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모르는 '이세계 MMO'? 생각없이 해봤다

조회수 2018. 2. 6. 17: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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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 중 16시간, <시그널> 파이널 테스트 소감
▲ 정리하면 요렇다. (출처: <시그널> 공식 카페)

<시그널>. '이세계 MMORPG'라는 수식어를 하도 많이 봤더니 이젠 입과 귀에 붙을 지경이다. 본래 RPG를 플레이 할 때는 세계관과 배경 스토리를 관심 있게 보는 스타일이라 어디 한 번 '얼마나 꾸며놨는지 보자' 싶었다.

세계관 영상을 유심히 살핀다. 엘라힘, 카오스 차원, 생명의 씨앗, 게루, 에시르, 코마, 퓨리, 티탄, 엘프, 인간… 흠, 용어 설정에는 나름 신경쓴 흔적이 있긴 하다.(티탄, 엘프, 인간 빼고)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창조론으로 만들어진 판타지 세계'. 뭐, 어찌됐거나 비현실적인 세계니까 이세계(異世界)가 맞긴 하다. 

▲ 출처: 조석 作 <마음의 소리>

게임 하면서 잘 찾아보면 뭔가 이세계스러운 요소들이 더 있을 거야… 라고 기대하며 일단 시작한다. (없다고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시그널>은 직업을 선택해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고로 가장 처음 맞닥뜨리는 관문은 커스터마이징. 성별을 제외하면 총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커스텀을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채택한 만큼 그다지 디테일한 설정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옵션이 다양하게 있었다.

애당초 커스터마이징을 빼어나게 잘 하는 편도 아닌 데다가, 파이널 테스트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캐릭터 꾸미는 데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테스트 끝나면 사라질 녀석이기도 하고… (매정해서 미안하다 내 캐릭아)

▲ 커스터마이징 할 때면 꼭 흑형을 한 번씩 눌러보게 된다. 그래놓고 안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 오드아이 그냥 한 번 해봤는데 마음에 쏙. 사륜안 같고 조으다.

고기류 가득한 뷔페에서 접시 채우는 정도의 마음으로,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옵션을 툭툭 고른 다음 쿨하게 완료. 헤어 스타일이 좀 중2병스럽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었다.


캐릭터 선택 과정에서 클래스를 고르는 대신, 게임을 시작하면 튜토리얼에서 무기 선택을 진행한다. 본래 단순한 걸 선호하는 인간이라 아무리 봐도 대검이 딱 어울릴 것 같았지만… 간만에 안 하던 짓을 해보고 싶었다. (어차피 초기화 될 건데 뭐!) 그 와중에 조작 어려운 건 또 싫어서 제일 무난해 보이는 카타나를 GET!

물론 이것저것 써본 다음 최종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돼 있지만, 순도 높은 귀차니스트라서 한 번 선택한 걸 바꿀 생각은 없었다.

▲ 근거리 원거리 다 커버할 수 있는 카타나! 고순도 귀차니스트에게는 최고인듯.

선택할 때는 깜빡하고 있었는데, 처음에 어떤 무기를 고르든 추후에 다른 종류로 바꿔서 플레이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간낭비 안 하고 직진하길 잘했다. 어차피 이번 테스트 기간 동안에는 카타나 하나 맛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듯하지만.

물론, '카타나 하나만 맛보겠다'는 의도와는 안 맞게, 스킬은 정신이 반쯤 가출한 상태에서 찍긴 했다. 그래도 게임이 친절(?)해서 그런지, 아니면 그냥 초반이라 그런 건지 전투 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스킬 포인트는 레벨이 오를 때 일정량씩 주는 방식이 아니라, 스킬 포인트용 아이템이 따로 존재하는 방식. 무기 하나에도 액티브 스킬 종류는 다양하지만 장착할 슬롯은 4개 뿐이라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대목이건만… "오, 이 스킬 세 보이네" 하는 마음가짐으로 이것저것 찍다가 희대의 망트리를 탄생시켰다. 

정식 버전에서는 초기화 기능을 넣어 주거나, 스킬 포인트 아이템을 추가로 구할 수 있는 경로(현질 말고요)를 만들어주거나 할 듯.

