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조회수 2019. 5. 2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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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을 쩍쩍 벌리며 고기 먹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난 먹는 것을 좋아한다. 한창때인 스물다섯, 뒤돌아서면 허기 지곤 했다. 하루는 친구가 소개팅하러 갔다가 먼 친척을 봤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소개팅한 남자의 친구가 그 친척이었던 것이다. 이십 년 만에 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다음에 또 보기로 했다며 웃었다. 


얼마 뒤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전에 만난 친척과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혼자는 쑥스러우니 같이 가자고 했다. 처음엔 “내가 거길 왜~.”라고 거절하다 고기랑 회를 먹자는 말에 솔깃해 따라나섰다. 


먹기 위해 간 자리니, 당연히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는 입을 쩍쩍 벌리며 고기 먹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난 그러거나 말거나 그가 건네는 쌈도 척척 받아먹었다.


그날 이후 우리 셋은 매주 만나 맛집을 찾아다녔다. 그는 나중에야 내 먹는 모습이 예뻐 계속 맛난 음식을 사 주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나의 먹성 덕분에 인연을 만나 1년 연애 끝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들 셋 낳고 알콩달콩 사는 요즘, 남편은 여전히 맛있게 먹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한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강민정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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