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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생원(許生員)입니다.

근심을 푸는 해우소(解憂所)라 칭할 정도로 편안해야　할 화장실에서 간혹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화장실 변기가 막히는 경우죠. 특히 방문한 곳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요즘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유독 변기 막힘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변기는 왜 막힐까요? 안막히는 변기 개발은 요원한 것일까요? 아이 둘을 키우면서 다년간 화장실 변기막힘을 해결해온 허생원이 정리해 드립니다.

변기가 막히는 이유는 변기 안 트랩으로 인한 구조적 이유, 대형 이물질을 거르기 위해 좁은 관을 사용하는 인위적 이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구조적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변기막힘 첫 번째 이유'는 변기 내부의 배관이 직관배수형태가 아닌 굴곡배수형태의 트랩(Trap)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변기 단면을 보면 배관은 U자형, S자형, L자형 트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U자형 트랩에는 변기 볼(Bowl)에 물이 담수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트랩이 있는 이유는 ① 배수관 악취억제, ② 오수 역류방지, ③ 해충유입 차단이 목적입니다.

2. ‘변기막힘 두 번째 이유'는 변기 볼의 내용물을 U자형 트랩으로 넘기기 위해 『사이펀(Siphon)현상』을 이용하는데, 아무래도 관의 형태이므로 막힘 위험이 상존합니다. 사이펀은 대기압으로 인해 높은 곳에 액체를 구부러진 U자관을 통해 낮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현상입니다. 사이펀현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물질을이동시킬 경우 막힘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사이펀은 『베르누이의 원리(Bernoulli's theorem)』, 즉 유체의 속력이 증가하면 압력이 감소하는 원리로 작동됩니다. 관 내부 액체의 압력이 낮아져 대기압이 높은 물통의 수면을 누르는 효과가 나타나면 구부러진 관의 정상에 올라간 액체는 중력으로 아래통으로 내려갑니다. 이 때 관속 압력을 대기압보다 낮게 유지시켜 액체가 계속 흐를 수 있게 됩니다．

３. '변기막힘 세 번째 이유'는 변기 트랩이 점점 가늘게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좌변기 내 물에 잠긴 U자형 트랩 입구는 6~7㎝, S자형 트랩을 지나 L자형 트랩은 5cm 미만입니다. 이는 변기물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속도를 높이는 『벤튜리관(Venturi tube)효과』를 얻기 위함입니다. 벤트리관효과는 좁은 협곡에서 바람이 불 때 국지적으로 기압이 내려가고, 강풍이 나타나는 현상과 유사합니다. 변기물탱크 압력 만으로 변기물을 깨끗하게 흘러내릴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인위적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동주택에서 개별 좌변기의 하단은 화장실 콘크리트 바닥 아래 『Ｌ자형 연결지관』에 물려있습니다. 연결지관은 건물에 횡으로 설치되어 있는 『주오수관』에 링크되어 있습니다. 만약　좌변기로 ５㎝ 이상의 이물질이 버려진다면 자칫 연결지관 혹은 주오수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좌변기를 들어내거나 주오수관을 뚫기 위해 벽을 뜯어내는 대형공사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주오수관의 막힘은 아랫집에도 피해를 줄 수 있는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L자형 트랩 마지막 배관의 직경이 작은 이유는 정화조로 대형 이물질 투입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계획적인 설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변기가 막혔다면 당황하지 말고, 원인과 막힌 위치를 유추하고, 단계적으로 조치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1. 막힌 원인 찾기

내가 사용 전 이미 막혀 있던 것인지, 내가 사용해서 막힌 것인지 확인합니다. 내 집이 아니어서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미리 좌변기 사용 전 물을 한 번 내리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물 조금 아끼려다가 맘고생 크게할 수 있습니다.

이미 막혀 있는 상황이라면 원인이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내가 원인이라면 경화된 변이 원인인지, 다량의화장지 투입 때문인지, 물탱크 물부족이 원인인지, 원치 않은 이물질이 빠진 것 때문인지 판단합니다.

2. 막힌 위치 유추하기

변기 입구인 Ｕ자형 트랩인지, Ｓ자형 트랩을 넘어 Ｌ자형 트랩인지에 따라 대응이 틀려집니다 '콰르르르' 소리와 함께 조금씩 물이 내려간다면 Ｕ자형을 넘겨 Ｓ자형 트랩까지 넘어간 상황입니다.

그러나 갖은 조치에도 어느 순간 완전히 막혀 오물이 역류한다면 Ｌ자형 트랩을 넘어 자칫 콘크리트 바닥 아래 연결지관까지 막힌 경우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전문가를 부르는 편이 수월합니다.

3. 밀어낼지 당길지 판단하기

경화된 배설물과 화장지로만 막혔다면 밀어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각종 용해제와 적절한 장비로 막힌 곳을 뚫을 수 있습니다. 소형 이물질이 화장지와 엉킨 경우에도 밀어내기로 뚫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물질의 크기가 ５㎝를 넘기거나 다수의 이물질이 복합적으로 투입된 경우에는 밀어내기보다　잡아당기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연결지관과 주오수관이 막히는 경우가 최악의 상황입니다. 그 상황까지 가면 안됩니다. 

