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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밤 열한 시에 남편과 딸이 동시에 들어왔다

조회수 2017. 12. 28. 11: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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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우리는 매일매일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사랑을 확인한다.

우리 가족은 네 식구다. 하지만 남편과 딸은 지방에서 일해 주말에만 집에 온다. 아들은 외국에서 공부해 평일에는 나 혼자 집을 지킨다.


처음에는 전화가 잦았는데 요즘은 다들 며칠 건너 통화할 만큼 연락이 뜸해 내심 서운했다.


그런데 얼마 전, 저녁 때 외출할 일이 있었다. 깜박하고 휴대 전화를 집에 두고 나왔는데, 마침 친구가 우리 집에 들렀다가 초인종을 눌러도 기척이 없고 전화도 안 받자 남편에게 전화했다.


남편은 친구 얘기를 듣고 깜짝 놀라 내게 전화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자 불안해하며 딸에게 연락했다. 엄마와 마지막으로 언제 통화했느냐고 묻자 딸은 무슨 일 생겼느냐며 크게 걱정했다.


부녀는 내가 심장 마비로 쓰러진 게 아니냐, 길에서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게 아니냐, 별의별 시나리오를 펼치다 곧장 서울 집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 찍힌 것도 모른 채 늦은 저녁을 먹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부렸다. 그런데 갑자기 밤 열한 시에 현관문이 벌컥 열리면서 남편과 딸이 동시에 들어왔다. 


딸은“ 엄마, 왜 전화를 안 받는 거야!” 하며 나를 끌어안고 울고, 남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야 자초지종을 알고 남편과 딸에게 미안했지만 한편으론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매일매일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사랑을 확인한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강성열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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