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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조회수 2020. 2. 25. 09: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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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출근을 포기해야 했다.

뜻밖의 위로

평소 선망하던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기쁜 마음으로 일찌감치 첫 출근길을 나섰다.


하지만 너무 들떠서였을까, 지하철 계단에서 발을 접질리고 말았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데 점점 통증이 심해져 점심시간에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했다. 뼈에 금이 갔으니 깁스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국 출근을 포기해야 했다.


집에 꼼짝없이 갇힌 나는 낙심했다.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을까.’ 


액땜한 셈치고 푹 쉬라는 주변 사람들의 격려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며칠이 지났다. 미리 접수해 둔 영어시험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했다. 목발을 짚고 힘겹게 나선 길, 나는 뜻밖에도 위로를 받았다. 


내가 출입문 근처에 잠시라도 서 있으면 멀리서 누군가 뛰어와 “열어 드릴까요?” 했다. 물건을 바닥에 떨어뜨려 난감할 때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나에게 왜 이리 잘해 주지?’ 싶을 정도로 많은 호의를 받았다.


문득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매일 먹이고, 재우고, 열심히 키워 놔도 혼자 큰 줄 안다.”


네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옆집 아주머니에게 했던 말이다.내가 이만큼 자랄 수 있었던 건 부모님과 이웃의 보호 덕분인데 나 혼자 컸다고 착각했다. 


다리를 다친 건 불행한 사고가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을 수 있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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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김혜란 님이 보내 주신 사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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