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옥 1년 후 완성한 남편의 인테리어 시공기

조회수 2021. 3. 29. 12:58 수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오늘의집 @재인윤하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BEFORE - 누수. 고통의 기억.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저는 불혹을 목전에 둔 아저씨입니다. 보통 아저씨가 아니라 누수의 고통을 1년 동안 겪은 슬픈 아재입니다.


아래 보시게 될 사진들은 이 아저씨의 취향을 조립해나간 과정들입니다. 벌써 아저씨 느낌이 스멀스멀 나신다면 뒤로 가기를 추천드립니다. ㅎㅎ


자 그럼.. 시작할까요?

비포 사진들은 저에겐 그저 고통입니다.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누수로 1년 동안 마음고생 정말 많이 했습니다. 인테리어보다도 누수에 대한 얘기가 어쩌면 더 하고 싶을지도 몰라요.

겪어본 사람이 아니면 짐작할 수 없는 고통이라 길게 설명 안 하겠습니다ㅜ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세입자와의 갈등. 아랫집과의 갈등. 돈을 들이고 노력을 해도 누수는 잡히지 않고 해결된 줄 알았는데 다시 터지고.

불지옥 같은 1년이었지만 결국 공용 부분에서 원인이 나와서 보험 처리 진행 중에 있습니다. 불행 끝 행복 시작..은 아니고 불행 중 그나마 다행이었달까요.

바로 저기서 찾았죠.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인테리어와 조금도 관련과 관심도 없이 살다가 반셀프 인테리어를 하게 된 이유.

1년간 누적된 누수로 마루 전체가 변색되고 집 전체적으로 습기와 곰팡이로 더 이상 세입자를 받기도 어렵고 최소한 마루 공사도 진행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예 손대는 거 누수의 ㄴ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뜯어고치고 들어가서 살자고 결심하고 3개월 넘게 구상했습니다. 

계획 - 그림을 그리다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아저씨답게 남들 다하는 도면 작업이나 3D 작업해보지도 못하고 그저 상상하고 또 상상하고 그림으로 그려보면서 전체적인 톤부터 세부적인 터치까지 결정했습니다. 

이 그림의 대부분의 요소는 그대로 반영됩니다^^ 하나씩 찾아보세요~!

공사 - 철거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철거는 순식간. 거의 반나절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철거할 때는 그다음 작업인 목 작업 진행을 염두에 두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깔(?) 것인지 생각을 하고 까야됩니다. 무작정 때려 부쉈다가는 후공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철거를 하면서 더 이상 주거 공간이 아닌 그저 공사판으로 변했지만 누수 흔적과 고통받았던 기억들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은 것 같아서 홀가분했지요.

공사 - 목작업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목 작업은 자재 양중 하루를 제외하면 4일에 걸쳐 진행했어요.

목 작업으로 몰딩, 걸레받이, 천정 우물이 없는 매끈한 면들로 만들어 그 위의 페인트 더욱 돋보이게 하고 싶었어요. 많은 디테일보다는 공간과 면을 살리는 개념이었죠. 

TV에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나스, 공유기, 인터넷TV 등 연결할 것이 너무 많아 (아재..아재요..) TV 뒤에 숨기던 아래에 숨기던 답이 안 나와서 거실 반대편 벽 쪽으로 나올 수 있게 TV 케이블 선부터 미리 구해서 벽 속으로 숨겼습니다.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문틀, 문선과 함께 곡선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창틀까지 정리 완료. 목 작업이라는 게 참 신기하더군요. 

이 목 작업은 다음 모든 공정 -올퍼티, 페인팅, 전기, 조명-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좋은 목수님을 만나도록 100일 기도를 하던지 천보일배를 하셔야합니다. 

공사 - 타일을 붙이다. 백각? 백오십각!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요즘은 월패드라고 하죠? 저게 참 교체도 쉽지 않고 선택도 불가능한데 리빙 코랄 벽면 위에 하얀 것도 아니고 허연 것도 아니고 테두리도 이상하고.. 

솔직히 그냥 떼어버리면 안 되나? 하다가 백각 타일을 올려서 오히려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해봤습니다.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마냥 공사판 같았던 집에 백오십각 타일이 시원시원하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33평형이지만 주방과 거실이 일체형이라 상부장, 하부장, 아일랜드 식탁을 제거하고 나니 기분으로는 한 10배 정도 넓어진 것 같았습니다. 

부엌 타일이 모두 올라왔습니다. 조금은 집 느낌이 나서 얼마나 좋던지요.

집의 반정도는 타일로 돌리면 어떨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가 와이프가 집이 목욕탕처럼 보일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해줘서 접었습니다.

공사 - 페인팅. 펜톤 직영팀과의 일주일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모든 공정을 통틀어 '가장 고생이다' 라고 생각되었던 과정입니다. 에어건으로 작업할때는 거의 우주복에 마스크 착용하고 공간이 페인트 분진으로 가득해요.

