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친구들의 등장, 스파이더맨: 인 투 더 스파이더 버스

조회수 2018. 6. 26. 1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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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파이더맨의 등장

2014년,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대형 사건이 터졌습니다. 회장인 에이미 파스칼의 이메일이 해킹되어 공개된 사건이었죠.


북한의 소행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전 세계의 뉴스를 장식했었습니다. 소니의 영화 계획들과 영화인들에 대한 인물평들까지 유출되는 바람에 아주 시끌벅적했죠.  


당시 밝혀진 여러 가지 계획 중에는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스파이더맨을 더 어리게 바꾼다는 계획이 들어있었습니다.


톰 홀랜드를 주연으로 한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그 결실이었습니다. 특히 마블 스튜디오와의 협업이 이루어지면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도 입성할 수가 있었죠.

스파이더맨 활성화 계획 중엔 밝은 풍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그 작품이 바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원제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입니다.    


지난 해 코믹콘을 통해 티저 트레일러를 선보인데 이어, 얼마 전에는 정식 트레일러를 공개하면서 팬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법과 원작 코믹스를 그린 사라 피켈리의 그림 기법을 결합한 스타일인데요.

이 애니메이션은 피터 파커가 아닌 마일즈 모랄레스라는 흑인 소년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실사 영화와 같은 세계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다른 현실의 세계인 것으로 정정되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향 때문이었을까요?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으로 보면 여러 현실 세계의 우주(멀티버스)가 소개되고 각각의 우주에서 온 여러 명의 스파이더맨이 한데 모이게 되는 것처럼 보이네요. 이것을 토대로 유추해 볼 때, 코믹스 <스파이더 버스> 이벤트 내용과 마일즈를 주인공으로 한 <얼티밋 코믹스 스파이더맨>의 설정을 혼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마일즈는 대체 누구이기에 피터 파커를 대신해서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한 것일까요? 코믹스의 버전을 토대로 해서 어떤 사정을 가진 인물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세계에서 온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새로운 스파이더맨인 마일즈 모랄레스라는 소년은 최초의 흑인 스파이더맨으로 많은 화제를 낳은 캐릭터입니다. 디자인도 좀 멋져요.


<스파이더맨: 홈커밍>에도 마일즈에 대한 레퍼런스가 있었죠. 스파이더맨이 외계의 무기를 추적하다 만난 구매자 애런 데이비스라는 사람을 기억하시나요? 배우 도널드 글로버가 연기했던 이 삼류 범죄자는 스파이더맨이 아직 어리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자신도 조카가 있다고 말하죠.

원작에서는 마일즈의 삼촌입니다. 메인 마블 유니버스의 이야기는 아니고, 얼티밋 유니버스라고 불리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마일즈가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삼촌 때문이었는데요, 삼촌이 노먼 오스본(그린 고블린)의 회사에 도둑질하러 들어갔다가 가방 속에 들어가 딸려온 거미에 마일즈가 물렸기 때문입니다. 유전자가 변형된 거미였던 것이죠.

새로 생긴 능력으로 피터 파커의 뒤를 이어 스파이더맨이 된 마일즈는 차원 여행을 통해 메인 유니버스의 피터 파커와 만나기도 합니다.


마일즈의 초능력은 피터보다 강력합니다. 투명해질 수도 있고 전기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위험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스파이더 센스 능력도 피터보다 강하죠.


멀티버스의 붕괴와 재시작을 통해 세계관을 재정비한 <시크릿 워즈> 이벤트를 통해선 큰 변화를 맞이합니다. 우주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하는 몰러큘맨을 기쁘게 해준 덕분에(햄버거를 줬음) 새롭게 태어난 마블 유니버스에 편입이 된 것이죠.

마일즈 혼자만이 아니라, 가족, 친구 등의 주변인물들도 함께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피터 파커와 공동으로 스파이더맨으로써 활약하고 있죠(이후 어벤저스의 멤버가 되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원조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트레일러를 통해 본 피터는 어째 썩 믿음직한 스승처럼 보이진 않네요.


마일즈의 목소리는 래퍼인 샤메익 무어가 범죄자 삼촌의 목소리는 미드 <루크 케이지>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선보였던 마허샬라 알리가 맡았습니다.

사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여러 부분에서 마일즈의 설정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어린 학생인 것도 그렇고, 통통한 아시아계 절친인 네드는 마일즈의 절친인 한국계 미국인 강케를 모티브로 하고 있죠. 이에 영화가 최초의 흑인 스파이더맨인 마일즈의 존재를 지워버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탄생한 멋진 캐릭터

스파이더 그웬

피터 파커가 아니라 여자친구 그웬 스테이시가 대신 거미에 물렸다면 어땠을까요? 이런 상상에서 탄생한 슈퍼 히어로가 스파이더 그웬입니다. 배우 겸 가수로 활동하는 헤일리 스테인펠드가 목소리를 연기한다고 합니다.


헤일리는 <비긴 어게인>, <피치 퍼펙트> 등의 영화에 출연했고,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범블비>의 개봉도 앞두고 있어요.


그웬 스테이시하면 피터 파커의 첫 여자친구로 그린 고블린에게 목숨을 잃은 비극의 인물인데요. 그웬의 죽음은 피터에게 있어 벤 삼촌의 죽음과 더불어 평생 가는 죄책감으로 남게 된 사건이기도 합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영화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었죠.

원래 스파이더 그웬은 마블 코믹스가 발매하는 각 책의 표지에 그웬 스테이시를 각각의 슈퍼 히어로로 분장시켜 내보낸 일종의 이벤트성 이미지였을 뿐인데, 스파이더 우먼이 된 그웬에게 독자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자 아예 정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어 등장시켜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구 65의 그웬이 거미의 능력을 얻어 스파이더 그웬이 된 것입니다(이 세계에선 피터가 죽습니다). 이곳의 그웬은 자유로운 영혼의 슈퍼 히어로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파이더 그웬’은 애칭이고 정식 이름은 스파이더 우먼입니다. 자신만의 시리즈까지 갖게 된 스파이더 그웬은 가끔 메인 유니버스로 와서 스파이더맨과 협업을 하기도 합니다.

멀티버스의 스파이더맨들과 함께 연합해서 싸우기도 하고, 죽은 이들을 클론으로 되살리는 재칼의 음모를 막기 위해 스파이더맨 앞에 나타나기도 했죠.


마일즈가 임무수행 중에 지구 65로 오게 되었을 때엔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친구로 남습니다.


한편 이 애니메이션의 악역으로는 킹핀이 나온다고 합니다. 스파이더맨과 데어데블의 숙적으로, 뉴욕의 헬스 키친에서 암흑가를 지배하는 범죄계의 거물이죠. 여러 세계에서 온 스파이더맨들을 킹핀이 어떻게 상대할지 궁금해지네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올해 12월 공개 예정인데,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볼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최근 마블 영화가 국내에서 대체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많은 정보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어떤 내용이 되던, 어디서 보게 되던, 원작 코믹스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스파이더맨들을 보며 느꼈던 흥분을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김닛코


디즈니 코리아 마블 공식 필진 1호 출신으로, 주요 포털과 각종 매체에 슈퍼 히어로 관련 콘텐츠를 기고하고 있으며 '얼티밋 마블', '마블 스파이더맨 백과사전' 등의 다수의 도서를 감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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