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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빨리 늘까? 집값이 빨리 오를까?

집값·전셋값 다 떨어졌는데 왜 정작 사려고 하는 집은 더 오른 걸까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선진국 수준인데 왜 월급인상은 집값 상승을 못 따라갈
까요?

국세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8 국세 통계 연보’를 보면 2017년 귀속 연말정산 근로소득의 평균 급여는 3519만원으로 3년 전인 2014년(3170만원) 대비 11% 인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인구와 일자리가 집중된 서울의 근로소득자 평균급여의 경우는 2014년 3520만원에서 2017년 3992만원으로 3년새 13.41%가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집값은 얼마나 올랐을까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조사 기준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국과 서울이 각각 9.11%, 1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값 상승률과 연봉 인상률의 차이가 고작 2%p내외로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감안한다면 거의 차이가 없었던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집값 상승률과 소득상승의 차이가 별반 없다는 것은 최근 통계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지난 한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3.02%였고, 특히 각종 규제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년말 대비 13.56%로 그야말로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통계청이 조사한 지난해 1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협약임금인상률은 5.10%에 그쳤습니다.


정부가 역사상 최고 규제로 불리는 '9·13 부동산대책'을 시행,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국민이 느끼는 주거 불안은 그대로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통계를 보면 집값이 떨어진 곳이 많은데 일선 부동산 현장을 가보면 현실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곳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으로 빠지지 않고 회자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 속한 서울 용산구도 그런 예인데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조사 기준 서울 용산구 아파트 2019년 1월 현재 3.3㎡당 평균 매매시세는 3550만원으로 전년도 동월 시세(2817만원)보다 733만원이 높습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용산구 아파트의 1월 현재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617만원으로 지난해 동월(1580만원) 대비 2.3% 오른 수준입니다.


용산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언론에서 몇 주 연속 집값 하락세가 이어진다는 등 주간 동향을 발표하다 보니 집값이 엄청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아파트 가격이 내리진 않았다"며 “매수심리가 위축됐다고 하나 현재 집을 구해야 하는 실수요자에겐 여전히 집값에 대한 부담감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통계만 보면 소득이 집값보다 더 빨리 오르는 듯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보면 선진국 문턱인 3만달러 가까운 2만974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달러를 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3개국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소득은 늘고 집값은 안정됐다는 통계를 기준으로 정책설계를 지속할 경우 각종 사회불안이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소득 양극화에 부동산발 자산 양극화도 심화

실제로 통계청의 '2018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가구당 월평균소득은 전년동기대비 4.6% 상승한 474만8000원을 기록했는데 통계를 세분화해 소득 증감률을 보면 1분위(-7.0%), 2분위(-0.05%), 3분위(2.1%), 4분위(5.8%), 5분위(8,8%) 등으로 소득이 적을수록 상승률도 낮았습니다.


집값 역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같은 시기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12.88% 상승했습니다. 이를 가격순으로 5등분한 5개 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가 16억8237만원(29.0%), 4분위 9억4429만원(27.4%), 3분위 6억7570만원(24.0%), 2분위 5억364만원(19.3%), 하위 20%인 1분위가 3억723만원(12.2%) 순으로 고가주택일수록 상승률이 더 높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시장이 내 집 마련보다는 투자나 재테크수단으로 변질돼 주거가치보다 가격가치가 높은 곳이 더 오르는 구조가 된 데다 소득계층별 격차가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임금인상률이 높아졌지만 자기 수준에 맞는 내 집 마련은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습니다.


갈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계층별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주택 구매능력을 나타내는 주요지표인 PIR(Price to income ratio) 지수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PIR은 주택가격을 가구당 연소득으로 나눈 것입니다. 언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돈 한 푼 안 쓰고 몇 년치 소득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라는 식의 기사에서 사용하는 지수가 바로 이 PIR입니다. PIR이 높을수록 소득 대비 집값이 고평가된 것이고 PIR이 낮을수록 소득 대비 집값이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구당 소득은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자료에서는 가구 연소득과 주택가격에 따라 총 5개 분위로 구분합니다. 가장 낮은 20%가 1분위이고 가장 높은 20%가 5분위입니다.

집계된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18년 9월 기준 전국의 중간정도(3분위)의 평균 주택가격은 2억7609만원으로 중간소득가구 연소득(4977만원)의 5.5배 수준입니다. 집값 상승이 거셌던 서울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3분위 평균 주택가격이 6억7570만원으로 중간소득가구 연소득(5055만원)의 13.4배에 달합니다. 분위별로 보면 5분위(전국 6.2/서울 14.1), 4분위(전국 5.8/서울 13.6), 3분위(전국 5.5/서울 13.4), 2분위(전국 5.8/서울 14.5), 1분위(전국 7.5/서울 19.0) 등으로 대체로 소득이 높을수록 PIR 수치도 낮은 편이며 서울의 PIR은 전국보다 평균 2배 이상 높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그럼 이번에는 전국과 서울 기준 최근 5년 간 각 분위별 PIR 변동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상기 그래프를 보면 전국이나 서울의 PIR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매년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국의 2014년 9월 1분위 PIR은 6.1이었고 5분위 PIR은 5.1이었는데 2018년 9월 1분위의 PIR은 7.5이고 5분위는 6.2입니다. 서울의 경우는 2014년 9월 1분위 PIR이 12.5, 5분위 9.5에서 2018년 9월에는 1분위 19.0, 5분위 14.1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과거에는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사람이 5분위 사람보다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빨랐으나 이제는 상위 20%의 5분위 사람이 1분위 사람보다 집을 사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빨라졌다는 뜻입니다. 즉, 소득이 낮은 가구 입장에서는 소득보다 집값이 더 빨리 올랐고 소득이 높은 가구 입장에서는 소득보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더 천천히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한국 땅에 살고 있지만 집값에 대한 체감온도는 분위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죠.


또한 각 분위별로 편차가 있긴 하나 해를 거듭할수록 평균 PIR 수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주택가격에 그만큼 거품이 쌓여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서울의 평균 PIR은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13.4를 기록해 고평가된 상태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올 한 해 동안 집값 하락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PIR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수요자들이 느끼는 주택가격의 체감온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지역별, 소득별 양극화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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