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기만 했던 고부 사이가 드라이브하면서 오붓해졌다

조회수 2019. 2.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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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린 자주 데이트한다.

신혼 때 나와 시어머니는 어색한 사이였다. 어머님은 무뚝뚝한 내가 탐탁지 않은 듯했다. 

“넌 어째 그렇게 말이 없냐?” 

잘하고 싶은 마음과 달리 더욱 움츠러들었고, 시댁 가는 길이 힘들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언니에게서 10여 년 된 차를 얻었다. 집 근처부터 운전을 시작해 시댁까지도 가게 되었다. 어느 날, 어머님이 아파서 누워 있었다. 버스 타고 병원 갈 기운이 없다는 어머님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그래서 내 차로 병원에 함께 갔고, 어머님이 좋아하는 음식도 사 왔다.


그때부터 시간이 나면 시댁에 갔다. 살림을 돕고, 어머님이 해 주는 음식도 챙겨 왔다. 장날엔 같이 장 보고, 동네 어르신들도 차에 태워 주니 “어쩜 저리 착한 며느리가 있다냐.”라는 찬사를 들었다.


덕분에 어머님의 마음이 열렸다. 자주 만나다 보니 어머님은 속 얘기도 편하게 했다. 

“아들은 병원 한번 안 데려다주는데, 네가 이렇게 차로 태워 주니 고맙다. 빈말만 하는 것보다 할 말만 조용히 하는 네가 더 예쁘다.” 


어머님은 다른 사람 차를 타면 멀미가 나는데 내 차를 타면 편하다고 했다. 신호도 잘 지키고, 안전 운전하는 똑똑한 며느리라며 칭찬했다.


어머님의 칭찬은 나를 춤추게 했다. 매주 시댁에 들러 밭일도 돕고 감자, 양파, 고추 등을 푸짐하게 얻어 왔다. 가을엔 매실을 따느라 매일 갔더니 용돈도 받았다. 그 용돈으로 또 맛있는 것을 사서 함께 먹었다. 


그렇게 우린 자주 데이트한다. 어렵기만 했던 고부 사이가 드라이브하면서 오붓해졌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김영미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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