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곳만 몰린다' 양극화 심해지는 청약시장

조회수 2019. 6. 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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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순위 청약 마감
2. 아프리카 돼지열병
3. 유람선 침몰
4. 현대중공업 노사
5.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5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전 기준 한 포털 사이트의 뉴스토픽 순위입니다.

굵직한 사회 뉴스를 제치고 ‘1순위 청약 마감’이 뉴스토픽 1위를 차지한 이유는 뭘까요?


이날은 바로 세종시 4-2생활권에서 동시분양한 단지의 청약 경쟁률 발표가 있었던 날인데요. 세종시에서 치뤄진 역대 최대 동시분양으로 5개 블록에서 3개 사업장의 3256가구가 공급돼 수요자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관련 뉴스도 집중적으로 쏟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분양에는 금호건설ㆍ신동아건설 컨소시엄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M1·M4블록)’ 1210가구, 한신공영·금성백조주택 컨소시엄 ‘세종 더휴 예미지(L1·L2블록)’ 846가구,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 ‘세종자이 e편한세상(L4블록)’ 1200가구가 나왔는데요.


청약 성적표를 열어본 결과 '세종자이 e편한세상'은 일반분양 296가구 모집에 총 1만2562명이 청약해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동시분양 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1순위 청약 통장을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은 M1블록에서 평균 27.34대 1, M4블록에서 평균 20.9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주택형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M1블록 전용 84㎡P(기타지역 기준)의 경우 332대 1의 경쟁률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세종 더휴 예미지'는 L1블록에서 평균 16.48대 1, L2블록에서 평균 30.3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를 마감했습니다.


이번 동시분양은 청약조건이 까다로운 공공분양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각 단지는 공공주택과 민영주택으로 나뉘어 청약이 진행됐는데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중대형 전용면적 민영주택의 청약 경쟁률이 높았습니다. 같은 민영주택이더라도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향후 시세차익을 더 기대할 수 있는 곳에 청약자가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특정 지역, 특정 단지 ‘쏠림현상’

올 들어 청약시장에 양극화 바람이 거셉니다. 앞서 살펴본 세종시뿐만 아니라 인기지역의 청약률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비인기지역이거나 집값 하락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수요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 특정 단지에 청약자가 몰리는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에도 불구하고 ‘분양 불패’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잇따르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청약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지역별, 단지별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는데요. 서울과 수도권 일부 단지는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수도권 내 비인기지역의 경우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자료를 살펴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주요 단지는 1순위 마감을 이어갔습니다. 강남권 재건축과 강북권 재개발 단지를 주축으로 두 자릿수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 마감에 성공했습니다. 


최근 분양한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 클라시아는 평균 32.64대 1, 최고 133.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청약을 마감했습니다. 이에 앞서 강남구 일원동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는 평균 경쟁률 16.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강남권 첫 분양단지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4569만원으로 5000만원에 육박하지만 1000여 개의 청약 통장이 몰렸습니다.


반면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올해 1월 말 진행된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이 2.34대 1에 그쳐 일부 주택형이 미달됐습니다. 3.3㎡당 3370만원의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단지는 2월 말 정당 계약이 진행된 뒤 예비당첨자 계약까지 실시했으나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막힌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잇따라 포기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나왔습니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희비 엇갈리는 분양 성적

수도권 인기지역의 경우 여전히 높은 청약 경쟁률로 분양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939가구 공급에 나섰던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7만2570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청약 경쟁률 77.28대 1을 기록했습니다. ‘위례신도시 우미린 1차’도 3만2880명이 접수해 43.04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습니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분양한 단지의 청약 성적도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2기 신도시인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분양한 ‘검단 파라곤 1차’는 874가구 모집에 264명만 신청해 경쟁률이 0.30대 1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우방건설이 경기도 화성에 분양한 ‘화성 우방 아이유쉘 메가시티 1‧2단지’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152가구 모집에 297명만 접수해 855가구를 채우지 못했는데요. 미달 물량은 전체 가구 수의 74.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우방 아이유쉘 메가시티가 들어서는 화성시는 지난해부터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이미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입니다.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서구의 경우 지난 3월 29일 제31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여기에 인천 계양,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발표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런가 하면 서울 접근성이 좋은 성남 구도심인 중앙동에 들어서는 ‘신흥역 하늘채랜더스원’은 1순위 청약 결과 8.71대 1, 성남 금광동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8.57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해 2기 신도시 지역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쏠림현상’ 뚜렷

지방 상황도 수도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기지역에서는 수십,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인기지역 분양 단지는 청약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전·대구·광주·세종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50대 1을 넘는 단지가 나왔습니다. 반면 같은 광역시급인 부산에선 한 자릿수대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거나 미달 단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쏠림현상이 뚜렷한데요. 대구 달서구에서 분양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빌리브 스카이’는 1순위에서 평균 1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단지는 대구지하철 2호선 죽전역 역세권 입지를 갖춘데다 인근에 KTX와 SRT가 정차하는 서대구 고속철도역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청약열기가 뜨거운 대구 도심과 거리가 먼 외곽지역에 위치한 대구국가산단에서 분양한 단지는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국가산단 모아미래도’ ‘대구국가산단 대방노블랜드’ 등이 연달아 청약 신청자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지방에서도 해당 지역에 따라 양극화가 확대되는 모습인데요. 비규제지역이거나 노후 주택이 많고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지역 등을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반면 입지가 떨어지고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곳은 미분양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는 대출규제가 강화돼 주택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해지면서 분양가나 입지, 개발 호재, 규제·비규제지역 여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6월 한달 동안 전국서 5만여 가구가 넘는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입니다. 서울에선 강남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강북 재개발 일반물량이, 수도권에선 신도시와 택지지구 물량이 나옵니다. 


연초부터 미뤄진 물량들이 6월에 대거 공급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췄거나 입지가 좋아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소위 ‘돈이 될만한 곳’과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더욱 짙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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