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 수입으로 대기업 월급만큼 버는 가죽 공방장

조회수 2020. 4. 24. 15: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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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공예가 이 정도라고?
부가 수입으로
대기업 월급만큼 버는 가죽 공방장
'가죽 공예가 이 정도라고?'


서울 종로구 서촌의 고즈넉한 골목에 자리한 가죽 공방장 ‘스튜디오 랩딥'은 전국에서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지난 3~4월, 대기업 월급에 버금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었다.


많은 기업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즘, 가죽 공예가 이토록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었을지, 스튜디오 랩딥의 이지원 대표를 만나서 인터뷰했다.

Q. 자기소개를 해달라

서촌에 위치한 가죽 공방 ‘스튜디오랩딥’을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랩딥 공방장이자 컨셉터(Chief Conceptor)이자 사업가(entrepreneur)이자 공예가로 소개할 수 있겠다.


원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사업을 도와 드린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난 무언가를 몰두해서 만들 때, 누군가를 가르치며 도움을 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걸 깨닫고 나서 나의 공방을 열게 됐다. 그 때만 해도 공방이 몇 개 없어서 가죽 공예를 배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당시, 내가 직접 배우며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내가 만드는 클래스에 녹여 넣었다.

Q. 스튜디오랩딥은 어떤 의미인가

‘랩딥’은 Lab(실험실)과 Dip(살짝 담구기)의 합성어로, 실험실에서 가볍게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이 단어를 좋아한다. 공예는 준비부터 작업까지 과정이 길고, 오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히려 이 단어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공방을 처음 준비할 때의 마음이 딱 그랬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시도했다.

Q. 가죽의 매력이 무엇이기에?

가죽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소재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이다 보니, 만든 사람의 정성과 손 때가 고스란히 묻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멋과 색이 더 아름다워진다. 나도 해외 여행을 가면 꼭 공방에 들러 가죽을 만져보고 구경하곤 한다.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로 나만의 공예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자주 찾아온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내 가방을 만든다는 것은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이다.

'퇴근 후 만나는 나의 가죽공방, 가죽 공예 기초부터 완성까지' by. 클래스101

Q. 남다른 손재주와 재능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나?

사실 나에게 가죽 공예는 처음부터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가죽을 만지고, 가죽으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재밌었다. 이런 즐거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공방에서 가죽공예 오프라인 클래스를 열었다. 개인적 편차가 있긴 하지만 수강생들이 모두 즐겁게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또 본인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걸 보면, 나도 배우는 부분이 많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공예의 즐거움을 널리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프라인의 비중을 조금씩 줄였고,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을 통해 클래스를 열게 됐다. 온라인 클래스에서 가죽과 공정에 대한 기본 이론부터 패턴과 재단, 본딩과 바느질, 가죽 단면 마감 등 실습까지 모두 담은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클래스에 필요한 키트는 내가 직접 사용해보고 품질이 검증된 도구를 담아 구성했다. 소비자들은 패키지에 담긴 도구를 직접 사용하며 가죽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온라인 클래스의 경우 오프라인과 달리 더 많은 수강생을 만날 수 있는게 장점인 것 같다. 오프라인 클래스는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고 운영해도 1회 클래스 당 4명씩, 일주일 최대 30명 정도의 수강생 밖에 만날 수가 없다. 수강생 수가 그 이상이면, 수강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Q. 가죽 공예를 온라인으로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클래스 준비과정은 어땠나

이미 가지고 있는 가죽 공예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옮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4개월의 대장정이 됐다. 이왕 할 거라면 잘 하고 싶다는 생각에 점점 욕심이 났다. 좋은 카메라를 급히 사서 촬영하고,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배워 영상을 제작했다.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었다.


클래스101에서 진행하는 크리에이터 워크샵에 참석해 많은 팁을 얻기도 했다. 클래스 기획, 제작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집에 돌아와, 그동안 준비했던 콘텐츠를 모두 갈아엎고 사진과 영상을 새로 다시 찍었다.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꿀팁을 많이 적용했다.


그리고 더 좋은 재료, 더 좋은 도구로 키트를 구성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클래스의 가격이 점점 올라갔다. '취미생활에 이만큼의 비용을 지출하려는 사람들이 있을까?' 이만큼 수고를 들였는데 아무도 안 사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일 때마다 마음이 힘들었다.


그런데 막상 클래스가 오픈되자, 10분 만에 첫 번째 얼리버드 구매가 마감*됐다. ‘아, 소비자의 눈은 정확하구나. 사람들은 정성을 알아봐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의 여파가 무시무시했다. 온라인 클래스를 찾아주는 수강생이 많아서, 다행히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미리 전환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얼리버드: 클래스 수강에 앞서 미리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며, 이 기간 동안에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클래스 구매가 가능하다.

Q.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

가죽 공예를 처음 배우는 분들을 위해 클래스 기획에 최선을 다했고, 최고의 경험을 주고 싶었다. 클래스와 키트 구성, 가격 책정 등 많은 부분에서 배려했고 클래스를 수강한 대부분의 클래스메이트가 감사하다는 댓글을 달아줬다. 하지만 하나라도 개선을 요구하는 댓글을 발견하면 내내 마음이 아프고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더 좋은 클래스로 발전하기 위한 채찍으로 받아 들였다. 소비자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분명 큰 장점이다.

Q.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언?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내가 공예를 처음 시작하고 배울 때만 해도 체계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곳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런데 이제 키트가 집으로 배송되고, 온라인으로 가죽 공예를 배울 수 있는 세상이다. 클래스를 들으며 과제 수행 결과물을 보면 초보자들도 꽤 잘 따라하는 편이고, 나의 피드백을 통해 개선되는 모습들도 보인다. 무엇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눈을 열고, 마음을 열고, 새로움을 두려워 하지 않고,후회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나의 꿈이다. 여러분도 그럴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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