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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갤러리

맛있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워서 그립니다

오픈갤러리 하영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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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작년보다 더 더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는데요. 벌써부터 찾아온 더위에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의 오이물김치가 생각나는 날씨입니다. 모쪼록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 크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하영희 작가는 우리 식탁에서 자주 보이는 김치를 소재로 그림을 그립니다. 하영희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매콤한 김치의 맛과 향, 시원하고 아삭아삭한 식감까지 생생하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미각, 청각, 후각, 촉각까지 깨우는 다양한 김치 작품을 만나보세요.


질문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답변A

김치를 소재로 그리고 있습니다. 맛있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워서 그립니다.

질문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답변A

어릴 적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법학을 전공해서 회사에 다녔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암스테르담 출장 중 렘브란트 400주년 특별전을 보고 전업 작가가 되려고 퇴사했습니다. 

질문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답변A

시간을 갖고 세상을 보면 일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먹고 사느라 우리는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개미굴만 발견해도 신이 나는데 말이지요. 늘 대하는 김치도 자세히 보면 꽤 재미있습니다. 

질문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변A

물기가 많고 기름지지 않은 시원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먼저 칠한 밑색이 겹쳐서 보이도록 여러 번 덧칠하여 투명하게 그립니다. 그리고 그릇은 불투명 기법으로 물감을 두껍게 올려서 반질반질한 표면을 표현했습니다. 제가 김치를 관찰하고 화면에 옮긴 것처럼 제 눈이 움직인 대로 관객의 눈도 따라서 움직이며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길 의도했습니다. 

질문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답변A

김치를 그려야겠다고 마음먹고 첫 번째로 그린 깍두기입니다. 완성도는 지금 같지 않지만 김치의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작업대 근처에 깍두기를 놓아두고 그렸다가 김치 냄새가 너무 강해서 치우고 종이에 물을 들여보기도 하고 물감을 브랜드별로 섞어보기도 했습니다. 깍두기 색이 마음에 들 만큼 나와서 김치를 그림의 소재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김치를 소재로 그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질문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답변A

김치를 담그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어머님들의 이야기 속에서 얻는 경우도 있고 사진이나 음식에 관한 책을 보기도 합니다. TV나 다른 작가의 작품도 도움이 됩니다. 

질문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답변A

계절별 김치도 시리즈로 그리고 싶고 구도의 변화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치를 담그거나 저장할 때, 먹을 때의 상황도 작품에 담고 싶습니다. 

질문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답변A

재미있고 친근한 작품으로 남고 싶습니다.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는데 들어서자마자 껄껄껄 웃으시거나 어린아이가 달려와 작품을 두 손으로 두들기는 경우도 있었고 도록에 얼굴을 대고 냄새를 맡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런 반응이 그 어떤 칭찬보다 감사합니다. 심지어 제 그림에 파리가 앉아있는 것도 고마울 정도입니다.

질문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답변A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여서 특별히 취미라고 할 것은 없지만 손을 꼼지락거리는 활동을 좋아합니다. 가끔 피아노도 치고 요리책에 나오는 요리를 따라 합니다. 장난삼아 제 작품 속에 나오는 캐릭터를 클레이로 만들어보거나 노래를 만들기도 합니다. 

질문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변A

전국을 돌아다니며 살아보는 것입니다. 2년 전세 기간마다 이사를 다니며 그 지방의 문화적 지형적 특색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며칠 여행하거나 한 계절 사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두 번 겪으면 더 깊이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익숙하고 친숙한 것을 새롭게 마주했을 때의 받게 되는 낯선 감정은, 일상에 가려져 작은 즐거움과 설렘을 놓치고 있었음을 일깨우곤 합니다. 김치 한 접시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하영희 작가의 그림은 김치를 둘러싼 기억과 경험을 상기시킵니다. 예컨대 초겨울이 되면 함께 모여 분주하게 김장을 하는 어른들의 모습, 그 언저리에서 한입씩 간을 보며 채근하는 아이들, 잘 익은 김치를 묵직하게 건져올려 식탁에 내놓는 일, 갓김치의 숨이 슬며시 빠지기를 기다리는 일… 정갈하게 그려진 하영희 작가의 작품은 김치가 익어가는 시간만큼 우리에게 지난 추억의 시간을 전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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