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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에 빚 3천만원. '배고픈 예술가'는 안되겠다고 확신했죠.

조회수 2020. 1. 21. 19: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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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라면 확실한 수익모델 하나쯤은 가져야 하는 이유

23살에 3천만원 빚.
‘배고픈 예술가’는 안되겠다 확신했죠.

“‘손’으로 먹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이상, 예술가보다는 창업가의 마음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죠.참 이상해요. 기계가 만들어내는 공산품은 원가의 4배로 가격이 책정되는 반면, 사람이 직접 만드는 공예는 원가의 2배 정도로만 프라이싱 된다는 게 말이예요. 한 마디로, 누구보다 ‘열정페이’가 만연한 곳이 바로 공예 시장이에요.”

Q. 자신을 소개해달라


직장을 다니며 2년 간 400개의 페이퍼 아트 작품을 만들었고, 지금은 작은 작업실에서 ‘페이퍼 아티스트’라는 직업으로 꽃을 접고 있다. 3권의 페이퍼 크래프트/아트 책을 집필한 작가이며, 12만 팔로워를 가진 유튜버이고, 온라인 취미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3개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Q. 유튜버, 온라인 강의.. 보통 생각하는 공예 작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보통 공예 작가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작품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작품 판매형 작가”. 이 경우엔 공예 비엔나, 플리마켓,온라인 판매 플랫폼 등에 출품을 하고 작품 판매에 주력하는 길인데, 일부 top작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원가에 아주 적은 노동비만 추가하여 열정페이를 자처하는 구조이다. 사실 이 길은 많은 인지도가 크지 않은 이상 생계 유지가 힘들다.

두 번째는 “교육형 작가”인데 이 역시 강의가 꾸준히 있지 않으면 수익이 0원이 될 수도, 몇 백만원이 될 수도 있는 불안정한 일이다. 개인 공방을 운영하더라도 유지비만 겨우 충당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 좀 더 현실적인 방안은 백화점 문화센터라든가 방과 후 학교 교사 등의 정기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투잡이 병행되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나는 예고를 나와 연극영화학부에서 공간연출(디자인)을 전공하고 두 길 모두에 발을 들여봤으나, 대학교 3학년 때 열정으로 시작한 창업에서 3천만원의 빚을 지고 나니 내가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낑낑거리며 준비물 챙겨 가서 6시간 강의를 하고 나면 5만원 정도를 받았다. 그렇게 월 4회를 진행해도 수입은 준비물 포함 20만원도 되지 않는 거다. 도안을 작업하고 튜토리얼을 유튜브에 올려 들어오는 수익도 사실 투자한 시간으로 계산하면 최저 시급보다 적은 금액의 수익이었다. 도안을 수백 개 만들었지만, 이를 수익화 하겠다는 비즈니스적 마인드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렇게 창업을 접고 회사에 들어갔다. 최저 시급만큼은 벌고 싶었다.

Q. 그렇게 회사원의 삶을 살다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삶을 시작했나?. 


입사 전 생긴 3천만원의 빚이 나를 좀 더 절박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비지니스 마인드를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말 할 수 있지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월급에서 100만원씩을 할애해 갚아 나가던 빚을 꼭 벗어나고 싶었다. 누구보다 빠르게 더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그리고 기왕이면 내가 사랑하는 작업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도전하고 실패해봤지만, 내가 사랑하는 페이퍼 아트라는 작업을 끝까지 놓고 싶지 않았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분명 더 사랑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게 유튜브와 책 출판이었다. 유튜브와 책은 나에게 환상을 깨고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창구였다.

Q. 유튜브와 책으로 충분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나?


물론 그건 아니다. 막연히 유튜브에서는 대중성, 책으로는 전문성 이 두가지 방향을 잡고 인지도를 올리면 나의 몸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수입이 너무 적었다. 유튜브로는 연봉 100만원, 책으로는 한달 월급 정도만 벌었다. 


열정으로만 버티던 시간이 2년이 넘어가면서 “열심히 하면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라는 생각을 버리고 방향성과 비지니스적 마인드 개선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모두가 하는 방식으로는 원하는 목표를 빨리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새로운 시장’을 직접 찾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온라인 교육에 도전하게 된 것이 클래스101이었다.

Q. 온라인 교육, 반응은 어땠나? 


이젠 정말 내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형식화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어쩌면 한 편의 긴 강의가 믿을만한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것이 나의 가장 정교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클래스101을 보고 출판 제안이나 기업 강의 제안이 배가 되었다. 내 스킬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닌데, Full 커리큘럼으로 콘텐츠가 나와있고 만족도, 수강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볼 수 있으니, 출판계나 기업에서 나를 더 신뢰하는 것 같다. 예술의 전당에서도 강의 제안이 들어왔으니 말이다.

