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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까지만 좀 도와줘요

조회수 2018. 12. 26. 14: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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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가리킨 곳에 작은 고물상이 있었다.

편의점에서 껌을 사고 나오니 한 할머니가 길가에서 폐지를 줍고 있었다. 오후 두 시, 하루 중 가장 더운 때였다.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의 몸이 땀범벅이었다. 편의점에서 사 온 생수 한 병을 할머니에게 건네려는데 나를 불렀다. 


“저기까지만 좀 도와줘요.” 

할머니가 가리킨 곳에 작은 고물상이 있었다. 수레를 밀고 고물상까지 간나는 돕는 김에 끝까지 하자는 생각에 폐지를 저울에 올렸다. 


할머니는 정말 고맙다며, 아이스크림이라도 사 먹으라고 내게 천 원을 쥐여 주었다. 그냥 받을까 싶었지만 고생이 깃든 돈이라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런데 고물상 아저씨가 그 모습을 보고는 나를 칭찬했다. 


알고 보니 할머니가 고물상에서 받아 간 돈이 이천 원이었다. 할머니는 오전 내내 주운 고물값의 반을 내게 준 것이었다. 평소 그 이천 원으로 간식거리나 반찬을 산다고 했다. 


천 원의 가치가 요즘엔 가벼워졌지만 누군가에겐 그 천 원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난 그날 천 원이 아닌 천금 같은 고마움을 받은 기분이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김재국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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