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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마블, MCU 사상 역대급 영웅의 탄생

조회수 2019. 3. 19. 11: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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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게임 개봉 전 포인트 학습하기

MCU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히어로들은 제로 혹은 마이너스에서 시작해,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수트 혹은 무기를 해제하면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라는 말이 종종 등장하기도 하죠.


위기상황에 처한 피터 파커를 구해준 후 아이언맨이 한 말은 '수트를 벗었을 때 보통 인간이라면, 수트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죠. 이능력이나 초능력, 슈퍼파워 등 메타휴먼을 다루는 많은 영화에서 우리가 본 것이기도 합니다.

영화 ‘크로니클’ 중에서

데인 드한이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아웃사이더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영화 '크로니클'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보통의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능력을 얻게 되면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지 잘 알 수 있죠. 

이게 다 얘 때문이다

영웅이 될 자격은 정녕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는 것인가 봅니다. 아니면 통렬한 고난을 겪어야 하던지요. MCU의 작품들은 누가 히어로인가, 그리고 왜 히어로인가에 대한 대답이기도 합니다.


히어로들의 수난사라고도 할 수 있는 지난 MCU의 10년을 돌아봤을 때, '캡틴 마블'의 일대기는 이제까지의 마블 히어로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SPOILER ALERT ※ 

영화 '캡틴 마블'의

스포일러 다량 포함!

영화 '캡틴 마블'에는 세 가지 시간대가 공존합니다. 각 시간대에 벌어진 사건들은 실제 시점과는 관계없이 영화 속에 등장해 관객을 속이기도 하고 이해시키기도 하죠. 


'캡틴 마블'이자 캐롤 댄버스의 삶을 가르는 이 세 가지 타임라인은 캐롤-비어스-캡틴 마블로 구분됩니다.

캐롤 댄버스의 시간

먼저 캐롤입니다. 미 공군 소령으로 복무하고 있던 파일럿, 캐롤 댄버스죠. 레이싱도 하고 야구도 하고 바다에서 놀기도 하고 오빠랑 밤하늘도 보던 평범한 미국인 소녀로군요. 


이 소녀는 자라서 파일럿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공군에 입대하죠. 여자는 파일럿이 될 수 없다는 차별과 직면해야 했을 겁니다.


프로젝트 페가수스에 참여하고 있던 웬디 로슨, 즉 마-벨은 광속 엔진을 개발한 크리족 개발자였고, 이 광속 엔진을 스크럴들이 기다리는 자신의 실험실로 가져가려는 비행에 캐롤이 파일럿으로 탑승하게 됩니다. 

웬디 로슨, 마-벨

하지만 크리 스타포스, 욘-로그의 추격에 비행기는 불시착하게 되고, 욘-로그를 막아선 캐롤은 그에게 겨눈 총구를 광속 엔진으로 돌려 겨눕니다. 엔진이 폭발하면서 방출된 힘을 흡수한 캐롤은 인간의 경계를 저 멀리 훨씬 뛰어넘는 능력을 갖게 되었죠.


여기까지가 캐롤 댄버스 시간대의 대략적인 내용인데요. 이 시간대는 영화에서 그려진 비중에 비해서는 훨씬 중요한 지점입니다.

공군 파일럿이자, 인내와 끈기가 대단했던 캐롤 댄버스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순간이기 때문이죠. 


더불어 그녀가 왜 영웅이 될 만한 자질이 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캐롤'로서의 과거에 대해서는 그리 심도 있게 다루지 않습니다.


비어스의 시간

광속엔진이 폭발하면서 방출한 힘을 전부 흡수한 캐롤을, 욘-로그는 죽이지 않고 크리 제국의 수도 할라로 데려갑니다. 그런 후 자신의 팀인 스타포스 요원으로 훈련시키죠. 


더불어 이 힘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도록 목에 제어기를 붙이고, 자신의 정체와 과거의 기억이 드러나지 않도록 캐롤의 뇌를 조작합니다.

그녀가 누군지 몰랐던 욘-로그가 주운 것은 캐롤의 군번줄 뒤쪽 조각이었고, VERS라는 단어만 보고 캐롤을 비어스라고 부르기 시작하죠. 


크리 스타포스의 일원으로서 비어스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조작된 기억과 잃어버린 과거는 밤마다 꿈 속에서 그녀를 괴롭힙니다. 

과거의 기억과 제약으로부터의 탈출 등 해야 할 일은 가장 많은 비어스지만, 크리의 군인으로서 자신을 제어하고 냉정한 전사가 되는 목표를 부여 받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지구에 불시착하게 되고, 크리 요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던 중 자신의 과거가 지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욘-로그, 넓게는 크리 제국으로부터 강제된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첫 번째 선택을 하는 시점입니다.

옷도둑 오토바이도둑 기물파손
캡틴 마블의 시간

'비어스'였던 캐롤이 이제 히어로로 거듭나는 시간대입니다. 


