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70년대 주택이라고? 리모델링이 이렇게나 효과적입니다.. 24평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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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Jake.C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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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인 레이아웃에 맞춰서 꾸미는 것 보다는 내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춘 공간은 어떤 걸까 라고 고민하는 것부터가 '진짜 나의 집'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저와 제 와이프는 모두 패션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년간 해외남성복 바이어로 일 했고, 와이프 또한 해외여성복 바이어로 일을 하다 최근엔 본인의 가방브랜드 '제이미원더(Jamie Wander)'를 런칭해서 정신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네요.
평소 둘다 패션 뿐만 아니라 홈인테리어, 음식 등의 라이프스타일에도 관심이 많아서 시간과 여건이 될 때마다 국내, 해외 등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고 경험하는 걸 좋아해요. 게다가 외국생활을 (미국,중국) 오래 한 와이프 덕분에 다양한 나라에 친구들이 있는데, 여행 갈 때마다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공간, 특히 집에 대한 관심과 힐링라이프 (식물키우기, 경치 좋은 곳 찾아다니기, 한적하고 여유 있는 공간 가기 등)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모든 관심사가 잘 쉬고 인생을 잘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포커스가 맞춰져 있던 상황이었어요.
그러던 중 작년 초, 3월 경에 지인소개로 창신동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 갔을 때 서울에서 이 곳만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걸까 할 정도로 70년대의 느낌이 물씬 나는 창신동의 풍경에 완전히 취해 시간 날 때마다 갔던 것 같아요. 지금의 집을 4월에 만나서 계약했는데 30일 동안 20번 정도는 갔던 것 같아요.
건축학개론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동네인데 간판 뿐이긴 하지만 비디오 가게가 아직 있어요. 옛 풍광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동네죠.
사실 저희도 태어나서 아파트를 벗어나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주택, 그것도 70년대 구옥으로 이사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조용한 동네와 집에서 남산-동대문까지 서울 전역이 내려다 보이는 환상적인 뷰에 반해 생각보다 빨리 마음을 먹고 계약을 하게 됐어요.
둘 다 워낙 친구들을 좋아해서 서울을 내려다보며 친구들과 옥상에서 각종 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득 안고 있는데요, 옥상은 날이 풀리고 봄에 꾸밀 예정이에요 :)
저희 공사의 컨셉은 힐링할 수 있는 미니멀한 공간과 친구들과의 모임이 가능한 공간, 그리고 일과 가정생활이 분리 된 공간이었어요.
Before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확실히 오래 된 구옥이라 생각하지 못 한 부분들이 많이 발견되어 중간중간 새롭게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 생각보다는 어려웠던거 같아요. (바닥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워서.. 철거비용이.. 비용이..!)
너무 오래 된 집이라 2층 화장실은 심지어 외부에 별도로 설치되어 있었고
단열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던 상태라 스타일링에 관한 비용은 최소화 하고, 튼튼하고 따뜻한 집을 만드는 걸 최우선 과제로 삼고 공사를 진행했답니다.
덕분에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자재, 스타일링 등)들을 고민하고 찾아보고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서 아주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답니다 :)
도면
2개월의 즐거우면서도 힘들고, 힘들면서도 즐거웠던 공사가 끝나고 완성 된 저희 공간입니다!
1층은 매장과 사무실 겸 응접실, 그리고 게스트룸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둘 다 모던한 걸 좋아해서 (특히 와이프가 미니멀 한 걸 좋아해요) 집의 베이스가 되는 공사는 최대한 공간이 넓어 보일 수 있게 하는데에 집중했어요.
넓지 않은 공간은 블랙/화이트, 그리고 거울을 최대한 많이 사용하는 게 공간을 넓어보이게 한다고 생각해서 응접실 한 쪽 벽면은 전부 거울로 공간감을 최대한 살려주었어요.
종종 사무실이 바로 아래층에 있어서 출근 할 때 편하겠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데요, 와이프의 경우에는 출퇴근 하는 시간동안 여유 있게 커피 한 잔을 즐기며 하루 계획을 세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하네요. (전 아니지만.. ^^;) 단, 일하는 공간이 너무 가깝다 보니 사실상 '퇴근'이라는 개념이 없어졌죠.
대신 저희는 2층에서 피크닉바구니에 안주, 와인 등을 챙겨서 위 사진 속 1층 게스트룸으로 소풍을 와요. 영화도 보고 TV도 보고 하면서 항상 놀러 온 느낌으로 살 수 있어 행복해요
2층 도면
주방
2층은 저희 주거공간이에요. 1층은 25평이고, 2층은 24평 정도의 공간인데요. 여기 또한 공간이 넓어 보일 수 있는 것과 모던한 스타일을 중점으로 공사했어요.
