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하는 게 괴로운 당신에게 .txt

조회수 2019. 3.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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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행복, 과연 함께 잡을 수 있을까?

6년간의 서울 생활은 내 마음의 여유를 많이 빼앗아 갔다. ‘일’에 치여 ‘사람’에 치여 마음 고생을 아주 단단히 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눈물 흘리는 내 모습을 보며, ‘아 나는 지금 행복하지 않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심란했다. 결국 난 두달간 치앙마이로 떠나기로 했다. 도피여행인 셈이다. 하지만 여행을 결심하고 나서는 하루에 16시간을 일해도 괜찮았다. 여행이 내 삶을 완전히 변화시켜 주지 않을까? 말도 안되는 ‘환상’ 같은 기대를 품고 설레였다. 사실 거창한 해답을 원하지는 않았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다’고 느낄지, 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싶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여행지는 ‘빠이’라는 곳이었다. 작은 시골마을 이었는데, 여행자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한번 가면 비행기표를 찢고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었다. 빠이에서의 일상은 이랬다. 늦게 일어나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았고, 스쿠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자유로움을 한껏 느끼기도 했다. 심심하면 한적한 카페로 가서 책을 읽고, 술을 마시며 외국인들과 친해지기도 했다. 밤하늘에 빼곡한 별을 보며 캠핑을 하고, 정글에 있는 클럽파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숙소에서 옹기종기 수다만 떨어도 좋았다. 그 모든 순간들이 빛났다.

하지만 늘 그렇듯 행복한 시간은 더 빨리 흐르고, 한국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우울감은 커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곳에서 이렇게 여유를 즐길 수 있었을까? 또 한국에서는 왜 그런 삶을 살지 못하는 걸까? 단순히 여행을 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일을 하지 않아서일까? 그런 고민이 나를 괴롭히던 때, 책 한 권을 읽고 머리가 띵 해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하현님은 몇 모르는 작가 중 꽤 좋아하는 작가였다. 참 따뜻한 단어들이 가득한 그 책에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많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꼭 여행을 왔기 때문에 내가 행복한 건 아니었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이 달라졌던 것이었다. 여행지에서 나는 매 순간 순간을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그 글을 읽고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할지’가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 그러기 위해선 내 삶에 ‘일’이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할지가 아주 중요했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 ‘일’을 하며 보내게 될까? 한국인들은 2017년 기준, 연평균 2024시간을 근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평균에 비해 33일이나 더 일하는 수준이다. 직장인의 3분의 1이 과로를 겪고 있고, 작년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 되기 시작했다. 생각해보자. 1년이 8760시간인데, 그 중 2024시간을 일을 하면서 보낸다니. 우리는 하루에 3분의 1을 일하는 데에 시간을 쏟는 셈이다.


하지만 창업을 한 사람도,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프리랜서들도 ‘일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실 그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일을 단순하게 돈벌이로 생각하는 게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정말 간절히 원했던 회사에 취업을 성공하고, 한달만에 퇴사를 고민하는 친구가 늘어간다. 월요일이 오는 게 두렵고, 출근길이 지옥같이 느껴진다. 일 하는 동안에는 어떻게 하면 빨리 시간이 가는지를 궁리하며 하루를 보낸다. 집에 가면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잠이 들고, 황금 같은 주말은 눈 깜빡하면 지나가버린다. 그런 일상에서 행복이라는 중심을 잡기는 여간 쉬운게 아니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고, 여유있게 휴식 할 수 있을까? 어떤 순간에 ‘아 행복하다~’ 마음 깊이 진심어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루에 3분의 1은 돈벌이 만을 위한 일을 하고, 3분의 1은 잠을 잔다면 나머지 시간에? 그렇다면 인생의 3분의 1만큼만 웃으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유시민 작가의 책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이렇게 말헀다.

책에서 보면, 마틴셀리그만이라는 임상실험학자는 삶의 위대한 세 영역이 사랑, 일, 놀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이 세가지로 삶을 채우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의 일은 더이상 ‘일’로만 끝나지 않는다. 나의 삶과 일은 절대 분리 될 수 없고, 일을 할 때 즐거움이 없다면 내 인생의 100%를 만족하기가 어렵다. 눈앞에 놓여진 일을 하나 하나 해치우며 점점 끝도 모를 위로 올라가는 것도, 내 통장에 잠시 찍혔다 사라질 숫자만을 바라보는 것도. 나의 행복을 채워주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인생의 3분의 1쯤은 감정소모 없이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존중한다. 오히려 그런 멘탈이 더 부럽기도 하다. 또 많이 가진 삶을 위해 아침이 오는 게 끔찍해도 괜찮다면, 그 또한 무슨 소용인가. 많이 가질 수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두 작가가 말했듯, 또 내가 여행을 하면서 경험했듯, 그런 행복한 기억들로 내 인생을 채우고 싶다. 나의 인생의 3분의 1을 쏟는 ‘일’이라는 것이, 내 청춘의 열정을 쏟아버리는 일이. 그냥 통장에 찍히고 사라질 숫자로만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밤산책을 하는 여유를 갖고 싶다. 내가 하는 일에 여전히 설레이고 싶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내 인생의 아주 중요한 사람이길 바란다. 또 누구보다 열심히 잠을 자고 휴식하고 싶다. 그 어떤것보다 열정적으로 사랑에 몰입하는 로맨틱한 삶을 살고 싶다.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하는데에 많은 시간을 쏟고 싶다. 그리고 평생 여행하며 살고싶다. 여행은 나의 일상을 뒤흔들다 못해, 인생을 뒤흔들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내 인생을 채우고 싶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고 싶나요? 미래를 위해 지금 이 순간을 희생하는 삶. 그 또한 나름의 뜻이 있고 값진 삶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흘러가는 이 순간마저 행복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아니, 이런 고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아니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다 다른 정답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당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 하길 바란다. 아마 그 고민이 시작되는 순간,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 시작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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