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손 아들, 효도선물로 부모님 침실을 꾸며드리다! 250만원으로 호텔방 탄생시킨 셀프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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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브러쉬오프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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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터를 잡은 제 집, 최근에 직접 꾸민 작업실을 보신 어머니께서 제게 넌지시 인테리어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구요. 공간에 대해 큰 관심이 없으셨던 분이 공간의 변화가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들을 보시면서 와닿는 게 있으셨나봐요.
오늘의 집에 벌써 세 번째 셀프인테리어를 소개하네요. 저는 종각에서 보테니컬 아트 수업을 하고 있는 31살, 그림 그리는 남자입니다. 최근에는 그림 수업 외에도 인테리어에 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너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처음엔 저희 집, 그 다음에는 아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제 작업실을 소개 드렸는데요. 오늘 소개 할 공간은 부모님 침실이에요.
서울에 터를 잡은 제 집, 최근에 직접 꾸민 작업실을 보신 어머니께서 제게 넌지시 인테리어 이야기를 꺼내시더라구요. 공간에 대해 큰 관심이 없으셨던 분이 공간의 변화가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들을 보시면서 와닿는 게 있으셨나봐요.
아마 대다수의 부모님들 방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가구 하나하나 커튼, 침구 등 좋은 소재, 브랜드 있는 제품들로 적지 않은 금액이 들었지만 모여 있을 때 딱히 느낌이 없는 그런 [익숙한 공간].
이번 부모님 침실은 그렇게 익숙한, 보통의 공간에 대단하진 않지만 특별함을 담고 싶었어요. 대개의 부모님들이 그러시겠지만 특정한 느낌이 강한 인테리어는 부담스러워하세요. 평생을 남들과 같이 평범하게 사셔서 튀는 걸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도 있고, 침실은 어떤 곳 보다 편해야 하는데 너무 잘 꾸며져 있으면 되레 마음 놓고 편하게 있기 어렵다시더라구요.
일단 기존의 옷장, 침대 등 방안에 있는 큰 물건들은 다 버렸어요. 매번 느끼는 점이지만 인테리어의 절반은 버리기인 것 같아요.
이번에 신경 쓴 부분은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수납이에요. 평소에 워낙 화장품이며 건강보조 식품이며 의료기구며, 살아온 세월 때문에 쌓인 기타 등등의 자잘한 짐들이 테이블, 의자 침대를 점령하고 있어서 아무리 정리를 해도 깔끔한 느낌이 나질 않았거든요. 두 번째는 컬러의 통일이었어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라 편안한 베이지 톤을 메인 컬러로 잡고 가구, 패브릭을 맞췄어요.
마지막은 버려지는 것들의 활용이에요. 그림 수업 인원이 많아지면서 작업실에 있던 6인용 테이블을 버리고 10인용으로 새로 제작했는데, 멀쩡한 6인용 테이블 상판인 아카시아 집성목을 그대로 버리기 아깝던 그 때에 지금 작업을 하게 되면서, 상판을 커팅해서 침실 서랍장 위에 올리기로 했어요.
그리고 길에서 주운 나뭇가지는 커튼봉으로 변신 시켰답니다. 이건 잠시 뒤에 소개할게요!
벽 페인트도 새로 칠하고,
서랍장 조립도 하고,
방에 놓을 그림도 작업실에서 그려갔어요.
대부분 셀프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업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하루인데 퇴근 후 혹은 주말동안 동안 중노동을 해야 하니 엄두가 안 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3일 정도 걸렸는데 다 끝내고 보니, 그래도 제가 3일동안 고생한 덕에 부모님이 앞으로 10년 동안 편하게 지내실 걸 생각하니 뿌듯함에 피로가 싹 가시더라구요. 다들 이런 맛에 셀프노동 하는거겠죠? :)
아까 그 나뭇가지는 침대 위 커튼 봉으로 변신했어요. 길에서 그냥 흔히 보던 나뭇가지인데 세상 어디에도 없는 걸로 바껴서, 이 방을 훨씬 근사한 곳으로 만들어줬죠.
괜찮지 않나요 :)
완성된 모습을 보시고 어머니께서 '호텔방 같다'고 하시는데, 정말 뿌듯하더라고요.
서랍장 위의 상판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제 작업실에 쓰던 6인용 책상을 재활용 한 거에요. 화장대를 따로 구입하지 않고, 여기 상판에 호텔에서 많이 쓰는 볼록거울을 달아서 화장대를 만들어 드렸어요. 그동안은 노안 때문에 바닥에 거울을 두고 화장 하실 때마다 한 손엔 거울을 들고 나머지 한 손으로 화장품을 바르셨는데, 이렇게 해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네요. 어느 날은 이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서 친구분들에게 자랑하시는 모습을 봤어요. 이정도면 성공이다 싶으면서도 마음 한 켠이 찡하더군요.
대부분의 작업을 셀프로 했지만, 시공은 전문가에게 맡기시길 추천해요. 저는 이번에 재활용과 셀프노동으로 절약한 금액을 전부 붙박이장 시공에 썼거든요. 이번 작업 중 가장 마음에 들게 한 일이에요. 욕심 부리지 말고 필요한 것은 전문가에게 맡기기!
조금 아쉬운 건 붙박이장 반대편의 이케아 서랍장 마감이 생각보다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아 문 사이의 틈이 조금 삐뚤하게 완성됐다는 거에요. 못내 아쉬운 부분이지만 그래도 디자인 자체는 훌륭한 것 같아요.
우리네 부모님들은 지금 저희 세대가 누리는 다양함과 풍요로움을 많이 못 누리셨잖아요. 아파트의 매매가, 인테리어 공사비용 등 이런 금액적인 부분으로 바라보시는 게 더 크기 때문에 정말 조금의 비용과 노력 (조금은 큰)으로도 얼마든지 공간이 바뀔 수 있고, 바뀐 그 공간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시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침실을 보고 처음으로 하신 ‘호텔같다’ 라는 말이 불쑥불쑥 떠올라요. 이제 호텔 같은 이 곳에서 일상을 좀 더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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