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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물'을 건드리면 아주 주옥되는 거야"

다시는 고인물 게이머를 무시하지 마라
PNN 작성일자2018.04.26. | 19,854  view

<고인물 게임대전>. 대회 이름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집니다.

아시다시피 게이머들 사이에서 '고인물'이라는 단어는 흔히 쓰이곤 합니다. 긍정적인 뜻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보통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죠. 이 단어를 공식적인 대회명으로 썼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어그로)을 끌기에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 제목: 악마의 속삭임.jpg

▲ 중계진들도 고인물 게임대전이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는 모습.

아프리카TV 측에서 공지 게시물에 썼던 표현을 빌리자면 고인물 게임대전은 이른바 '최고의 고인물을 가리는 대회'

과거 오락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레트로 게임 4종을 선정해 지난 3월부터 주말을 이용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격투게임 세 개 종목의 경기가 끝났으며, 오는 주말 마지막 종목인 <세이부 컵 축구> 경기를 앞두고 있네요.

대회 이름과 그에 걸맞는 종목들의 힘(?)일까요. 본선 진출자들의 연령대는 평균 30대 중반 정도입니다. 보통 게임을 주제로 한 대회에서 참가자들, 좋은 성적을 내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고려하면 꽤 높은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까지 진행된 3개 종목의 결승 진출자들에 대해 아프리카TV 측에 확인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종목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는 우승자 40세, 준우승자 39세였고, 두 번째 <철권 태그 토너먼트>는 우승자 28세, 준우승자 33세였습니다. 지난 주에 진행됐던 <킹오브파이터즈 98>은 우승자 36세, 준우승자 37세였죠. 

▲ 참가 연령에 제한을 둔 건 아니지만, 종목 특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 류의 패대기로 마무리된 <스트리트파이터2 대쉬> 결승전

▲ '상대적 젊은 피'들이 맞붙었던 <철권 태그 토너먼트> 결승. 판정 2초를 앞두고 K.O.

▲ 세 번째 <킹오브파이터즈98> 결승은 다이몬의 막타로 피날레

종목에 따른 편차가 좀 있긴 합니다만, 대체로 상위까지 올라간 선수들의 연령대는 적지 않은 편입니다. 물론 '적지 않은 편'이라는 표현은 '게임'이라는 영역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나 어울리는 말이지만요.

어느 분야에서든 나이가 들면 일선에서 물러나는 일이 자연스러워집니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유독 그 나이가 빠르다고 느껴져 왔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실력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죠. <스타크래프트>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프로게이머들이 보통 20대 후반 내지 30대에 공식 은퇴하는 모습을 익히 봐온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때 폭풍 같은 게임을 선사했던 이 분은 이제 완연한 예능인이 되셨더군요

하지만 아프리카TV에 있는 지난 경기 영상들을 보며, '오락실 세대 게이머들의 관록'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경기라면,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 16강전 중 '강동구 문방구 출신'의 20대 후반 참가자가 진성 오락실 게이머인 30대 후반 참가자와 맞붙었던 경기를 꼽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 몸에 밴 손놀림이 재현되는 모습을 봤다고 할까요. 

나이가 들면 게임 실력이 떨어진다는 보편적 인식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건 글자 그대로 '보편적'인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로는 우수한 피지컬이 이길 수도 있고, 때로는 노련한 관록이 앞설 수도 있는 것. 어떤 게임이냐에 따라, 혹은 어떤 사람이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나 나올 수 있는 것. 게임이기에 맛볼 수 있는 묘미가 아닐까 싶네요.

▲ 두 판 연속 퍼펙트로 내동댕이… 오락실 고인물을 건드리면 아주 주옥되는 거야

'고인물 게임대전'은 아프리카TV의 레트로 게임 방송국이라는 공식 채널에 경기 영상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왠지 앞으로도 다양한 게임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레트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라면 앞으로 이 대회가 보다 활성화되도록 응원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혹시 모르지 않겠습니까. 자신이 '고인물'임을 자신하는(?) 바로 그 게임이 종목으로 등장할지도요.

· PNN 이종훈 기자 (skyzakard@ipn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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