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N

PS4 독점으로 나온 게임 '마블스 스파이더맨'이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으더니, 오픈크리틱 87점을 기록하며 조작이 다소 어렵다는 평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박진감 넘치는 웹 스윙과 하늘을 질주하는 공중 콤보의 매력에 다들 푹 빠져 계신 거겠죠?

게임 속에 등장하는 스파이더맨과 주변 인물들은 스파이더맨 영화나 코믹스를 보신 적 있는 분들이라면 익숙한 이름들일 겁니다. 주인공인 피터 파커와 MJ, 메이 숙모, 마틴 리, 노먼 오스번 등등이죠.

또 마블 스파이더맨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는 스파이더맨이 이제까지 싸워 왔던 빌런들이 한둘도 아닌 떼로 등장한다는 점인데요, 정식 출시 전에 공개된 이 이미지는 '다구X 맞는 거미'로 팬들의 관심을 사기도 했습니다.

뉴욕에서 히어로 활동으로 잔뼈가 굵어진 게임 속 스파이더맨, 영화와는 어떻게 다른지 한번 짚어볼까 합니다. 캐릭터의 기본 설정은 거의 비슷하지만 관계나 현재 위치 등 세세한 부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거든요!

이제 스파이디가 고통받지 않는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왠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배고픔의 심볼 같은 히어로잖아요. 역시나 게임 속에서도 여전히 배고파하고 있죠... 대학도 졸업하고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세는 여전히 그를 괴롭히는군요.

작중의 피터 파커는 23세로, 뉴욕의 친절한 이웃으로 활약한 지 장장 8년이 된 베테랑입니다. 데일리 뷰글에서 스파이더맨의 사진을 찍는 기자로 일했었다고 하지만 결국 모종의 이유로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구요.

노먼 오스본의 대기업인 오스코프에서도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하고 월급도 제대로 안 나오는 오토 옥타비우스 박사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죠. 역시 제 팔자는 알아서 꼬는 게 맞나 봅니다...뭐 스파이디니까요.

밀린 집세는 결국 못 내서 노숙자 쉼터에서 하루를 지새우질 않나 집주인이 짐을 전부 내다버리는 바람에 중요한 물건을 찾으려고 소각장을 뒤지질 않나...흑흑...

MJ는 데일리 뷰글의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잠입취재도 마다하지 않는 상당히 열정적인 기자로군요.

고등학생 시절의 피터를 그리고 있는 MCU의 스파이더맨에서는 배우 젠다야가 MJ라는 것 외에 다른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았죠. 2001년 개봉한 스파이더맨의 MJ가 배우 지망생으로 출발해 시리즈 후반부에서 배우가 되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네요.

뉴욕시 전역에 널려있는 옛날 가방을 뒤지다 보면 게임 속에 등장하는 MJ와 피터가 연인 사이였고, 같이 집을 구할 정도로 깊은 사이였지만 결국 헤어진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잠입 취재를 위해 들어온 스파이더맨과 우연히 조우하게 되죠. 물론 피터의 마음은 여전히 그녀에게...

메이 숙모는 스파이더맨 실사화 시리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원작 코믹스에서처럼 노부인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홈커밍에서는 젊고 아름다운 숙모로 등장하기도 했었죠.

게임에서는 중년 부인으로 나오는데...뭐 환갑이 지났으니 할머니라고 봐야 될까요. 노숙자들에게 먹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하는 쉼터인 F.E.A.S.T.센터에서 일하고 있는데 상당히 높은 위치인 걸로 보입니다.

스파이더맨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벤 숙부의 죽음 이후로는 피터의 유일한 혈육이기도 한데요. 어린 시절부터 피터를 자식처럼 길러서인지 어머니 역할을 해 주는 캐릭터이죠. 

