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 갈 길 먼 DCEU의 등대가 되어주렴

조회수 2019. 1. 16. 18: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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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혼자 구할 수 없었지만..DC는 혼자 구했다!

이렇게까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작품이 지난 영화인생에 있었는가 싶을 정도였다. 이번에도 망하면 정말 손쓸 도리가 없지 않은가. 


무려 7년째인 DCEU에 내세울 만한 흥행작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리즈가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조차 신기할 지경이었으니. 


작금의 현실에 통탄을 금치 못했던 일부 영화팬들은 차라리 다 백지화하고 10년이나 20년 후쯤 리부트하자고 말하기까지.. 눈물이 앞을 가렸다.

아니야..혼자가 나을지도 몰라
그리고 현실이 되었다

그런 현실 속에서는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 다방면으로 문제가 많았던 DCEU의 이 작품, '아쿠아맨'의 토마토까지 썩어 버리면 이젠 정말 손쓸 도리가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아쿠아맨'은 흥행에 성공해 이제 글로벌 흥행수익 10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성공하고야 말았다. 명실상부 DC의 구세주라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왜냐하면 메라가 예쁘기 때문에

하지만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쿠아맨'을 본 관객들의 호불호는 상당히 갈리는 편이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아쿠아맨'이 DCEU에서 해야 할 역할은 너무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흥행에 성공해 미래를 점칠 수 있는 가능성이나마 가져가는 것은 물론이다. 


거기에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DCEU 세계관을 정리하고 견인하는 것에다가 '아쿠아맨' 솔로무비로서 본연의 역할인 캐릭터 근원과 영웅담에 대한 적절한 설명까지.

제임스 완 감독과 배우들
감독님 감사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을수록 정답은 직관적인 법이다. 제임스 완은 이 까다로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무난'하고 '안전'한 선택지를 골랐다. 


이 선택지는 때로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모를 리 없었을 텐데도.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메타휴먼이 정의를 위해 싸우는 히어로로서 각성하고, 진정한 영웅이 되기 위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영웅신화를 서브컬쳐스럽게 풀어낸 것이 바로 히어로 코믹스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영상으로 옮긴 것이 바로 히어로무비다. 


그렇기에 이 영웅담을 겪으며 영웅이 되어 가는 캐릭터의 고민과 고뇌를 어떻게 다루느냐, 그리고 이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가가 중요한 부분이 된다.

대신 스토리는 예측 가능한 선을 넘어서지 않는다. 팬들의 예측을 매번 깨부수는 쪽(이를테면 가망이 없는 부분이라던가)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아쿠아맨의 경우 관객이 기대할 법한 장면기대할 법한 스토리익숙한 순서로 전개된다. 


수많은 캐릭터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적으로 논리가 무너진다기보다는 굳이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를 들면 아서 커리의 어린시절이라던가, 벌코와의 만남과 그간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 등등 아서가 바다의 수호자 아쿠아맨이 되어가는 성장의 과정도 그렇다. 


또 아서 커리가 아틀란티스의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한 시험을 통과하는 영웅담의 과정에서 아서의 내면 묘사는 크게 없다는 점도 아쉽다.

아쿠아맨의 동생, 옴 왕

개인적으로는 너무 서둘러 등장시켰던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의 전적 때문에 아쿠아맨이라는 캐릭터의 솔로무비로서 아서 커리가 아쿠아맨이라는 영웅으로, 아틀란티스의 왕으로 제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리기엔 여유가 없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메라를 더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히어로무비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천문학적 액수의 제작비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액션과 CG를 담보로 하기에.


그래서 히어로무비는 일반 관객에겐 '눈뽕'에 버금가는 영상미와 파워풀하게 때려부수는 재미를 줄 수 있으며 코믹스 팬들에게는 살아 숨쉬는 내 최애캐!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순정마초맨

DC 원작의 영화들은 이런 '영상미'면에서는 지금까지 꽤 좋은 성과를 내 왔다. 


방대한 스케일로 화려하게 때려부수는 화면만 따지고 보면 '맨 오브 스틸'부터 '저스티스 리그'까지 일관적으로 영상 면에서는 꽤 볼 만했다. 하지만 히어로무비라고 한다면 그저 액션무비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촉촉한 액션무비

DCEU는 실사화 히어로무비에 기대할 수 있는 비주얼과 액션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어두운 분위기(데드풀의 말을 빌린다면..)와 본래 캐릭터의 특징을 잃어버린 채 혼란스러워진 캐릭터성, 소모성으로 사라져 버리는 빌런 등이 단점으로 거론되곤 했다. 스토리 진행상의 개연성 등은 말할 것도 없다.

나 불렀어?
솔직히 지난 7년은 실망스러웠다. 진지하게 고뇌하는 히어로를 그려내고 싶은 건 잘 알겠는데...결과물은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곤 했다. 흥행에 '참패'했다까진 아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쿠아맨'은 그 슬픔의 외길을 끊어내는 데 있어서 절반은 확실히 성공했다. 구멍도 많고 진부한 구석이 없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관객이 DCEU에, '아쿠아맨'에게 기대한 화려함과 파워풀한 액션은 충분히 제공했다. DCEU에 무엇보다 필요했던 것은 안전하고 무난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메라를 만날 기회도 제공했다

'아쿠아맨'은 DCEU의 히어로무비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 2019년부터 예정된 라인업과 더불어 제작 관련 이야기가 돌고 있는 작품들이 아직도 DC에는 꽤 많이 기다리고 있다. 


이 중에는 DC 실사화 영화 하면 나오는 슬픈 그 영화 '그린 랜턴'의 리부트인 '그린 랜턴 군단'도 있고,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의 트레일러로 관심을 모은 '샤잠'도 있다. ‘아쿠아맨’ 이전의 최대 흥행작이었던 ‘원더우먼’의 속편, ‘원더우먼 1984’ 역시 내년 개봉 예정이다.

제발

솔직히 아직 걱정되는 부분은 산더미다. 퇴출된 감독을 굳이굳이 데려간 '수어사이드 스쿼드 2'라던가 감독 하차에 각본 교체에 말이 많았던 배트맨 솔로무비라던지.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흥행기록을 능가하는 영화를 만들어냈고, 그렇다면 이제 조금은 더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무리하지 말자

필자: 희재

까칠한 잡덕이지만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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