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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백서

한국여성, 필리핀에서 삼겹살 파는 클럽 운영하기까지.jpg

26살, 한국인 여성이 이룬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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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필리핀에서 한국식 펍&클럽을 운영한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어떻게 그 머나먼 땅에서 한류라는 컨셉으로 수천 명의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그녀의 화끈한 비즈니스 경험담을 들어보도록 하자. 

Q. 왜 필리핀에서 사업을 시작했나?


20대 때부터 대학교를 때려치우고 필리핀으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뭐라도 하고 싶어서 야시장에서 떡볶이 장사를 했는데 그게 너무 잘 됐다. 그러다보니 한 번은 중국인 회장님 한테서 연락이 왔다. 자기가 30년간 사업해보니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자기 밑에서 일 배우면서 하고 싶은 판을 짜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케이팝 클럽을 운영하게 되었다. 

Q. 사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회장님께서 투자하셨다. 하지만 자금적으로는 완벽했지만 막막한 부분이 많았다. 회장님께서는 단순히 ‘코리안 BBQ 펍(삼겹살 레스토랑)을 하고 싶다’고 만 하셨다. 


게다가 회장님께서 통이 크셔서 필리핀에서도 가장 노른자 땅에, 가장 최고의 입지에 건물을 통으로 매장으로 만들고 계셨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보니까 근처에 클럽이나 라운지 바 등 힙스터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래서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의문이 들었다. ‘과연 저렇게 차려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자들이 고깃집을 찾아올까?’ 이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결정권이 없었다. 부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공사도 진행 중이었고. 너무 막막해서 가게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었다. 길거리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전부다 차려입은 여자들 남자들뿐이었다. 아무리 고깃집이 크고 웅장하고 멋져도 고기를 구워 먹는 과정에서 분명히 냄새가 배길 텐데, 클럽 갈 복장을 하고 고깃집을 찾아올 리가 만무했다. 

Q. 그래서 나이트클럽을 차린 건가?


최종적으로 내가 운영한 클럽은 완벽한 한국식의 나이트클럽은 아니었다. 부킹도 있고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그 화려함만 담아냈다. 사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클럽은 있어도 나이트클럽은 오로지 한국에만 존재했다. 아시아계 친구들은 그런 한국적인 문화를 좋아했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전광판과 조명들, 강남이나 홍대에서 보이는 그 반짝이는 화려함. 그런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담고 싶었다. 


또 한국식 BBQ라고 해서 경복궁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하면 너무 이상할 것 같았다. 주변에 힙터지는 장소가 너무 많은데 굳이 완벽한 한국적인 모습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냥 한국의 문화를 담은 장소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 보자고 결정하게 됐다. 그렇게 고깃집에 나이트클럽 컨셉을 엮어낸 것이다. 

Q. 컨셉이 이해가 안 된다. 고기가 나오는데 나이트클럽..?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무대가 있고 춤추고 놀 수 있으면서 한국식 BBQ(삼겹살)이 나오는 클럽을 차린 것이다. 전반적으로 매장도 화려하고, 사운드도 시끄럽고, 스테이지도 크게 있고, 언제든 라이브 밴드가 와서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큰 스크린으로 화려한 영상들이 나오고. 그러면서 주메뉴는 한국의 음식들 삼겹살이나, 구이 요리들이 나오는 그런 곳 이다.

Q. 반응은 어땠나? 좋았나? 


처음에는 한국식 BBQ니까 한류를 잘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 팬클럽들을 받았다. 스크린에 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뮤비도 틀어주고, 또 좋아하는 아이돌이 생일이면 현수막도 걸어주었다. 그렇게 하니까 한류에 푹 빠진 필리핀 친구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전광판에 ‘이특 오빠 사랑해요!’ 이런 멘트도 띄워주고 그랬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매장 규모가 450평 정도 됐었는데 그러다 보니 한류를 좋아하는 외국인들만 상대하기에는 매장 규모가 너무 컸다. 점심 저녁으로 사람을 채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고기뷔페를 떠올리게 됐다. 그때 한창 고기뷔페가 유행하고 있었는데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인들만큼 고기를 잘 못 구워서 태워먹고 탄 냄새도 심하게 났다. 그래서 고기를 쉽게 구울 수 있도록 문제점은 보완하고, 반찬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Q. 고기뷔페 반응은 어땠나?


필리핀 사람들은 쓸 수 있는 돈의 한계치가 명확하다 보니 최소비용의 최대가치를 목표로 해야했다. 때문에 그들이 소비 가능한 금액대에 맞춰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매출 대비 순수익이 좋지는 못했다. 하지만 덕분에 진입장벽이 낮아져서 일단 우리 클럽에 한 번씩 오게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일단 매장이 오픈한지 얼마 안 됐으니까 사람들이 이곳이 무엇을 팔고 무슨 분위기고 어떤 가치를 느낄 수 있는지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다. 


