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출국 날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쳤다

조회수 2019. 2. 2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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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항공기를 타고 경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나뿐인 딸아이가 덴마크로 이민을 떠났다. 일 년에 한두 번씩 딸네 집에 가서 손녀들 봐주던 아내가 상심이 컸다. 그사이 2년이 지났고, 나는 아내의 마음을 달래 주기 위해 휴가 때 덴마크에 가자고 했다.


그런데 걱정이 앞섰다. 외국 항공기를 타고 경유해야 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영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기억력이 나빠 실력은 늘 제자리였다. 나는 출국 날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쳤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심야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출국 소속을 잘 마치고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올랐다. 열두 시간의 비행 끝에 공항에 도착한 뒤 직원에게 환승 탑승구를 물어 입국 수속하는 곳까지 갔다.


담당자 말을 모두 알아듣진 못했지만 몇몇 단어로 뜻을 파악했다. 막히지 않고 잘 대답한 결과 여권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다.


탑승구로 향하는데 한국인으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우리 뒤를 계속 따라왔다.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 물어보니 목적지가 암스테르담이라는 게 아닌가. 


영어를 못해 우리를 따라왔단다. 아뿔싸! 나보다 그들이 더 걱정돼 짧은 영어로 수화물 찾는 곳까지 안내했다.


그러곤 우리도 덴마크 올보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행히 공항에 도착해 활짝 웃는 얼굴로 마중 나온 사위를 만날 수 있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유병일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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