게임에서는 피터가 짬 날 때마다 범죄자 소탕하느라 너무 바빠서...자주 마주칠 일은 없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여전히 피터의 곁을 지켜주며 조언과 응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해리 오스본은 아시다시피 피터 파커의 오랜 친구죠. 그리고 피터와 달리 돈 많고 집안도 짱짱합니다. 아버지 노먼이 좀 못되서 그렇지...역시 사람은 환경이 중요해요. 돈이 다가 아니라구요..

이 둘은 대부분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모르고 있으며 불행한 우연이 겹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피터를 고통받게 만드는 일이 대다수인데요. 스파이더맨 3부작에서는 스파이더맨을 아버지의 원수로 오해하는가 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피터가 자신의 부탁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복수심을 품게 됩니다.

이 부자는 그린 고블린과 연관이 깊은데요. 노먼 오스본이 그린 고블린이 되고 해리가 이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전면에 등장해 빌런으로 활약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진한 떡밥을 남기고 끝났기 때문에 후속 시리즈가 나온다면 이 부자가 스파이디를 괴롭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오토 옥타비우스는 아주 오래 전부터 스파이더맨의 빌런으로 등장했던 캐릭터입니다. 닥터 옥토퍼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등에 달린 기계팔은 엄청난 완력과 스피드를 자랑하죠.

게임 초반에 연구소로 출근하면 오토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작중 피터 파커는 오스코프의 일자리를 거절하고 오토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돕는 순수한 오토의 마음에 감회된 피터는 둘이 함께 의수 연구를 하고 있죠. 노먼 오스번이 연구소를 뒤집어 놓기 전까지는 돈 없고 힘들어도 평화로웠어요.

사실 이런 설정은 상당히 의외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이제까지 스파이더맨 미디어믹스에서 오토 옥타비우스, 즉 닥터 옥토퍼스는 어딘가 완전히 돌아버린 자격지심 덩어리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그려지는 게 보통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 속 오토 박사는 순수한 열정과 휴머니즘에 입각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노먼의 방해로 자금도 부족해지고, 몸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왔을 때에도 의수 연구를 포기하지 않죠. 하지만 결국 기계팔의 신경 인터페이스 부작용 때문에 인격이 뒤틀려 버리고 맙니다.

인게임에서 캐릭터 서사적으로 독특한 점은 바로 오토 박사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열등감을 느끼고 자격지심으로 스스로를 괴롭힌다는 점은 같지만 좀 더 오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랄까요.

마일즈 모랄레스는 작중에서 우연히 스파이더맨과 만나 함께 수사를 했던 경관인 제퍼슨 데이비스의 아들로 나옵니다. 불행히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되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피터와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되죠.

인게임에서 마일즈를 직접 조작하는 잠입미션이 있는데, 여기서 보면 마일즈 역시 기계에 능한 공대생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해킹에도 재능이 있는 것 같네요.

게임을 쭉 진행하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대로, 스파이더맨으로서 각성하는 것까지 볼 수 있습니다. 마일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올해 12월 개봉 예정이니 재미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캐릭터 하나하나 위주로 이전과 어떻게 다른지 짚어 봤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스파이더맨 트릴로지가 갖고 있는 각 캐릭터의 매력과 설정에 대해 유지하는 한편, 좀 더 다양한 해석을 해볼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줬다는 점이 매력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피터가 생각보다 잘생기지 않아서(흑흑) 약간 아쉽기는 했는데...뭐 어차피 게임하다 보면 수트를 벗는 것보다는 입고 있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괜찮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토리 진행 중간중간에 오픈월드를 누비며 사건을 해결하고 컬렉션을 수집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피터가 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뉴욕 시 전역에 붙이고 다닌 가방을 모으다 보면 숨겨진 이야기 역시 많이 볼 수 있어요. 저는 이게 재밌어서 초반부터 가방만 엄청나게 모았습니다...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플레이해보실만 한 작품입니다. PS4가 없으시다면...콜렉터스 에디션이 있다구요 ^^bb

필자: 희재

까칠한 잡덕이지만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