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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생각

“엄마. 할머니는 왜 그렇게 반지를 매일 끼는 거야?”

“아직 몰랐어? 그거 안 빠져. 할아버지 때문에 그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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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는 언제나 왼손 약지에 은반지를 꼈다. 반지를 끼지 않은 할머니 손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엄마. 할머니는 왜 그렇게 반지를 매일 끼는 거야?” 

“아직 몰랐어? 그거 안 빠져. 할아버지 때문에 그런지…….”


반지는 월남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가 전사했다는 소식과 함께 소포로 전해졌다. 그때부터 할머니의 약지에는 지워지지 않는 흉터처럼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엄마, 할아버지 기억나?” 

“내가 한참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딱 하나만 기억나. 할아버지가 떠나던 날 할머니를 꼭 안아 주면서 선물 사 올 테니 기다리라고 했어.”


반지를 오랫동안 끼는 건 쉽지 않다. 생채기가 나기도 하고, 이곳저곳 부딪히기도 한다. 그런 반지를 할머니는 한 번도 뺀 적이 없었다.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 보여 주기라도 할 것처럼.


“할머니가 반지 빼려고 했던 적은 없었어?” 

“한 번 있었어. 삼촌 수술비 때문에. 기름도 발라 보고 똥오줌에 손을 넣어 봐도 반지가 빠지질 않아서 결국 친척 집에 손 벌릴 수밖에 없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망치로 부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까지 하진 않으셨어.”


할머니의 손을 보면 반지가 굵은 뼈마디처럼 보인다. 할머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반지와 함께 할아버지를 기다릴 것이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최수빈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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