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꼭 돈이 있어야만 하나. 둘이 행복하게 살면 되지. 우리 식대로 하자!"

조회수 2019. 3. 25. 10: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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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네 가지가 없는 결혼식을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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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와 결혼은 내겐 먼 이야기였다. 스물여덟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기에 직장에 적응하고 전세 대출금 갚는 게 우선이었다. 집과 직장만 오가며 살다 서른이 되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싶어 강화도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우리는 강화 나들길을 함께 걸으며 오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눈동자에 행복으로 반짝이는 내 얼굴이 비쳤다. '나를 빛나게 하는 이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되었고, 자연스레 결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혼은 꼭 돈이 있어야만 하나. 둘이 행복하게 살면 되지. 우리 식대로 하자!” 

우리는 네 가지가 없는 결혼식을 계획했다. 웨딩 카, 주례, 신부 대기실 그리고 격식 없는 결혼식을 말이다.


결혼식 날, 나는 짧은 드레스를 입고 식장 앞에서 신랑과 함께 하객을 맞았다. 예식이 시작되자 양가 아버님이 화촉 점화를 하러 먼저 입장했다. 


뒤이어 어머님들이 춤추며 입장했고, 친척과 친구들, 마지막으로 주인공인 우리까지 덩실덩실 춤추며 입장했다. 깜짝 등장에 하객들은 손뼉 치며 좋아했다. 


부모님의 덕담과 축사를 들은 뒤, 나무 반지를 꺼내 들었다. 나무 반지는 깨지기 쉬우니 그만큼 서로 아껴 주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길에서 만난 우리는 신혼여행으로 국내 도보 여행을 계획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남해 바래길로 떠나는 심야버스에 올랐다. 


앞으로 우리에겐 미지의 길이 펼쳐질 것이다. 때론 두렵고 실수하겠지만 내 곁에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갈 것이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조은선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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