최대한 깔끔한 도화지 같은 느낌의 집이었으면 했어요. 깔끔하면 할수록 나중에 우리의 공간에 싫증이 났을 때, 가구와 소품의 변화만으로도 다양한 분위기 전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아직 소품, 액자, 테이블 등 추가적으로 집을 꾸며가는 중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든 것은 수납공간에 넣어 보관하고 바깥은 최대한 심플하게 꾸미려 노력했답니다.
다이닝룸
그리고 조명의 컬러가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50%는 차지한다고 생각하는 1인이라, 많이들 사용하시는 밝은 화이트 컬러의 조명보다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노란빛을 선택했어요.
인테리어, 스타일링을 하면서 비용 대비 최대효과를 내는 방법은 따뜻한 조명컬러와 '쉐프의 킥' 같은 힘 있는 가구 (또는 공간) 하나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대리석에 놓은 6인용짜리 대리석 테이블을 가장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양 옆으로 의자를 2개 더 놓으면 8명이서도 식사를 할 수 있어요!) 지인들 초대하는 일이 많은 저희 부부에게 정말 유용한 가구랍니다.
개인적으로 식탁은 무조건 큰 사이즈를 구매하시길 추천해요. 다이닝룸에 특별한 스타일링 없이도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가구이기도 하고, 식사 외에도 이 곳에서 많은 작업, 대화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가장 시원-한 식탁을 사면 좋을 것 같아요!
침실
숙면에만 초점을 둔 침실이에요. 넓은 침대는 뒹굴뒹굴 쉬기에 아주 딱!인 것 같아요. 거실과 침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공간 별로 꼭 필요한 가구만 놓는 게 저희 집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옷은 드레스룸에 별도로 수납하기 때문에 침실에는 침대만 둘 수 있었어요.
욕실
욕실도 화이트로 깔끔하게 꾸몄어요. 수전은 블랙으로 포인트로 줬구요. 블랙 앤 화이트이다 보니 현재는 모던한 느낌이 강하지만, 식물을 군데군데 두어서 따뜻한 공간으로 만들려 하고 있어요.
복도
복도 한 쪽 벽은 조적 마감 그대로 살려서 약간은 러프한 느낌이 나요. 여기도 어떻게 채워가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이 고민이 참 즐겁네요 :)
단독주택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리고 주택은 막연히 '비싸다'는 생각, 저희도 처음에 했었어요. 와이프나 저 둘 다 아파트생활만 계속 해 왔기에 주택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죠. 근데 알아보기 시작하니 비싼 동네를 제외하고는, 서울 구도심쪽의 오래 된 주택 같은 경우는 주택에 대한 값어치가 굉장히 낮게 평가되고 있고, 땅값도 생각만큼 비싸진 않더라고요.
다시 이사를 준비해야 하는 날로 돌아가서 아파트와 주택 중 고르라고 한다면 저흰 망설임 없이 주택을 결정 할 것 같아요. 이사오고 나서 정말 많은 게 달라졌거든요.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다른 이들 신경쓰지 않고 뛰어다닐 수 있고 음악 듣고 친구들과 모여 놀고. 왜 진작 이 곳에 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요.
제가 이번에 구옥을 리모델링 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지만 그 중 하나만 꼽아서 말씀 드리자면
+ 단독주택을 찾으실 때 집안의 설비(배관,난방,단열 등)가 최대한 문제 없는 집을 고르신다면 생각보다 인테리어 부분의 상당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요.
또한 구옥을 고를 때 유심히 보셔야 하는 부분은 건폐율/용적율 부분이에요. 건폐율/용적율과 상관 없이 토지를 채워서 지은 집을 구매하신 뒤 리모델링 하시면 비용 대비 2배로 넓은 집에서 살 수 있어요! (예를들면, 요즘은 50평 대지면 25평 건물이 올라가는데 구옥은 50평대지에 50평 건물을 올려놓은 경우가 많거든요)
그리고 구옥을 리모델링 하면 서울시에서 각종 비용(금융)지원을 신청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잘 활용하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답니다. (리모델링 4,500만원 / 신축 9,000만원 지원 등)
테라스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가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 중 한 곳이죠. 그런데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또한 얼마 전까지 그랬던 것 같아요) 힐링하며 쉬는 장소, 공간을 집이 아닌 바깥에서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집을 그냥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최우선적으로 풀어가는 공간으로 꾸며 나갔으면 좋겠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운동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독서하기 좋은 집을,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파티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레스토랑 같은 집으로.
거실에는 TV가 있고 침실, 드레스룸으로 구성 된 획일적인 레이아웃에 맞춰서 꾸미는 것 보다는 내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춘 공간은 어떤 걸까 라고 고민하는 것부터가 '진짜 나의 집'으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
보기 좋고 멋진 인테리어와 소품도 좋지만 그런 것들이 집이 가진 '가치'는 아니죠. 집은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위한 공간을 꾸미는 걸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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