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잡

많은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기업의 이름을 바꾸고, 브랜드 작업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지난 브랜드에 익숙해져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새로운 이름으로 단번에 사로잡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이름을 바꾸길 잘했다'고 평가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대 글로벌 기업들도 설립 당시 지금의 이름이 아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나 익숙하지만 이전엔 생소한 이름을 갖고 있었던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Amazon은 두 번이나 이름을 바꾼 전례가 있습니다. 창립자 제프 베조스는 1995년 인터넷 상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마술 주문처럼 주문이 많이 쏟아지라는 의미에서 'Abracadabra'에서 이름을 따 'Cadabra'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회사 변호사가 시체라는 뜻을 가진 'Cadaver'과 비슷하게 들린다고 사명 변경을 권유했고 그에 따라 치열함이라는 뜻의 'Relentless'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지만, 이 이름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1994년 회사를 설립한 7개월 뒤 'Amazon'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꾸었습니다.

컴퓨터의 대명사 IBM는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의 약자라는 것, 알고 계시나요? 사실 IBM은 이전에 'CTR'이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였습니다. 1911년에 설립되었으며, 'Computing―Tabulating―Recording Company'의 약자를 딴 이름이었죠. 몇 년 뒤 기기 중심의 기업에서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CTR은 1924년 IBM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채택하였습니다. 그로부터 22년이 흐른 1947년 브랜드 마케팅에 힘을 쓰면서 지금과 유사한 IBM 로고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세계에서 강력한 기업 중 하나로 검색 엔진을 제공하는 Google도 처음부터 Google은 아니었습니다. 1998년 9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차렸던 작은 회사가 이 거대 기업의 시초였는데요.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만난 두 사람은 웹을 크롤링해 웹 페이지에 순위를 매기는 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이름은 'Backrub'이었습니다. 이후 이들은 숫자 1에 0이 100개 붙은 무한대의 수를 의미하는 'googol'에서 힌트를 얻어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제품 이름이 첫인상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Backrub'이었다면 지금의 인터넷 공룡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Nike도 본래부터 Nike는 아니었습니다. 1962년 MBA 학위를 취득한 후 세계 여행을 떠난 필 나이트가 일본에서 당시 고품질 운동화를 제작하던 오니츠카 타이거사와 접촉하고 만든 'Blue Ribbon Sports'가 Nike의 시작이었기 때문인데요. 이 회사에 첫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 제프 존슨이 승리의 여신인 니케(Nike)를 회사명으로 제안하여 1971년 'Nike'로 이름을 변경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Pepsi는 1893년 약사 칼렙 브래드햄이 집에서 만든 음료를 자신의 약국에서 소화제 및 자양강장제로 판매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는데요. 이때 이 음료는 'Pepsi'라는 이름이 아닌 'Brad's Drink', 즉 브래드의 음료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습니다. 그러다 1898년 이 음료를 'Pepsi'로 이름을 바꾸었고, 1902년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이후 코카콜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소프트 드링크 업계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죠.

빼어난 디자인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캐나다의 휴대전화 제조회사 BlackBerry도 이름이 바뀐 사례입니다. 그리고 그 이름이 바뀐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 창립자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1985년 'Research in Motion(RIM)'라는 회사를 세웠고, 1999년부터 'BlackBerry'라는 이름의 기기를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 때도 본래의 사명을 유지하다가 2013년 기업명을 'BlackBerry Limited'로 변경하였습니다. 

Best Buy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문 소매업체입니다. 거대 온라인 유통업체 Amazon에 밀려 줄줄이 파산과 영업 중단을 선언한 기업들과 달리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Best Buy의 본래 이름은 'Sound of Music'이었는데요. 1966년 오디오 전문점으로 시작하여 급성장을 이루다 광고의 중요성을 깨달은 설립자 리차드 슐츠와 제임스 휠러가 1983년 이름을 바꾼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해 'Best Buy'라는 이름으로 첫 대형 매장을 열었죠.

미국 최대의 온라인 경매 및 인터넷 쇼핑몰인 eBay는 프랑스 태생의 이란계 미국인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피에르 오미디어가 창업하였습니다. 그는 1995년 취미로 중고 경매 사이트인 'AuctionWeb'을 개설했는데, 이것이 eBay의 시초였습니다. 첫 취급 품목으로 레이저 포인터를 성공적으로 판매하며 본격 사업화의 길로 나선 그는 2년 뒤인 1997년 'eBay'로 사명을 변경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