탈로스로부터 진실이 담긴 블랙박스 기록을 받아 듣게 된 캐롤 댄버스는 자신의 기억이 조작되었으며 욘-로그는 거짓말을 해 왔고, 스크럴이 아닌 크리 제국이 전쟁의 주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요약하면 이 영화에서 드러나야 할 모든 진실이 한꺼번에 밝혀지는 것이죠.

그리고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냉정한 전사'가 되기보다는 혼내줘야 할 놈은 패주는 캡틴 마블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욘-로그에게 마지막 한 방을 때리면서 캐롤은 말합니다.


'I have nothing to prove you.'


누군가에게, 다시 말해 자신을 통제하고 억압해 온 아군의 탈을 쓴 적에게는 가치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이 대사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할 듯 합니다. 


히어로무비로서 '캡틴 마블'이 다른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일 것 같네요. 캡틴 아메리카는 슈퍼 솔져 세럼의 첫 피험자가 되기 위해 온갖 훈련과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거기에는 스스로 인지한 것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었죠. 슈퍼 솔져가 된 이후에도 배우나 광대가 아닌 진짜 군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일 필요가 있었죠. 그게 바로 친구인 버키 반즈 병장과 그 동료들을 구출한 것이었고요.

아이언맨은 날 때부터 명석한 두뇌와 재력을 가진 엄친아였지만… 가진 것 만큼이나 시련도 많았죠.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수장으로서는 더 이상 군수산업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선택을 하기까지도 그랬고, 어벤져스 사태에서는 히어로로서 사람들을 지켜내기 위해 웜홀에 들어가는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그 선택으로 인해 괴로움에 시달려야 했죠.

스티브 로저스라는 인간도, 캡틴 아메리카도 히어로입니다. 마찬가지로 토니 스타크와 아이언맨 둘 모두 히어로죠.

이 두 히어로뿐만 아니라 토르, 앤트맨 등의 여타 마블 히어로들은 영화 속 이야기를 통해 '영웅으로서' 성장합니다. 하지만 캡틴 마블에게는 성장의 개념은 없습니다. 오로지 각성만이 있을 뿐이죠.

캡틴 마블은 역경을 이겨내는 성장보다는 그녀의 잠재된 힘에 집중합니다. 영화는 '캡틴 마블'의 솔로무비치고는, 캡틴 마블이라는 캐릭터가 갖는 의외성이나 특징, 개성도 그다지 없죠. 


기억을 되찾아야 하니 되찾는 것이고, 힘을 개방해 어벤져스에 보탬이 되어야 하니 통제에서 벗어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이 모든 힘의 근거가 될 만한 '캐롤 댄버스'라는 인간의 자질이나 영웅적 면모는 아주 단순하게 다루어집니다. 생각보다 복잡한 사연은 없어서 아쉬움이 남네요.


캐롤이 왜 영웅이 되어야 하는가, 그녀에게 그런 자질이 있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로슨의 시험 비행에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파일럿으로 탑승할 만큼, 자기 자신의 안위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이타적 면모가 있었습니다. 


또 슈프림 인텔리전스와의 마지막 대화에서 보여주었듯 어떤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도 있었죠.

'증명할 필요가 없는 히어로'라는 점은 꽤 매력적입니다. 캡틴 마블의 매력은 거기에서 나오죠. 캐롤 댄버스는 모든 선택을 스스로 했습니다. 


마리아의 조언이 있었고 탈로스가 가져다 준 진실이 있었지만 결국 스크럴의 편에 선다는 선택도, 크리를 등지는 것도, 욘-로그의 총구 앞에서 그를 겨누는 대신 엔진을 쏜 선택 역시 그녀 스스로 했으니까요. 


네, 말했다시피 캡틴 마블은 이미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상태로 출발하기에 누군가에게 자격을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관객에게도 마찬가지였을까요?

아무래도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블랙 팬서'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들이 그대로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미 힘을 얻은 상태인 히어로가 자신의 진정한 힘을 개방하고 그 힘을 영웅적으로 발휘하는 과정을 보는 게 바로 영화 '캡틴 마블'에 기대할 수 있는 요소였던 것 같은데요. 


히어로무비로서의 면모는 아쉬움이 남아요. 조금 더 캐롤 댄버스의 서사에 신경을 써 줬으면 어땠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의 우주 배경 액션씬 만큼은 장관이었습니다. 


신급 캐릭터부터 보라색 외계인에 돌덩어리까지 엄청난 놈들이 날뛰는 이 MCU의 세계에서, 맨몸으로 비행이 가능한데다 공기 없이 호흡도 할 수 있으니 어찌나 강력하단 말입니까.


이 강력함을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서도 발휘해 주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해 봅니다. 차기 어벤져스의 주역이라고 했으니, 아직 캡틴 마블에겐, 캐롤 댄버스에겐 시간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현재 시점의 구스는 어디에

필자: 희재

까칠한 잡덕이지만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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