Q. 온라인 교육으로 어느 정도 수입을 올렸는지 궁금하다.  


첫 번째 클래스는 반응이 뜨거운 편도 아니었는데도 이 전 직장의 1.5배 이상의 수익이 들어왔다. 두 번째 클래스는… 사실 첫 달 정산을 받고 복권 2등에 당첨됐는 줄 알았다. 하하. 사실 부업처럼 한 달에 50만원 정도씩만 들어와도 땡큐라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통장에 천 만원이 찍혀있는거다. 평범하게 직장에 다니거나 오프라인 클래스만 해서는 못 벌 돈이었으니… 처음으로 10일 휴가를 다녀왔다.


내가 시간 들여 강의를 진행하지 않는 지금도 한 번 올려놓은 강의로 꾸준히 70~100만원이 들어오고 있으니, 월세 건물 하나는 갖고 있는 든든함이 있다. 말하자면 공예 작가에게 연금 같은 거다.

Q. 클래스101에서도 인기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일 것 같다.


맞다. 사실 나도 사이트 내에서 TOP강의가 아닌데, 인기 강의 작가님들은 얼마를 받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나만 해도 첫 번째 클래스보다 두 번째 클래스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1차적인 수익부터 외부 인지도까지도 큰 변화가 있었다.

Q. 첫 번째보다 두 번째 클래스가 잘 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간단히 말하자면 이거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을 찾아라”. 이건 단순히 클래스101에서의 수업 뿐 아니라, 작가로서 진행하는 모든 일에 대한 팁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클래스의 경우, 수업의 페르소나는 작가인 나 자신이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예쁘고 귀엽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소개하고 가르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수업의 피드백을 받아보니, ‘페이퍼 아트’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는 수강생의 니즈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2차 클래스에서는 철저히 수강생들의 의견에 집중했다. 색다른 공예에 도전하는 만큼 ‘초보자도 배울 수 있는 쉬운 클래스였으면’, ‘이 클래스에서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주제가 있었으면’, ‘기왕이면 화려하고 특별했으면’ 등 다양한 의견에 맞추어 “자이언트 페이퍼 플라워 만들기” 클래스를 기획했고, 1차 클래스보다 훨씬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감사했던 건, 클래스101에서 마케팅이나 설문 성과를 토대로 수요조사 리포트라는 걸 만들어서 보여줬다. 감성적으로 뭐가 예쁜지를 말하기보다는 수강생들이 어느 포인트에서 어떤 것을 좋아한다는 걸 명확한 숫자로 데이터화해 보여준 게 큰 도움이 됐다. 

감상과 데이터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예쁘다고 사지 않고 이게 왜 잘 팔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제품들도 있다. 고객의 니즈를 받아들이자는 마음은 먹었지만 어떻게 알아야 하는지 막막했는데, 사람들의 “진짜 마음”을 알 수 있는 수요조사 리포트였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방이나 외부 활동을 할 때도 이때 생긴 관점을 최대한 적용하려고 한다. 

Q. 성공적인 공방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창작활동을 하면서 살고 싶지, 수익화에 집중하고 싶지 않아요” 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 오직 작가 활동에만 집중하는 삶, 모두가 꿈꾸는 모습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삶을 사는 건 불가능하다. 재료비, 작업실 비용을 부모님이 내주신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한 수익화 모델을 하나 세워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다달이 돈 걱정 덜 하면서 꿈을 이어 나갈 수 있다.

이젠 작가들도 직접 홍보해야 하는 시대다. 인스타나 유튜브에 사진, 영상을 열심히만 올리기보다, 내 작업의 어떤 점을 사람들이 좋아해줄까를 고민하고 그 부분을 뾰족하게 깎아 보여주는 기획이 필요하다. 본인이 스스로 홍보하고, 공부하면서.


그리고, 생각보다 내 포트폴리오가 돼 줄 채널은 다양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클래스101과 같은 취미 플랫폼은 사실 공예 작가에게 ‘밑져야 본전’인 도전이다. 시장에서 나의 위치를 테스트해볼 수 있고, 실제 커리큘럼을 짜보면서 내 콘텐츠의 방향성을 정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매일 만 명이 들어오는 앱에 나를 무료로 광고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시길 바란다. 실패하더라도 잃을 것이 하나도 없다. 


해당 내용은 페이퍼 아티스트 사랑님께서 직접 인터뷰 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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