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스트릿 츄러스의 성공비법

조회수 2017. 7. 3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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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라

어렸을 때 놀이공원이나 테마파크 같은 곳에 놀러 갈 때면 항상 손에 쥐고 먹던 간식이 있었다. 바로 추로스. 요즘도 추로스는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인기 있는 먹거리다. 그런데 사실 추로스는 밀가루, 소금, 물로 만든 반죽을 막대 모양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겨 내는 스페인의 전통 요리다. 이 정통 스페니쉬 추로스를 아이템으로 최근 미국과 대만에까지 진출한 프랜차이즈가 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맛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추로스 전문 프랜차이즈 '스트리츄러스' 소상우(37) 대표는 어렸을 적 소년 가장이었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성공이 절실했고, 성공을 위해서는 돈을 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화이자제약'에서 영업 사원으로 5년 간 일하며 경제적으로 자리 잡아 가는 가운데 행복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했다. 2013년에 퇴직금을 받아 미국을 여행하면서 '건강'을 테마로 창업 아이템을 구상한 그는, 한국에 돌아와서 연이은 실패를 맛본다. '맥주 바' 창업으로 처음 손익 분기점을 넘기고 사이드 메뉴였던 냉동 추로스가 좋은 반응을 보이자, 지금의 '스트릿츄러스'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소 대표의 10번의 창업 도전 끝에 '줄 서서 먹는' 추로스 매장으로 거듭난 '스트릿츄러스'는 4.5평 남짓한 작은 점포에서 시작해 불과 2년 만에 약 8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록 이전에는 여러 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스트릿츄러스'만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소 대표가 추구하는 '건강한' 추로스란 이미지는 브랜드를 구성하는 이곳저곳에 잘 반영되어 있다. 먼저 '스트릿츄러스'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소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길거리 음식인 추로스를 명품화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브랜드 네이밍을 시작했다. 카페 형식의 깔끔한 매장 인테리어를 통하여 신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했고, 그 결과 찾아 오는 손님들도 추로스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꾸게 된 것이다.

또한 브랜드 로고를 제작할 때도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았다. '스트릿츄러스'의 로고를 보면 중간에 말발굽 모양과 그 위에 빛이 반짝이는 표시를 해 둔 것을 볼 수가 있다. 말발굽 형태는 추로스의 본고장 스페인에선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으로 통하는데, 바로 이 문화를 바탕으로 구상한 것이다. 일반 추로스가 막대 모양인데 반하여, '스트릿츄러스'의 제품은 말발굽 모양이다. 게다가 로고 아래에는 줄 3개가 그어져 있는데, 이것은 태극기의 '건'(건강, 열정) 문양과 모양 그대로 '길'(street)을 뜻한다고 한다. 간단하게 보이는 로고에도 많은 의미를 녹여 내 사람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냉동 추로스와는 다른 '스트릿츄러스'만의 추로스가 탄생하기까지는 소 대표의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이 밑바탕이 되었다. 건강을 위해 각종 곡물을 첨가한 도우를 개발했고, 매장서 직접 추로스를 튀겨 식감까지 잡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2년 동안 요리법을 5번이나 바꿨다고 한다. '건강에 도움을 주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그의 신념이 빚어 낸 결과물이었다. 좋은 재료와 저렴한 가격이라는 기본 원칙은 고수하면서 15가지 곡물을 넣어 차별화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추로스 시장은 약 1500억 원 규모. 한때 추로스 가게가 500개씩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업체는 100여 개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스트릿츄러스'는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며 견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요즘은 블로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지만, 이 통로는 여느 브랜드나 마찬가지. 즉 SNS 상에서도 돋보일 수 있는 근본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시작부터 이 점을 잘 살렸던 '스트릿츄러스'는, 첫날 하루 매출이 6만 원에 그쳤던 매장에서 어느새 별도의 홍보도 없이 하루 평균 3000명이 줄을 서는 지역 명물이 되었다.


'브랜드'란 옛날에 가축의 주인을 나타내는 낙인에서 유래된 말이다. 마치 낙인처럼, 듣기만 해도 인지할 수 있는 브랜드는 단순한 상징의 차원을 벗어나서 그것의 가치를 지키는 버팀목이 된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제품보다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는 행위를 중시하고 있다. 아무리 가격이 싸도 소비자가 만족하지 못하면 거절되고 가격이 높아도 소비자가 만족하면 팔린다. 브랜드 이미지가 제품 판매를 결정하는 것이다. '스트릿츄러스'의 사례를 바탕으로, 경쟁자들이 함부로 모방하지 못할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 TIP :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핵심은 고객의 기억을 환기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스트릿츄러스' 소 대표가 끊임없이 요리법을 연구, 개발했던 것처럼, 브랜드명과 로고라는 '보이는 것' 이외의 '보이지 않는 것'에도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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