가(…)


주: 중동 사람들이 친해지기 힘들어도, 기본적으로 굉장히 선량해요. 한 번 친해지면 모든 걸 이해해주는 분위기가 있어요. 자기들은 아픈 사람들이고 우리는 도와주는 조력자니, 진심으로 대해주면 친해지는 건 어렵지 않아요. 잘 다독거리고 솔직하게 미안하다 하고… 또 연락 올 때마다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면 잘 대해줘요. 그래서 컴플레인은 점점 줄고 있어요.


리: 중동 이외 지역은 어떤가요?


주: 너무 매출이 중동에만 집중된 건 사실이에요. 80% 수준이니 좀 분산시킬 필요가 있어요. 언제까지 아랍 환자들이 한국에 들어올 거라는 보장도 없고요. 반면 독일은 정부 환자보다는 개인 환자 비중이 매우 높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중동 개인 환자 유치 시장을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개인환자 유치를 위해 15년 말에 UAE 국영보험사인 DAMAN 보험사와 계약체결도 했습니다. DAMAN 보험사의 클라이언트인 에티하드 항공사, 아부다비 석유공사 등 개인환자 유치시장을 생각하고 있어요.


리: 그러면 또 어떤 시장을 보고 계신가요?


주: 중국, 카자흐스탄 시장을 보고 있어요. 중국의 경우 중국 하나은행과 의료서비스 독점계약 체결을 완료했습니다. 중국 고객들이 안전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국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에요. 카자흐스탄은 원격진료 사업을 내년 3월경에 런칭할 예정입니다.



와이더스의 미래: 고객이 찾아올 수 있는 회사를 꿈꾼다


리: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도 힘들 것 같습니다.


주: 그렇죠. 하지만 환자를 직접 유치하지 않겠다는 사업방식은 변하지 않을 거에요. 모객 중심이아닌 B2B 영업을 통해 고객관리 방식으로 영업 할 생각입니다. 저희가 환자를 찾아 다니기 보다는 파트너사의 고객들이 해외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 한국의 와이더스 코리아를 통할 수 있도록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고자 해요.


리: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주: 의료 컨시어지 사업의 경우 병원에 와이더스 코리아 직원을 파견보내서 인적 시스템 구축을 통해 성장한 것처럼, 이제는 B2B 영업을 통해 해외고객이 한국의료를 이용할 때 한국 병원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려 합니다. 기술중심 기업으로 발전을 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있지만, 고객을 찾아 다니기 보다는 고객이 찾아오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을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리: 하긴 시스템으로 박아두면, 브로커보다 훨씬 편할 수는 있겠군요.


주: 네. 모객 중심의 회사는 아무래도 해외에서 환자를 보내주는 아웃바운드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어요. 문제는 이 아웃바운드 업체들은 본인들의 이익 구조에 따라 국내 인바운드 거래처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죠. 와이더스는 아웃바운드 업체들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해외 글로벌 기업, 정부기관, 금융기관,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직접 영업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사업을 운영하고자 해요.


리: 의료관광이 말이 많은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주: 고객들은 정확해요. 싸고, 질 좋은 서비스를 안전하게 공급받고 싶어하죠. 결국 유통단계를 최소화 시킴으로 발생되는 수익을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려주는 것만이 의료관광 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 앞으로 시장은 계속 커질 거라고 보시나요?


주: 의료 컨시어지 시장은 워낙 이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계속 발전할 것으로 생각해요. 유가하락, 러시아 루블폭락 등 국제적인 경기가 좋지 않지만, 이때 오히려 의료 컨시어지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요. 병원들이 신규환자 유치보다는 기존환자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서 입소문으로 새로운 환자를 유치하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와이더스에게는 오히려 시장이 열리고 있죠.


리: 결국 개인 환자 비중 확대가 핵심이겠군요.


주: 아랍에미리트 같은 경우는 매년 13만명 정도가 해외 의료관광을 떠나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환자는 고작 2900명 정도에요. 정부 환자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시장 개척을 한다면 아직 시장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시장은 아직 시작도 못했으니 더 발전할 수 있을 거에요.


리: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주: 와이더스는 의료관광 분야에서 몇 가지 최초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어요. 중동 환자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했고, 해외 금융기관 및 기업들과도 의료서비스 독점계약을 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가장 얻고 싶은 수식어는 의료관광 분야에서 최초로 대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는 것이에요. 혼탁해 보이는 시장이지만, 사업 운영 방식, 접근법에 따라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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