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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다]국산 모바일게임, 이젠 '양산형' 시대

당하는 건 한번으로 족하거늘 당하고 또 당했다. 그렇다. 드디어 양산형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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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N 작성일자2018.06.15. | 6,428 읽음

보통 '도저히 못해먹겠더라' 싶다면...중국산 양산형 아냐? 라는 말이 따라오곤 한다. 사실 중국산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게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지만, 모바일게임이 흥하기 시작했던 2010년대 초반부터 수없이 보아 왔던 어디서 어설프게 베낀 것 같은 중국산 게임들의 여파로 인해 중국산 양산형이란 두 단어는 이제 어색한 조합이 아니게 됐다. 

중국산의 위상은 유구하게 낮았다

진짜 문제는 이런 양산형 게임들이 중국산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좋은 퀄리티와 그에 따른 완성도, 잘 기획된 컨텐츠 등 한국 게임이 가지고 있던 장점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 모바일게임을 쭉 둘러보면, 과거에 갖고 있던 장점은 어딜 갔는지 영 보이지를 않는다. 오히려 요즘은 중국산이 더 나아 보이기까지 한다. 

좋은 반응을 얻었던 '붕괴 3rd'

'중국산이라니 놀랐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킨 게임들이 여럿 있었다. '붕괴 3rd'도 '벽람항로'도 그랬다. 


중국산이라면 양산형을 떠올리는 게 기본이었고,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정신없는 UI와 접속 보상,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템, VIP시스템이 연달아 생각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젠 한국 게임도 별반 다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중국산만 못한 게임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그래도 퀄리티 좋고 할 만하다고 믿었던 게임들은 수없이 많은 타이틀로 유저들을 배신했다. 당하는 건 한번으로 족하거늘 당하고 또 당했다. 그렇다. 드디어 양산형 시대가 열린 것이다.


양산형 게임은 비주얼부터 다르다?
다른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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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은 기본적으로 무료 플레이를 전제하는 게임이 대다수이고, 설치 및 삭제도 너무나 간단하기 때문에 초반에 유저를 사로잡아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최소한 '재미있을' 가능성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양산형 용사들은 언제나 비슷하고 별다를 거 없는 화면뿐이기에 결국 반쯤 탈락하고야 만다.


마켓에 들어가서 게임을 고르고 설치를 한다. 진심 수백 번은 본 듯한 기시감이 다분히 느껴지는 영상과 함께 추가 다운로드를 마치고 메인에 진입한 순간 뽀대나는 타이틀 화면을 마주한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이제 눈감고도 할 것 같은 지나치게 친절한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우여곡절을 거쳐 메인 화면에 진입하면 설명 따위 보지 않아도 다 알 것만 같은 기분이 된다.


예전에는 세로 UI인지 가로 UI인지에 따라 양상이 다르기도 했었고 한 손으로 플레이가 가능한가 아닌가도 고려 대상에 포함되곤 했지만, 요즘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가로로 폰을 돌리는 게 보통이고 장르별로 좀 다르다 뿐이지 알맹이만 빼놓고 보면 별 차이도 없다. 특히 전투 화면만 보면... 뭐가 무슨 게임인지 해본 사람도 여간해선 알 수 없다.

솔직히 날개가 아니면
이게 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있는 건가?

특히 '뮤 오리진2'의 경우 UI적 특색이 전혀 없다고 봐도 좋다. 전형적인 'IP 파워' 믿고 대충 만든 게임이다. 뮤 시리즈가 갖고 있던 특색이 아무리 그들만을 위한 Pay to Win이라고 한다 하더라도 '뮤' 이름 달고 나올 거면 그래서는 안됐다. 솔직히 이 게임이, 날개 말고 어디를 봐서 뮤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그저 양산형 스타일의 흔한 MMORPG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가장 최악의 경우는 또 아니다.


그러니까 일단 스타터팩부터 사라고

튜토리얼 겨우 끝내고 게임 좀 해볼라니까 이상한 이미지가 화면을 가린다. 이 짜증나는 화면은 어지간해선 꺼지지도 않는데, 오늘 하루 다시보지 않기 체크박스는 어찌나 작고 오묘한지 심혈을 기울여 터치해야 하는 것이다. 과금할 타이밍이 되면, 혹은 지르고 싶어지면 어련히 알아서 살 텐데 아무리 좋은 패키지여도 시작하자마자 보여줄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양산형 MMORPG라면 또 빠지지 않는 게 한정판매. 심지어 이런 게임은 메인화면에 항상 보이도록 아이콘을 띄워 두고, 어쩌다 실수로(!) 상점탭을 누를 때마다 전면팝업으로 띄워 버린다. 안 보고 싶으면 사는 수밖에 없다!  

들어갈때마다 뜨지만 남은 시간은 항상 존재함

거기다 게임 컨텐츠는 거기서 거기면서 패키지 갯수는 왜 그리도 많은지. 게임도 상품인 이상 돈 벌어야 하고, 패키지 짱짱하게 내놓는 것까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전투도 일률적이고 이름만 다른 던전플레이의 반복인 주제에 패키지는 2천원부터 11만원짜리까지 정말 그렇게 다양할 수가 없다.