▲ 선택과 몰빵 따윈 존재하지 않는 산만한 트리. 슬롯은 네 갠데 스킬은 대여섯 개쯤 찍었던 걸로…
▲ 이런 연출은 마음에 들었다. 캐스팅 1초만 단축해주면 딱 좋을 것 같다.

전투는 인터페이스와 액션 모두 무난한 수준. HP 게이지가 좌측 상단 무기 종류와 캐릭터 레벨 쪽에 있는데, 형태와 색깔 때문에 초반 잠깐은 대체 HP가 어디 표시되는 건지 헤매기도 했다.

고민도 안 하고 선택했던 카타나는 무기 특성에 맞게 날렵한 액션과 경쾌한 스킬 이펙트를 보여줬다. 별 생각없이 골랐는데 무기 선택은 잘 한듯하다. (이런 거 말고 다른 데 운이 좋아야 할텐데…) 그 외에는 '스킬 아이콘이 좀 밋밋한 것 같은데 색깔을 칠해보면 어떨까' 하는 종류의 무가치한 생각을 한 정도.

▲ 얻어놓고 여기저기 구경만 다니다가 결국 써보진 못했다

사실, 퀘스트나 사냥은 자동으로 진행시켜놓고 실제로는 대화 스크립트 읽는 데 시간을 더 들였다. 전체적인 플롯은 익숙하게 보던 구성이지만, 대사를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살피다 보면 가끔 재밌는 걸 건지는 맛이 있으니까. 어… 왠지 게임을 한다기 보다는 비주얼 노벨을 보는 자세 같다.

▲ 생긴 거랑 이름이랑 말투랑 너무 안 어울리는 거 아니냐 너.
▲ ㅇㅇ 네가 잘못했네…
▲ 셀프 3인칭 화법 쓰는 녀석 치고 "잘 어울리네!" 싶었던 기억이 없다. 너 또한 그렇다.

<시그널>의 특징 시스템이라면 장비 개량과 숙련도를 꼽을 수 있다. 개량은 간단하다. 장비의 품질을 높여 기본적인 성능을 향상시키는 시스템. 

숙련도는 솔직히 잘 와닿지 않는 느낌이다. '숙련도를 높여서 해당 무기를 더욱 효율적으로 다룬다'는 설정이라면 그럭저럭 이해가 되지만. 일단 진행해본 바에 따르면, 스킬과 관련된 부가 효과를 장비에 부여하는 시스템인 것으로 보인다. 무기 외에 다른 장비에도 적용되는지, 레벨이 더 올라가면 스킬 부가 효과 외에 다른 요소가 존재하는지는 확인해보지 못했다.

▲ 강화는 부위에 적용돼 장비를 바꿔도 그대로 계승되는 구조.
▲ 쪼렙 템을 S등급까지 개량하는 쓸데없는 패기… (개량도 계승되는 건 줄…)
▲ 용어가 좀 생소해서 그렇지, 본질은 뽑기 기반 수집형 콘텐츠인 '신의 서'
▲ 모험가 협회는 수집 성향의 유저(본인 포함)들이 딱 선호할 만한 콘텐츠.

애당초 48시간 동안만 진행된 테스트였던 데다가, 그마저도 하루 늦게 참여하는 바람에 실제 플레이 했던 타임은 대략 3분의 1 정도. '특징으로 내세울만한 콘텐츠들을 좀 더 파고들었어 봤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꼬투리 잡을(?) 대사 찾는답시고 스크립트를 꼼꼼하게 정독하는 짓거리만 안 했어도 시간은 충분했으려나…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정식 론칭을 앞두고 거의 완성된 빌드를 점검하는 테스트였음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생각없이' 해봤다고는 했지만, 뭐라도 써야 한다는 것부터 이미 생각없이 할 수는 없다는 게 함정…) 

토요일 아침 늦잠 크리티컬까지 얻어맞은 후, 이불 속에서 비몽사몽하며 두어 시간 정도 플레이 하다가 테스트 종료. 이세계 MMORPG <시그널>의 파이널 테스트 체험기를 마친다.

▲ 테스트 끝물에 왕창 준 공짜 다이아. 이거 지를 때만큼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 너 이쉬키, 자꾸 같잖은 소리 하면 사륜안 개방한다?
▲ UI 안 보이게 해주는 김에 캐릭터 이름도 좀 없애주시지… 다 된 그림에 모자이크가 묻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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