처음에는 과감하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훨씬 짙은 색을 골랐는데 아파트는 천고가 낮아 공간이 답답해질까바, 또 발랄하게 칠하고 그에 맞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서 결정한, 정말 어렵게 어렵게 장고 끝에 Living coral로 결정되었습니다. 매칭은 약간의 그레이가 섞인 화이트 

집 전체 도색(페인팅)을 '펜톤'으로 한다고 했을때 '벤자민 무어'가 아니고? '던 에드워드' 아니고? 이 질문들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물론 두 곳 에서도 상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리빙 코랄로 색을 정한 순간, 그 색을 정의한 팬톤의 페인트를 쓰는 것도 같이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죠. 

공사 - 마루 설치.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거의 반나절만에 완성해주신 마루.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아이들을 한번 믿어보자며 원목마루로 선택했습니다. 

처음에는 보다 나뭇결이 자연스럽게 보이는 밝은 색을 생각했지만 벽의 발랄 강력한 색을 조금 눌러주고 고급스럽게 마무리를 짓자면 짙은 색이 좋을 것 같았어요.

오큰트리의 Brake oak 광폭 마루를 선택했고 제품뿐만 아니라 시공 실력에도 만족했죠.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안방을 아이들 방으로 계획하면서 필요없어진 화장대와 붙박이장을 제거한 공간.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걸레받이가 없는 집이라 마루 시공을 어설프게 하면 벽면과 마루의 유격이 생겨서 실리콘 떡칠 마감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저 완벽하게 해주셨어요. A4 한장 들어갈 틈 없도록 마감해주셨습니다.

공사 - 전기/조명/콘센트

조명 고민을 페인트 다음으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매입등을 막 30개씩 박고 메인 조명을 없애는 게 대세던데, 저도 한참 고민했습니다. 

아파트 천고가 높지 않다 보니 펜던트 조명이 힘들잖아요. 그런데 천정에 구멍이 너무 많이 뚫린 사진을 보자니 이상하게 조금 무섭더라고요? 환 공포증이 정말 있는 건지.

그래도 침실만은 우아하게 쭉 내려오는 조명을 해보고 싶었는데 사건이 터졌어요.

하하...

전기와 조명 작업해주신 할아버지가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렇게 짤뚱하게 선을 잘라주셨네요.

네.. 제 머리에 부딪힐까바 깊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유럽에서 주문한 조명 딱 세개인데 그 중에 하나를 저렇게 하아...

그래도 뭐 보다보면 길어질까 싶어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집에 콘센트 몇 개, 스위치 몇 개인지 아세요? 저는 압니다. 정확하게 알아요.

도면 위에 몇 구짜리 스위치인지 통합 수구인지 내력벽 위에 있는지 가벽 위에 있는지 3로 스위치는 어디에 들어가는지 모두 알아요

여러분도 인테리어 하시면 다 알게 됩니다 ㅠ_ㅠ

헷갈려서 몇 번이나 다시 발주를 했고 간단할 줄 알았던 콘센트 공사는 할아버지 눈이 침침하셔서 굉장히 힘든 작업이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착하시고 재밌으셨던 할아버지.. ㅜ

공사 - 주방. 이케아 주방. 대만족.

출처: 오늘의집에서 더 자세히 보기 (▲ 이미지 클릭)

이케아 주방 시공은 과정이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매장 방문을 최소 3번 해야만 합니다. 모든 결제와 예약을 직접 방문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죠. 

또 자재부터 미리 배송받고 시공팀이 방문하는 방식이라 번거롭기가 아주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어떤 집스타일이라도 맞출 수 있도록 충분한 옵션을 가지고 있고 상판, 수전, 심지어 조명까지 조화를 맞출 수 있는 것은 현재 이케아 주방 외에 가능할까 싶어요.

이케아 고양점 쇼룸에서 레르휘탄 전시해놓은 것을 보고 거의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상부장이 없이도 하부장이 높고 구성이 좋아서 수납 공간은 충분합니다. 시공은 거의 하루가 걸렸어요.

벽면 수평이 안맞아서 타일이 네개 까이고 냉장고도 없고 상부장도 없지만 그저 좋았습니다. 

가구가 들어오기 전이라 집이라기 보다는 갤러리 같은 느낌입니다.

가구 잘못들였다가 지금의 느낌이 훼손될까바 걱정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튼 인테리어는 이정도면 거의 다 끝났구나 생각했어요. 오산이었죠.

여기까지 정확히 3주가 걸렸고, 이후로 2주동안 저는 집에서 하루 종일 가구 조립과 청소만 합니다. 

AFTER - 아이들의 방

출처: 온라인 집들이 보러 가기 (▲ 이미지 클릭)

거실에서 열린 문을 통해 보이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생각해서 꾸며봤어요.

아이들의 방 (안방)입니다. 

