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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 실제 모델인 아파트가 아직 있다고?

조회수 2021. 3. 18. 09: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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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을 보셨나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갑자기 인간이 괴물로 변하는 재난 상황 속에서 ‘그린홈’이라는 낡고 오래된 아파트의 입주민들이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담았는데요. 한국과 대만, 필리핀 등을 포함한 8개국 차트에서 1위를 휩쓸면서 큰 인기를 끌었죠.


드라마 인기가 많아지니 자연스럽게 배경이 된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도 증가했습니다. 허름한 외관에 음산한 느낌까지, 어두운 분위기의 스위트홈과 아주 잘 맞는 배경이었죠. 물론 대부분의 촬영은 만들어진 세트장에서 이뤄졌지만, 실제 모델로 삼은 아파트가 존재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요. 그래서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한번 알아봤습니다. 드라마 속 화제의 아파트는 어떤 곳일까요?

대한민국 아파트의 역사가 깃든 ‘충정’

드라마 속 그린홈의 모델이 된 아파트는 총 2곳입니다. 놀랍게도 모두 서울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즐비한 서울에 이렇게 오래된 아파트가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을 텐데요.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준공한지 89년이나 되는 바로 ‘충정아파트’입니다.

서대문구 충정로 3가에 위치한 충정아파트는 1932년에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 아파트입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건축가 도요타 다네오가 설계한 아파트로 풍전아파트, 유림아파트라고 불리기도 했는데요.


한국전쟁 당시에는 UN군의 임시숙소로 쓰이다가, 이후 일반인에 의해 호텔로 운영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1975년 서울신탁은행이 호텔에서 아파트로 용도변경을 하고 리모델링한 후 일반인에게 분양돼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고요. 지금은 총 40세대로 조성되어 있고, 면적도 5㎡부터 118㎡까지 엄청나게 세분화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원조 격인 충정아파트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아파트 모습과는 아주 다릅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아파트가 지어질 때 만 해도 지금처럼 단지형 아파트로 짓거나 고층 아파트로 지을 생각이 없었거든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독주택이 주를 이루던 시대였고, 기술력도 부족했겠죠. 충정아파트 역시 초기에는 4층 높이의 저층 아파트로 조성됐습니다. 추후 5층으로 증축했지만, 불법으로 건물을 올린 것이라 5층에는 토지 지분이 없다는 특이한 이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낡은 아파트도 거래가 되고 있긴 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거래된 것은 작년 2월입니다. 전용면적 69.75㎡가 5억9,000만원에 거래됐네요. 현재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앱에서 확인한 결과, 전세 1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하나 올라와 있는 것을 보니 그래도 꾸준히 수요가 있는 모양입니다.

마지막 남은 시민아파트, ‘회현 제2시민’

또 다른 아파트는 중구 회현동1가에 위치한 ‘회현 제2시민’입니다. 충정아파트가 그린홈의 외관 모델이었다면, 이곳은 드라마 초기 내부 촬영지로 쓰였다고 하는데요. 이 아파트는 충정아파트보다는 47년이나 늦게 지어진 아파트로, 전용면적 38㎡, 352가구로만 구성된 10층짜리 아파트입니다.


사실 이곳은 이미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아파트인데요. 스위트홈뿐만 아니라 영화 ‘추격자’와 ‘친절한 금자씨’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었죠. 인기 예능인 ‘무한도전’에도 등장했고요. 워낙 낡고 빈티지한 감성을 가진 탓에 사진가들 사이에서 명소로 알려져 있다고도 합니다.


회현 제2시민아파트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인지 알기 위해서는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960년대부터 서울시는 주택난 해소와 무허가 건물을 정비하기 위해 총 447동의 시민아파트를 건설했는데요. 문제는 시민아파트는 대부분이 부실 공사 논란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건축법이 지금과 달랐고, 아파트를 빠르게 짓는 것이 안전보다 중요했거든요.


결국 부실공사로 인해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발생했습니다. 아파트 바닥과 벽 사이로 연탄가스가 새어 들어오는 사고가 빈번했고, 1970년에는 준공된 지 4개월 밖에 안된 ‘와우 시민아파트’가 붕괴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 아파트 전수조사를 들어간 결과 447개의 아파트 중 350여 개가 보수를 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왔죠. 결국 대부분의 아파트가 철거되고 현재 온전히 남아있는 시민아파트는 이곳이 유일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충정아파트와 달리 매매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7년 5월,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20에 거래된 임대차계약과 2014년 6월, 8,000만원에 거래된 전세계약이 전부입니다.

재건축 보다는 역사적 보존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드는데요. 충정 아파트와 회현 제2시민 아파트 모두 낡고 오래된 아파트인데, 왜 재건축을 하지 않았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상징성 때문입니다. 서울시가 ‘최고령 아파트’와 ‘마지막 시민아파트’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재건축보다 아파트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거든요. 따라서 이 두 곳은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명맥을 유지할 전망입니다.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예술인들을 위한 ‘아트빌리지’로 리모델링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352가구인 아파트를 253가구 수준으로 축소해 200가구는 청년 예술인에게 임대하고, 53가구는 남아있는 입주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충정아파트 역시 박물관 등의 문화시설로 변경하는 대신 해당 지구의 용적률과 아파트 층수에 상향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고요.


이처럼 오늘은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의 모델이 된 아파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드라마 속 아파트의 실제 모델이 있으리라 생각하셨나요? 낡고 오래된 아파트지만, 우리나라 아파트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만큼 잘 보존하여 우리나라 아파트의 역사를 남겨두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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