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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으로 생각하고 무리 지어 움직인다

조회수 2019. 7. 17. 13: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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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조차 종교적 의식을 행하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으니…”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갈수록 심해지는 스마트폰 중독증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는 “스마트폰은 위대한 발전이며 사용해야 할 물건이지만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면 자유를 잃게 된다”는 일침도 잊지 않았습니다. 속세에 거리를 두는 신부나 수녀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우려될 정도니 일반인들은 오죽할까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서 승객들을 살펴보면… 다들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들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마치 ‘스마트폰 좀비’ 같습니다. 

한국은 세계 1위의 스마트폰 보급률(95%)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사실상 모든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면서 정보전달의 양과 속도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가 누구에게나 전달될 뿐만 아니라 전달 속도 역시 엄청나게 빨라졌다는 얘기입니다. 이처럼 수용자간의 정보격차가 줄어들다 보니 사람들의 사고는 물론 행동까지도 과거와는 다른 패턴을 보입니다.


얼마 전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관람하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는 경기장에서 관중들은 누구나 하나가 됩니다. 경기장은 외부와 차단된 채 축구 선수의 몸짓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결과에 따라 비탄과 환희에 빠집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평소에는 관중들이 독립적인 개개인이지만 경기장에서는 감정을 교류한다는 점입니다. 선수들의 절묘한 패스 못지않은 현란한 감정의 패스가 관중석에도 일어납니다. 자기만큼 열광하는 다른 팬들과 정서적 교류를 통해 끈끈한 감정의 연대를 연출합니다. 관중들의 표정이나 행동까지 서로 전염됩니다. 때로는 경기 내용보다 율동과 파도타기 같은 응원에 더 몰입하고 일체감을 느낍니다.

스마트폰은 언제든지 정보를 쉽게 받아볼 수 있는 휴대용 미니 컴퓨터입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자들은 축구 경기장의 관중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사람들이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어 독립적인 사고가 어렵습니다. 정보는 어느 때보다 빠르게 무리 사이를 관통합니다. 스마트폰 중독은 기기 자체에 대한 중독이 아닙니다. 이보다는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정보에 중독된 것입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검색해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찾으려고 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보를 동시적으로 수용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집단사고와 군집행동입니다. 생각과 행동에서 서로 닮아가는 무리 짓기 현상이 나타나는 셈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확 달아오르다가 어느 순간 돌변, 얼어붙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섭니다. 수요자들이 작은 자극에도 메뚜기 떼처럼 이리저리 몰려다닙니다. 이성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공급이나 금리, 거시경제 등의 변수를 무시하고 비펀드멘탈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한번 광풍에 휩싸이면 쉽게 꺾이지 않고 계속 한쪽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항상 과열의 끝단은 무주택자들의 몫입니다. 이들은 비이성적 무리 짓기 형태로 막바지에 참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시장이 버블로 치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주택자의 심리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다리면 집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심어줘야 할 뿐만 아니라 정책의 투명성, 일관성이 있어야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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