4. 보유장비 확인하기

용액제조를 위해 뜨거운 물이 필요하고, 약간의 막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샴푸와 린스도 요긴합니다.　경화된 용변을 녹이기 위한 배수관 용해제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고무압축기와 용수철 관통기가 있으면해결이 쉽습니다.

압축기와 관통기가 없다면 페트병을 이용합니다. 이마저도 없다면 변기 크기를 덮을 만한 폴리에틸렌　봉투와 비닐테이프, 봉투를 변기 크기에 맞게 절단할 가위를 준비합니다. 오물이 튈 것에 대비하기 위해서 마스크와 고무장갑도 준비합니다.

1. 막힌 원인이 경화된 배설물과 물에 녹는 휴지 때문인지, 칫솔 등 플라스틱이나 화장품병 등 녹지 않는 이물질 때문인지 판단합니다. 원인물질을 녹이거나, 배수통로의 마찰력을 적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배설물과 다량의 휴지가 원인이라면 『샴푸와 린스를 푼 더운물』을 붓습니다. 린스의 왁스 역할이 트랩 마찰을 줄이고, 샴푸의 계면활성제가 뭉침을 완화합니다. ３０분 뒤 물을 내립니다. 이 방법은 깊숙한 트랩까지는 도달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경화 강도가 높아 막혔다면 『배수관 용해제』 1L를 절반씩 30분에 나눠 붓습니다. 용해제 ‘차아염소산나트륨’이 이물질을 부식시키고, ‘가성소다’가 물에서 알루미늄과 반응해 열을 발생시켜서 압력을 높이고, ‘계면활성제’가 용해를 촉진시킵니다. 많이 사용하면 배관과 환경에 해롭습니다.

２.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 등 녹지 않는 이물질이 원인이면 용액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이폰력’을 높여 배수관으로 빨려 나가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크기가 ５㎝ 미만인 경우 밀어내는 방법이 좋습니다. Ｕ자형 트랩에서 막혔을 때는 『고무압축기』, 『수동식　압축펌프』 등 공기압을 활용합니다. 최근 레버로 압력을 높여 강하게 밀어내는 『기계식펌프』와　탄산실린더를 장전 후 배출하는 『퍼징（Purging）펌프』가　판매됩니다. 밀착이 느슨할 경우 오물이 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무압축기가　없다면　『페트병』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강한 공기압력이 필요하다면 『테이핑요법』을 권합니다. 완벽한 밀봉을 위해 비데를 제거합니다. 폴리에틸렌 봉투를 절단해 변기를 덮은 후 비닐테이프로 전체를 밀봉합니다. 물을 내리면 공기압으로 밀봉 부위가 부풀면 두 손으로 밀어냅니다. 강력한 사이펀력을 유도하는 원리입니다.

공기압으로 밀어내는 방법이 안 통할 경우 '돼지꼬리'라 불리는 『스프링　관통기』로 밀집된 이물질을 뚫으면서 분리시킵니다. 사용 후 오물을 세척을 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대비 효과가 우수합니다.

３. 크기가 큰 플라스틱이나 화장품병 등이 원인이라면 밀어내는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트랩에걸려있는 이물질을 꺼내야 합니다.

크기가 ５㎝ 이상인 경우 빼내야 합니다. 밀어내는 방법은 Ｓ자형 트랩이나 Ｌ자형 트랩을 막거나, 최악의경우 연결지관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고무압축기』를 사용해 밀어내는 것이 아닌 진공상태에서 낚시하듯 '툭' 빨아들이면서 채어 올리는 방법을 씁니다.

그래도 빠지지 않는다면 『집게 달린 스프링 관통기』를 사용합니다. 관통기는 막힌 곳을 뚫는 장비이나. 최근 끝부분에 집게가 장착되어 이물질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관통기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것마저 안된다면 전문설비업체를 불러야 합니다. 연결지관이 막혀 화장실 바닥을 뜯어내는 것보다는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전문가용 관통기』와 『바큠 석션(Vacuum Suction) 장비』를 보유한 업체가 적절합니다.

1. 물티슈 사용하지 않고, 물에 잘 녹는 화장지를 최소한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기

2. 용변 외 이물질 투입 삼가하기 (머리칼，음식물, 기름기 있는 용액, 젤아이스팩, 방향제볼)

3. 단독주택의 경우 주기적인 정화조 청소로 주오수관 막힘을 방지

4. 오래된 변기는 요석 침착 혹은 석회질이 쌓여 배관이 막히는 경우가 있어 주기적으로 요석제거제 사용 (변기 내 물을 제거하고, 약국에서 구입한 요석제거제를 투입하고, 8시간 대기한 후 청소)

5. 정기적인 변기 청소(먹다 남은 콜라를 변기에 넣고 1시간 뒤 솔로 변기 안을 닦아내면 콜라에 있는 인산, 탄산 성분이 찌든 때를 녹여줌)

6. 꽉 차지 않은 수조물로 물 내리지 않기 (수조가 낮은 원피스형 좌변기는 연속 사용으로 수조물이 부족할 경우 바가지로 물을 같이 부어 변기 내 수조물의 압력을 높일 필요) 

지금까지 ‘막힌 변기 해결하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고객 여러분! 부자 되세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승(健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