아이방다운 발랄함은 러그와 액자, 노오란 의자가 열일했죠.

들어가볼까요~!

이렇게요. 제가 어렸을때 제 방과 비교하면 제 방은 그냥 창고였네요. 

오른쪽 구석에 시계보이세요? 처음 그림에 있었던 그 시계인데 그레이 벽과의 조화가 더 좋아서 방으로 쫓겨(?)났습니다. 

페그 보드는 처음 설치해봤는데 사랑이에요. 자잘한 학용품들때문에 책상 정리 안되는 것을 완벽하게 그것도 가장 보기 좋은 방식으로 수납해줍니다. 

이층 침대로 조립도 못해보고 싱글 X2 되버린 ㅠ.ㅠ 아빠 맘도 몰라주고 이층 침대가 무섭다네요. 베게와 이불속이 아직 안들어가서 납작해요.

그리고 꼭 해주고 싶었던 이케아 조명!

아이들 방을 만들어주면서 염원했던 방분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고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사하고 가장 좋은 부분은 아이들과의 방분리라고 얘기합니다.

아이들방이라고 하고나니 주인님에게 죄송하네요. 아이들과 고양이의 방입니다. 

아니 고양이 방에 저희 아이들이 세들어 삽니다. 벌써 거의 12년을 함께한 너. 아이들과 잘지내줘서 고마워.

AFTER - 주방. 모두가 다 좋아하던.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주방이에요. 이 주방 만은 모두 아내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속 편하고 집 구경하러 온 사람마다 최소 이 주방만은 칭찬해주더군요. 

또르르.. ㅠ_ㅠ 아내는 며칠 고민했고 난 몇 달 고민했는데..

그래도 저도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식탁은 원래 살던 집에서 가져온 몇 안되는 가구에요. 튼튼하고 넓고 그리고 지금 집과 더 잘 어울려요.

매일 커피를 각자 두 잔 이상씩은 들이키는 저희를 위해 누나가 권해준 브레빌.

누나가 생선으로 사준 발뮤다 토스터.

실용면에서도 심미적으로도 만족으로 주는 멋진 제품들이죠. 네 가장 아름다운 것은 가격입니다 ㅠ

AFTER - 거실. 앞은 갤러리 뒤는 작업실.

33평 아파트인데 구조 덕분인지 복도, 거실, 주방이 이어져서 어떤 각도에서는 정말 40평대 이상의 공간감을 줍니다. 

정말로 정말로 액자처럼 보이는 더 프레임 TV.

TV방송은 거의 안 보고 밤에 넷플릭스를 보거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을 하기 때문에 켜있는 시간보다 꺼져 있는 시간이 더 많은 TV입니다. 그래서 까만 화면 대신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입니다! 

75인치 대신 65인치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지만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거실의 뒷면? 입니다. ㅎㅎ 분위기가 완전 다르죠? 와이프와 저는 집에서 일하기 때문에 거실 공간이 가장 중요합니다. 


앞면(?)이 워낙 잘 나와서 사무실은 방으로 밀어 넣을까 했지만 방에서 하루를 보내기 싫다는 와이프님 말씀에 거실로 나왔죠. 맞는 선택이었어요. 와이프 말은 뭐든지 정답이에요.

거실 티비와 연결되는 닌텐도 스위치, 플스, 공유기입니다! 

IPTV와 나스는 아랫칸에 있어요. IT 기기가 많아지면 티비 주변이 선들로 끔찍한 난장판이 되는데 이정도면 깔끔하게 정리잘 되었죠? ㅎㅎ

AFTER - 침실

저희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이 부부의 침실이 되었습니다. 침실에서는 아무것도 할일이 없잖아요. 그런가요? 아닌가요? ㅎㅎㅎㅎ 매트리스와 침구 이외에 다른 가구는 들이지 않았어요. 

단정하고 조용한 곳에서 자고 일어나고 거실에 나왔다가 리빙 코랄색에 잠 확깨고..

인테리어 준비하면서 많은 분들의 작품 같은 집들과 개개인의 취향과 선호가 가득한 공간들을 보면서 저도 인테리어를 마치면 한번 올려볼까 하다가 공사가 끝난지 꼭 한달이 되는 지금 올려봅니다.


이 인테리어가 촌스러운 욕망의 한 구석을 채워준 취향의 조립과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결혼 1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되기도 했구요.

 '이제는 다시는 안한다' 

라고 생각할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딱 그만큼의 애정도 생겨나 내 집이 정말 내 집이 되어준 그런 일이었습니다. 무지 무지 긴글 정말 다 읽으셨다면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집들이 속 제품 정보를 알고 싶다면? 

▼ 클릭 ▼

BEST 온라인 집들이가 궁금하다면? 

▼ 클릭 ▼

가장 사랑받은 집들이를 책으로 만나보세요!
▼ 클릭 ▼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