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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부부의 덜어낸 집, 40평 단독주택 건축 이야기

조회수 2020. 10. 8.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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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sairomlee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안녕하세요. 서울을 과감히 떠나 양평에 살고 있는 가족입니다.

저희 부부는 건축 유학 중 연인사이로 만나서 귀국 후 결혼과 함께 서울의 20평대 아파트로 신혼살림을 시작 했습니다. 전세 두바퀴를 돌 무렵 가족을 위한 고정된 집이 절실했고, 첫아이가 만 세살을 막 넘길 무렵 20평대 아파트 전세비용 정도의 자금으로 서울 외곽에 그 동안 생각만 했던 첫 저희 부부 소유의 집이자 첫 부부 공동 프로젝트를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그 동안 생각해왔던 좋은 집을 위한 개념들을 정리해서 6개월여 시간동안 정말 신나게 설계하고 공사기간 4개월까지 약 10개월의 여정을 거쳐 2020년 봄 '412하우스'라고 이름지은 새 집으로 이사 오게 되었습니다.


그럼 저희 가족의 집 '412하우스'를 소개해보겠습니다! 

건축과정

출처: 오늘의집 온라인 집들이 보러가기 (▲ 이미지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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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설계 과정에서 '무엇으로 채울까 보다는 무엇을 덜어낼까'에 집중했습니다. 넓은 잔디 마당, 다락방, A/V룸, 수영장 등 아파트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이러한 일시적 용도의 공간들은 과감히 배제하고 저희 가족의 생활안에 이미 들어있는 공간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 그 쓰임이 이루어지는 공간들만 신중하게 배치 하였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에 맞는 공간과 동선을 잘 다듬어서 도면으로 그려내는 과정은 꿈만 같은 시간들이었습니다. 매일 밤 이야기 나누고 고민하던 것들이 대지 위에 천천히 현실화되는 것을 지켜봤을 때는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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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외관의 전체적인 모습은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환기구, 보일러연도, 보안카메라 등을 포함한 모든 부착물들을 계획단계부터 가지런히 정리된 모습으로 위치를 잡아주었습니다. 연회색 컬러강판(리얼징크)으로 마감한 지붕은 빗물이 잘 흐르고 겨울엔 쌓인 눈이 잘 녹아 내리도록 남쪽으로 경사져 있고, 벽면은 창호보다 백색 스터코의 솔리드한 면이 지배적 입니다. 효과적인 채광, 환기, 사생활 보호 이 세가지를 모두 만족 시키기 위해 정남향으로 배치해서 각 공간의 크기에 비례하게 세 가지 크기로 창을 계획하였습니다. 가장 큰 창이 거실, 중간 크기는 침실, 가장 작은 창은 복도, 주방, 세탁실에 두고 추가로 복도와 계단은 전동 개폐식 천창을 설치 하였으며 모든 문은 포켓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하여 환기시 항상 열어 두어도 바람에 문이 닫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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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져린 색깔의 팬톤 의자 두 개를 현관으로 통하는 길목에 두었더니 아이가 뛰어놀다가도 앉고, 저희가 마당 일을 하다가도 앉게됩니다. 보기에 아름다운 만큼 편안한 의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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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에서 자란 듯한 멋진 사철나무를 만나 거실에서 바로 볼 수 있는 위치에 심었습니다. 초여름엔 아침부터 꿀벌 수백마리가 몰려와 거실에서 꿀벌 쇼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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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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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은 오픈 플랜으로 소파를 중심으로 주방과 나누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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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대부분의 생활을 하고 있는 거실에는 평소 자주 쓰는 물건들과 함께 아이가 자주 갖고 노는 장난감들을 수납할 수 있는 비초에 606 선반시스템을 두었습니다. 실내 공간을 계획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벽에 걸릴 회화작품입니다. 건축 예산에서 마감재 비용을 조금 줄이고 좋아하는 판화작가 구자현님의 석판화 한점을 구매했습니다. 고가의 마감재나 통창보다는 도화지같은 백색의 합지벽지에 좋은 판화작품 한 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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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은 도시보다 달이 밝게 느껴집니다. 도시의 빛에서 멀어지니 자연이 주는 어둠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시골의 집은 도시의 집보다 적절한 조명과 조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너무 많은 조명보다는 빛이 필요한 위치에 적당한 조명을 두는 것이 중요한 듯 합니다.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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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플랜의 가장 큰 장점은 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희 가족은 거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주방과 거실을 한 공간으로 묶어서 보다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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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은 식사도 하고 아이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저희가 간단한 작업을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상부장 대신 다용도실의 수납공간으로 대체하며 주방은 최대한 가볍게 하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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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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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전원속의 내집 9월호)

현관에서 짧은 동선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전체 매스의 코어 역할을 하는 두개의 화장실을 둘레로 돌아가게 배치하였습니다. 덕분에 각층의 화장실은 4면 모두 외부와 접하지 않아 겨울에 추울걱정 없고, 결로현상으로 인한 단열재 손상도 줄어 듭니다. 단독주택의 2층은 한여름이 되면 계단부에서 상승하는 더운공기가 갇혀서 각층의 온도차가 심하게 납니다. 공기가 수직으로 이동하는 길목(계단참 위)에 전동 개폐식 천창을 두어 더운 공기가 지붕밖으로 바로 배출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실용적이면서 시간에 따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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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중순 정오에 촬영한 모습 입니다. 여름엔 천창을 통과한 자연광이 바닥까지 길게 내려오고 겨울에는 천창아래 턱밑까지 짧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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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서 천창을 통과한 빛이 점점 길어지는걸 보고 아이가 "햇님이 밥을 많이 먹어서 키가 컸나보다" 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빠 엄마가 설계한 공간을 아이의 관점에서 관찰하며 해석해 줄 때 이 집이 이제 완성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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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복도에도 천창을 두어 불을 켜지 않아도 자연 채광으로 공간을 밝힐 수 있습니다. 맑은 날에는 구름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고 밤에는 쏟아지는 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끔 환하게 비추는 달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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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별들도 매일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침실

출처: <침대> 정보 보러가기 (▲이미지 클릭)

침실은 거실, 주방과 대조되는 정적인 공간입니다. 창문과 가구 등이 많거나 크지 않습니다. 가로, 세로 90센치미터 정사각형의 창은 적절한 양의 채광과 환기가 가능하며 가리지않고 늘 투명한 유리상태로 두어도 사생활 침해를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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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방

아이방은 수납공간이 많아야 한다는 것 외엔 부부침실과 같은 개념입니다. 사용기한의 한계가 있는 아이전용 가구보단 아이가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밝고 가벼운 질감의 책장, 선반, 그리고 싱글사이즈 침대를 사용 중 입니다. 창문 좌측의 액자들은 일러스트 화가 브루스 도셔의 뚜르 드 프랑스 기념 오리지널 포스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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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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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희 집 집들이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웃분들께서 집 구경하러 오실 때마다 집 이야기하는 것이 무지 재미있었는데 이렇게 오늘의집에서도 저희 집을 소개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집을 짓는다고 생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들의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계획과 설계를 통해 잘 준비만 한다면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나만의 집'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가족이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보내는 공간을 계획하고 이해하고 잘 사용하는 것 만큼 흥분되고 신나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양성을 잃고 평수와 지역이 곧 경제적 위치를 말해주는 주거문화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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