VIP 시스템은 그렇게나 욕을 먹었지만 아직도 여전하다. 그대로 VIP라는 말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제목을 바꿔서 말만 다르게 하기도 하고 패키지 중복 구매시 혜택을 준다는 명목으로 까보면 VIP인 시스템을 넣기도 한다. 쓴만큼 혜택이 높다는 건 뭐 과금러에겐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글쎄, 그만한 만족이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마족의 습격으로 황폐해진 도시, 
용사 일행이 봉인에 성공하긴 했지만..

아 정말 너무도 많이 들은 스토리다. 주인공은 용사 일행의 한 사람으로 한때 좀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기억을 잃거나 능력을 봉인당해(혹은 둘 다) 레벨업을 하고 장비를 새로 맞추지 않으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는 거....그럼 그건 이미 잠재력이 아닌 거 아냐?


어레인지만 좀 다르다 뿐이지 스토리도 다 거기서 거기다. 마족을 잡아야 하고 몬스터도 때려부숴야 하고 성물도 모아야 한다. 뭐 스토리 별 거 아니라고는 하지만 다른 게 아무것도 없다면 컨셉이라도 돌아볼 만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음....앗.. 넹...

대사제, 신관, 대마법사, 허수아비 같은 국왕 등등 이젠 마치 식상하고 익숙한 그 중세 판타지 소설 한 권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다 무협지가 되기도 하고 아주 간혹 SF가 되기도 하지만 별반 차이는 없다.


게임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의 보조일 뿐 메인이 되기 어려운 건 잘 알고 있다. 시나리오가 메인인 게임이면 차라리 비주얼 노벨에 가깝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기억에서 잊혀질 뿐 누구도 읽지 않고 관심도 없는 스토리라면 솔직히 이게 들어가 있을 필요가 대체 뭐란 말인가.

해도 너무한다, 오토가 너무해!

'오토가 잘 돌아가는' 타입의 게임은 유구하게 수요가 있긴 했다. 알아서 잘 크고 클릭 가끔 해 주면 나름 뽀대나는 장비를 족히 스무 개는 되는 슬롯에 꽉꽉 채우는 그런 게임 수도 없이 많았다. 웹브라우저로 하는 웹게임에도 많았고 양산형 게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에도 꽤나 많았다. 

하지만 모두가 풀오토 게임을 원하는 건 아니다. 처음에야 편의성 측면으로 끼어들어갔지만 이제 없으면 이상할 지경인 기능이 되어 버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이게 게임인지 그냥 영상 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동도 공격도 다음 스테이지도 오토를 지원하는데 유저가 할 일은 뭘까. 


그래 뭐 좋다. 하지만 풀오토 RPG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으면 있어보이는 척 하진 말자. 자동이동 자동전투 자동반복 MMORPG인데 PC느낌이 난다는 둥 PvP요소가 재미있다는 둥 그런 얘기는 어지간하면 하지 말자 이거다. 전투가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고 손맛이 있다면 솔직히 자동전투를 할 이유가 없다. 결국 자동전투는 성장의 방식과 과정이 노가다밖에 없다는 걸 돌려돌려 말하고 있는 게 아닌가. 말하자면 컨텐츠 부족인 셈이다. 

끝없는 오토만이 살길이다


'중국산이라니 놀랐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킨 게임들이 여럿 있었다. '붕괴 3rd'도 '벽람항로'도 그랬다. 중국산이라면 양산형을 떠올리는 게 기본이었고,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정신없는 UI와 접속 보상,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템, VIP시스템이 연달아 생각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젠 한국 게임도 별반 다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중국산만 못한 게임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제 문제는 중국산 양산형이 아니다. 국산도 양산형 게임이 많아도 너무 많다. 오히려 중국 게임은 거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해, 국산과 일본게임의 장점을 초고속으로 흡수하고 있다. 이제 차트 상위권에 랭크한 게임 중 중국 자본이 개입하지 않은 게임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중국 게임의 역습...이라고 할 것도 없는 게, 중국 게임이 초고속으로 성장할 거란 말은 수년 전부터 계속해서 있어 왔다. 하지만 한국 게임은 답보상태에 그쳤을 뿐 아니라 일정한 지점에서는 퇴보하고야 말았다.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 것, 참신한 기획을 내놓는 것 모두 어려운 일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창의적인 시도 없이 이전과 같은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다 베끼는 건, 그게 법적으로 문제가 되건 안 되건 아무 의미없는 작업이다.  


게임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게 언제나 새롭지는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본질적인 재미나 게임 자체의 가치보다는 어떻게 유저의 주머니를 털어갈지만 고민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버렸다. 그 결과 양산형 게임 틈바구니에서 할 만한 게임을 찾기가 너무도 힘든 시대가 도래하고야 말았다. 


개발자도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저들도, 게임 시장도, 그 누구도 이런 시대를 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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