또 다른 레스토랑에 가면 조용한 분위기였지만 우리 매장으로 오면 시끄러운 노래가 흘러나와서 친구들끼리 와서 단체로 왁자지껄 어울려도 되고, 생일이면 생일인 친구의 얼굴을 대형 스크린에 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춤도 춰주고 그랬다. 그렇게 기억에 남을 잊지 못할 추억을 매장에서 만들어주었다. 사진 같은 것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도 운영하고, 인스타나 페이스북에 올리도록 유도했다. 그렇게 오픈 3달까지는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와서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Q. 결국은 순수익이 남아야 하는데.. 


맞다. 그래서 4번째 달부터는 전략을 바꿨다. 앞선 3달 동안의 수익률을 쫙 데이터로 뽑았다. 또 추가적으로 어떤 메뉴가 수익이 많이 남고, 또 뭐가 적게 남는지, 고객들은 주로 어떤 메뉴를 선호하는지, 컴플레인은 무엇이고 어느 시간대가 가장 손님이 많은지, 어디서 실수가 많이 일어나고 직원들의 문제는 무엇인지, 주방에서는 어떤 메뉴가 어렵고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모든 자료를 데이터로 뽑았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명확히 보였다. 그 부분들을 우리는 몽땅 개선했다. 


또 순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비싼 메뉴를 만들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명분을 만들었다. 만약 차돌박이가 1만 원에 나갔다면, 차돌박이 야채볶음은 1만 5천 원에 판다던가. 구운 닭 요리는 1만 원이었다면 신메뉴 닭볶음탕은 1만 8천 원. 이런 식으로 소스 하나 양념하냐 채소 몇 가지만 추가하면서 단가는 그대로이고 수익률은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려했다. 여기서 핵심은 같은 재료를 가지고 다른 메뉴를 뽑아내는 거였다. 


또 효율성 측면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밥 한 공기를 시키면 1천 원인데, 비빔밥을 시키면 5천 원에 제공하는 식으로. 대신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기존에 제공하던 무한 반찬들을 재료로 하는 것 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탕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 고민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접근하니 사람을 더 뽑거나 새로운 물건을 추가로 구매하기 위해 비용을 더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있는 메뉴, 있는 인원들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된 거다. 그때부터 오퍼레이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Q. 직원들의 동선도 매출에 영향을 미치나?


물론이다. 생각해봐라. 프라푸치노 한잔 만드는 데 평균 2분이 걸린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동선만 잘 짜면 1분 만에 한 잔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러면 직원 한 명이 만들어내는 프라푸치노의 수가 달라진다. 이런 동선을 제일 잘 짜낸 곳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다. 그들은 하나의 메뉴를 만드는데 한 방향으로 완성되는 그런 동선을 완성했다. 그런 걸 보고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런 시스템을 사소한 것에서부터 탄탄하게 만들어 놓으면 매출이 전혀 달라진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개선하다 보니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매출이 크게 올랐다. 그 후로도 매년 매출이 20%씩 성장했다. 반면에 투자되는 코스트는 현저히 줄었다. 직원들도 줄었다. 그 이후 매장이 잘 되어서 현재는 필리핀에 같은 규모로 5개의 체인점으로 확장하게 되었다. 지금도 필리핀에 가면 매장에 방문 가능하다. 

Q. 그렇게 잘 되는데 왜 본인은 한국으로 돌아왔나


재미있게도.. 모든 것을 해결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들고 나니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필요 없어졌다. 내가 없어도 매니저 단에서 문제가 해결되고, 내가 없어도 매출은 계속해서 오르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프랜차이즈 모델이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없어도 문제들이 해결 가능한, 내가 없어도 확장 가능한. 그런 것들을 만들고 이루고 성취하고 나서 다른 비즈니스를 하게 됐다. 그 후로도 여러 사업들을 진행했는데 기회가 되면 다른 이야기들도 들려주고 싶다. 

Q. 필리핀이라는 낯선 곳에서 사업을 성공시키며 느낀 점은?


해외 진출은 앞에서 벌고 뒤로 까지는 게 정말 많다. 그래서 대부분 매출 이야기만 한다. 사실 순수익 이야기는 하기가 어렵다. 마진이 잘 안 남아서 그렇다. 때문에 정말 집중해서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다. 다들 외식업은 단순히 장사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떤 모델을 만들고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 간에 시스템 없이는 회사로 성장 할 수가 없다. 


어떤 최적의 시스템을 개발해야 뒤로 까지는 돈을 세이브 할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이것은 장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비즈니스에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항상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나도 알고 있는 그 사실을 아는 것에서만 끝내면 안 된다.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하고, 그 만드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힘들고 어렵지만 반드시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해당 내용은 <아시아 비즈니스 트랜드 리포트>를 배포중인 안태양님의 해외비즈니스 경험을 인터뷰 형식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그녀의 해외진출 경험기는 총 3회에 걸쳐 연재 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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