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외손녀만큼 친한 친구도 없다

조회수 2018. 8. 16. 0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이것이 진정한 친구 아닐까.

딸 내외가 직장 생활을 해 퇴근할 때까지 손녀를 봐 달라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로 30년을 지냈으니 외손녀 하나쯤은 잘 가르칠 것 같았다. 


계획을 세워 들뜬 마음으로 아침에 도착해 보니, 어린이집에 가야 할 손녀는 꿈나라에 있었다. 깨워도 뒹굴기만 했다. 그렇게 첫날부터 벽에 부딪혔다.


그런 손녀가 지금 4학년이 됐다. 6년 동안 거의 매일 함께 지냈다. 그동안 내가 많이 배웠다. 교사였을 때보다 더 신경 쓰이고 어려웠다. 그래서 가르치려는 생각을 버리고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기로 했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도 들은 척, 본 척도 하지 않지만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걸 참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울화가 치솟는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그리고 칭찬 역시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칭찬은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처음엔 칭찬할 일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조그만 것부터 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연필 쥐는 법, 밥 먹고 숟가락 치우는 것까지 칭찬했다. 칭찬을 스무 번 이상 해야 습관이 된다고 했던가. 사랑으로 보면 칭찬할 게 참 많다. 


자연스레 대화가 늘면서 놀이도 같이할 때가 많다. 요즘엔 놀이기구 사용법이 복잡해 어렵기만 하다. 놀이를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열심히 설명하려 노력한다. 내가 모르면 손녀가 가르쳐 주기도 한다. 


이제 손녀와 나는 서로 알려 주고 배우며 다정다감하게 대화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것이 진정한 친구 아닐까. 


나에겐 외손녀만큼 친한 친구도 없다.  친구들이 “너 외손녀하고 잘 놀아라.”라고 할지 모르지만…….


_ 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윤홍기 님의 사연입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