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집값, 전세시장에 달렸다?

조회수 2020. 12. 16. 11: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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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는 유난히 대책이 많이 나왔다. 만나는 사람마다 부동산이 대화의 주요 주제였고, SNS를 도배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을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본다.

올 한해 부동산 시장, 3가지 키워드

첫째, 코로나 블루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블루’다.


부동산으로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느끼는 ‘부동산 블루’를 겪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주택자들은 세금이 무거워서, 1주택자는 더 좋은 집으로 옮기지 못해서, 무주택자는 전셋값은 물론 집값이 너무 올라 힘들었다.


올해 주택시장은 매매나 전세 모두 동반 상승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부동산 과열을 뜻하는 ‘슈퍼불장’이라는 신조어가 유행어가 되었다. ‘벼락거지’라는 말도 회자됐다. 아파트를 사지 않고 직장에만 충실했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상대적 빈곤에 처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비강남의 반란이다.


강남보다 강북이 아파트값이 더 올랐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한강 이북인 ‘강북’ 아파트값은 12.79% 올라 강남 상승률(10.56%)을 웃돌았다. 강북이 강남을 넘어선 것은 2008년 뉴타운 광풍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서울 25개구 중 가장 많이 오른 구는 노원구(19.02%)다. 경기도 역시 김포(15.38%), 수원 영통구(21.63%)를 중심으로 서울 못지 않게 올랐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저가 내집마련 수요가 몰린 데다 하반기 이후에는 임대차3법으로 전세난의 직접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수도권은 울퉁불퉁한 모습이다. 안동이나 목포는 하락했지만 대전 서구(17.04%), 부산 해운대구(16.27%)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셋째, 패닉 바잉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30대들의 패닉바잉이 나타났다. 올해는 연령대가 낮아져 10~20대까지 낮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20대 이하가 사들인 아파트는 전체의 5.4%로 지난해 1월 연령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으로 5%대로 올라섰다.


30대의 집사기와는 다르다. 30대는 결혼도 하고 분가를 할 나이대지만 10~20대는 여전히 부모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젊집사’라고 하지만 심한데, 이는 불안심리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당사자보다 부모들이었을 것이다. 주택시장이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징표가 아닌가 싶다. 

2021년 부동산 시장 전망

1.주요 기관들의 전망은?

연구기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주택 전세가격이 전국 5.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국 주택가격은 0.5% 하락하고 수도권(-0.7%)이 지방(-0.3%)보다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전셋값은 내년에 전국적으로 4% 오를 것으로 예상해 건산연과 비슷하다. 하지만 매매가격은 전국적으로 2%, 수도권은 1.5%, 서울은 1% 오른다고 봤다. 말하자면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즉 지방 강세를 본 것이다.


올해는 불장이었지만 내년 매매시장은 상승세가 둔화된다. 점진적 둔화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적으로는 매매는 하락하지 않고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본다. 전세든 매매든 상고하저 가능성이 있다.

2. 왜 전세시장이 가장 큰 변수인가?

지금 집을 사는 핵심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사는 가야 하는데 전세매물은 없고 전세가격은 껑충 뛰다보니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 싶어 매수세로 나서는 것이다. 수요는 전세난 회피수요 성격이 강하다. 전세가 흔들리면 매매도 흔들리기 쉽다. 특히 전세가비율이 높은 비강남, 즉 강북이나 수도권, 지방일수록 전세시장 흐름이 중요하다.


정부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전세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비상대책으로 2년간 11만4000가구를 급히 공급해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전세가격이 안정되면 매매도 진정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매매시장 불안도 불가피할 것이다. 내년 집값은 ‘전세시장에게 물어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3. 중저가 아파트 전성시대 지속될까?

주택시장의 핵심 수요층이 누군지를 파악하면 알 수 있다. 초고가주택을 보유한 베이비부머나 X세대는 집을 추가적으로 매입하기 어렵다. 규제지역에서는 취득세만 8%다. 결국 30대 중심이 핵심세력으로 이끄는 주택시장이 내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의 분석인 지방의 상대적 강세전망이 맞을 수 있다. 시중의 부동자금이 넘치고 있어 지방 가운데 장기 소외지역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4. 다주택자 매물 6월 이전 나올까?

내년 주택시장에서 중요한 변수가 바로 다주택자 양도세 회피매물이 나올 것인가 여부다. 6월 1일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10%p 올라간다. 3주택자가 양도세 차익이 10억원 이상인 경우 지방소득세를 포함해서 최대 82.5%를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중과세를 피해서 매물이 나오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매물은 일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도 다주택자들에게 양도세 부담은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 시장이 휘청거릴 정도로 매물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증여 등을 통해 정리를 한 다주택자도 많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5. 2021년을 맞는 수요자의 자세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급등한 것은 전세난뿐 아니라 저금리와 유동성 세례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이제 유럽에서는 백신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유동성 장세가 거의 막바지에 이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들이 뜬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물이 빠지면 배들이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된 뒤를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단기 급등지역 추격 매수는 금물이다. 미래 시장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언제든지 유동성 장세가 끝나 하락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 될 경우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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