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쌀수록 더 오르고 잘 팔린다?

조회수 2019. 10. 29. 10: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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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베블런 효과란 고가의 제품에 대해 수요가 끊이질 않는 과시형 소비 행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보통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가격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으로 인식돼 오히려 더 잘 팔리게 되는데요. 잘 팔리지 않는 물건에 점원이 실수로 가격표에 '0'을 하나 더 붙이자 금세 다 팔렸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인 베블런 효과 사례 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도 이 베블런 효과가 나타나 고가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아파트 비쌀수록 더 많이 산다고?

최근 1년간(2018년 10월 1일~2019년 9월 30일)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가격대 별로 살펴 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아파트 거래 건수가 증가했지만 특히 9억 이상 아파트의 거래량 상승폭이 상당합니다. 


실제 9억 이상 매매가를 가진 아파트의 거래량은 매년 1만건 이상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7년엔 전년도에 비해 약 5,000건 가량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부동산 규제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년에는 조금 주춤한 모습이지만 올해도 3분기까지의 거래량이 이미 1만553건으로 1만건을 넘긴 상황인 만큼 예년 못지 않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가일수록 집값도 더 많이 올랐다

거래량이 늘고 있는 만큼 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는 게 그 방증인데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서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6.5배로 나타났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아파트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아파트가격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건데요.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년 6월 기준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6.1배였으니 1년 전보다 0.4배나 가격차가 더 벌어진 거죠.  


뿐만 아니라 분위별 평균 주택 매매가격만 봐도 고가 아파트의 상승세가 거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위 20%인 1분위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보다 3.4% 하락한 반면 상위 20%인 5분위 평균 주택 매매가격은 오히려 3.2%나 더 올라 분위별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고분양가 아파트일수록 웃돈도 많이 붙어

아파트 웃돈(프리미엄)도 분양가가 높았던 고가 아파트가 더 많이 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2년 내 입주한 아파트를 기준(서울권)으로 분양가 대비 현재 시세를 비교해 그 차액을 살펴보았는데요. 10억원 이상의 고분양가 아파트는 최소 6억~12억원 가량 오른 것에 비해 5억원대 평균 분양가의 아파트들은 그 차액이 3억~5억원가량으로 고분양가의 고가 아파트 시세차익이 2배 가량 더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10억원 이상의 고분양가 단지는 전부 강남 3구가 차지했는데요.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자이, 개포 래미안 블래스티지는 3년 만에 거의 분양가격에 버금가는 오름폭을 보였습니다. 강남 3구 인기지역의 경우 특정 계층의 분양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은 실거주 외에도 분양 이후 수익이 발생한다는 기대감이 원인으로 판단됩니다.  

높은 분양가가 해당 단지의 입지와 상품성을 증명한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시장에서도 고분양가의 아파트들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입니다. 최근 1년간 분양한 단지들의 경쟁률을 살펴보았는데요. 고가의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모두 1순위 마감행렬을 보였습니다. 역시 선호도 높은 강남3구에 집중됐는데요. 해당 단지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역세권, 초품아 등 다양한 인기 요소를 품고 있고 고품격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고가 아파트 상승, 계속 될까?

건설사의 고가 아파트 마케팅 전략은 희소성과 프리미엄을 앞세운 명품 업계의 전략과 비슷합니다. 지속된 불황으로 ‘최저가’, ‘가성비’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비싼 제품을 향한 욕구는 여전하기에 고가의 단지들은 부동산 시장 부진에도 끄떡없는 모습입니다. 


십수억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고가의 아파트가 계속해서 뜨는 이유는 ‘엄선된 프리미엄’에서 오는 차별화 때문입니다. 고급 아파트를 살펴 보면 이름과 명성에 걸맞게 커뮤니티 또한 상당히 고급화 돼 있어 고가에도 입주 수요가 상당합니다. 실제 연예인 거주 아파트로 유명한 성수동의 갤러리아 포레나 한남동의 한남더힐의 경우 수십억에 달하는 가격에도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러한 과시성 소비가 주택 시장의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실제 강남권에서 시작된 고가 주택 과열 현상이 지금은 강북지역으로까지 퍼진 상황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는 재건축, 재개발 정비 사업과 그에 따른 건설사들의 고급화 경쟁으로 상품성이 탁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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