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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값은 팔십만 원이었다

조회수 2018. 7. 26.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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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나는 공부가 적성에 안 맞아 대학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부모님 뜻에 따라 대학에 다녔다.


학교는 멀었고, 강의는 지루했다. 그야말로 불만 가득한 대학 생활이었다. 그래서인지 잘 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님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어느 날, 늦게까지 술 마시고 집에 들어갔다. 어머니는 날 기다리다가 거실에서 잠들었다. 부엌에서 물을 마시는데 내가 생활비로 쓰던 카드 청구서가 눈에 띄었다. 카드 값은 팔십만 원이었다.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그간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내가 쓰기에 바빴다. 곤히 잠든 어머니를 보니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어머니의 수입이 넉넉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먹먹해졌다. 


나는 평소 집과 밖에서의 모습이 많이 달랐다. 밖에서는 심술부리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집에서는 짜증부터 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항상 웃으며 다독여 줬다. 내가 철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그때부터 학교를 열심히 다녔다. 강의에 관심을 가지니 성적도 올랐다. 아르바이트를 더 많이 했고, 부모님에게 선물도 했다.


그 뒤 나는 가까울수록 보이지 않고, 소중할수록 당연해진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조심하게 된다. 이제 소설가라는 꿈도 생겼다. 나를 변화시킨 부모님에게 감사하다.

“부모님, 항상 사랑합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노재혁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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