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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타일도, 마루도 없다! 33평 마이너스 옵션 아파트 반셀프 시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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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 SLOW360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스튜디오' 같은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안녕하세요. 바다와 여행을 사랑하는 결혼 5년 차 부부입니다. 인테리어를 전공하여 가구 회사에서 설계직으로 근무하던 저는 신혼 초에 분양받은 마이너스 옵션 아파트 입주를 위해 퇴사를 결심했어요. 직접 인테리어 반 셀프 시공에 매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일이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결코 남의 손에 맡기고 싶지 않았어요.

아파트가 지어지는 3년 동안 남편과 함께 우리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다양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수시로 현장에 찾아가 우리 집이 위치한 층수를 확인하며 그곳에서 바라보는 미래의 아침을 상상하곤 했어요. 그리고 그 벅찬 느낌을 그대로 작업에 옮기며 인테리어를 구상했습니다.

도면

84형(33평) 타워형 구조의 아파트 평면입니다. 타워형 구조는 아직 많은 분께 익숙지 않은 평면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타입이에요. 하지만 저는 거실과 안방 사이에 위치한 알파룸 공간 활용과 대면형 주방 설계의 가능성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비인기 타입인 타워형 구조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살아보니 남동, 남서 방향의 일조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점과 개성 있는 평면이 주는 신선한 경험이 너무 좋아요. 흔히 타워형의 단점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통풍'도 거실과 주방 창을 열어두면 아주 시원하게 바람이 들어와서 걱정할 게 없어요. 창의 방향보단 바람길이 더 중요하다는 걸 직접 확인하고 있죠.

공사 전 작업한 인테리어 투시도입니다. 구조와 마감재에 따른 전체적인 무드를 도면보다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스케치 업으로 작업을 한 뒤 공사 현장에서 필요한 디테일한 치수는 캐드로 작업하였습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쓴 부분은 역시 대면형 주방 설계이고, 첫 신혼집에서 경험한 라이프 스타일을 바탕으로 나머지 공간들을 계획했어요. 또한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집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가구까지 그동안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를 위해 작업했던 것처럼 이번엔 우리 집을 위해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1. 반셀프 인테리어 준비하기

마이너스 옵션으로 분양을 받았다고 하면 지인들은 "뭐가 마이너스야? 가구가 없어?"라고 묻습니다. 그럼 저는 가구는커녕 변기도 없고 타일도 마루도 없다고 말합니다. 도배도 되어있지 않은 콘크리트와 석고 보드 마감이 끝이라고 말하면 아무도 그게 어떤 모습인지 상상하지 못해요.

사전점검이 있던 날. 저에겐 익숙한 이 광경들이 남편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을 줬던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민낯의 집의 모습을 보고 나니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기까지의 인테리어 공사가 얼마나 대단하고 힘든 일인지 알 것 같다고 말을 하더군요. :)

사전점검일에는 하자 점검과 함께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공정별 업체분들의 실측. 목공팀과 타일, 마루 업체의 사장님들이 오셔서 실측하고 필요한 자재량을 산출하여 구체적인 견적을 뽑아주셨어요.

또 다른 준비는 자재선정. 인테리어 업체들의 포트폴리오와 마루 & 타일 회사의 SNS 계정을 통해 대략적으로 하고싶은 모델들을 정해둔 후 공사 시작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쇼룸에 방문하여 실물을 확인했습니다.

이 시기엔 가구 제작을 위한 공장 방문도 해야 했어요. 어느 날은 LPM공장에 가서 몸통 자재와 PET 도어 컬러를 선정하고, 

어느 날은 소파 공장에 가서 디자인 협의와 기능성 원단 샘플 테스트를 하고, 또 어느 날은 무늬목 공장에서 주방 도어 샘플을 확인합니다.


발품을 팔아 최대한 다양한 자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제 차는 역대 최고 연비를 자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짬이 나는 시간마다 가구를 설계하고 도기 & 수전류, 손잡이, 경첩, 조명, 실링 팬, 액세서리 등을 서칭하며 준비합니다. 배송기간이 긴 직구 상품들은 미리 주문하기도 하고요. 설비와 관련된 욕실 제품들은 디자인이 예쁘다고 모두 우리 집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기 설치 기사님과 충분한 상의를 거친 후에 발주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결정하고 구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빠진 것은 없는지 꼼꼼한 확인이 필요했어요.

2. 본격 인테리어 공사 시작

반 셀프 인테리어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은 카페가 있어요. 바로 네이버 셀인 카페입니다.

많은 전문가분들과 비전문가이지만 이미 공사 경험이 있는 셀인 선배들, 저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셀인 꿈나무가 함께 소통하며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는 곳입니다. 공사 2년 전부터 카페에 가입하여 공정 순서에 대해 공부하고 조언을 들으면서 계획해 나갔습니다. 또한 실력 있는 공정별 업체들도 카페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일찌감치 서두른 덕분에 어벤져스라고 불리는 각 팀을 섭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된 철거 & 설비 공사. 마이너스 옵션이라 철거할 부분이 많진 않았지만, 대면형 주방 설비를 위한 급배수 이전이 까다로운 작업이었어요.

전기팀에서 기초 전기 작업과 작업등을 달아주신 후에 목공팀이 들어와 집의 뼈대를 잡아주시고요.

집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도배 다음 타일이라 타일 팀은 일주일이나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타일 시공이 마무리된 욕실엔 도기와 수전까지 예쁘게 설치가 되었고요.

이후 샷시의 필름 작업이 끝나고 각 방에는 마루가 깔렸습니다. 타일과 마루의 단차 없는 시공이 관건이었는데 너무나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었어요.

도배지는 페인팅 질감이 느껴지는 모델로 선택했고요.


배경보단 가구나 소품이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위해 모든 공간은 무 문선 & 무 몰딩으로 계획했습니다. 무 문선 & 무 몰딩은 퍼티 작업 후 도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력 있는 도배사님을 만나게 되어 도배로도 제가 원하는 디테일을 실현할 수 있었어요.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은 역시 조명이죠. 매입등과 간접 조명, 실링팬까지 설치된 거실을 보고 있으니 정말로 인테리어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게 실감 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직접 설계한 붙박이 가구와 주방 가구가 들어와 자리를 잡아갑니다. 디자이너가 가장 뿌듯한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도면으로 숱하게 마주하던 그림들이 눈앞에 실제로 펼쳐질 때.

그렇게 모든 공사가 끝나고 입주 청소할 시간도 없이 이사했습니다. 사실 인테리어 공사를 준비하면서 이사하는 날 기분이 어떨까 생각해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만큼 감정이 북받쳐 올랐어요. 하지만 공사 기간 내내 여러 사건 사고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이사의 감동을 느끼기엔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이사 당일 빌트인 가전 설치까지 문제가 생기면서 감동이 아닌 서러움에 엉엉 울기도 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부끄럽지만 그때 당시엔 어쩜 이렇게 한 번에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답답함을 혼자서라도 호소하고 싶었나 봐요. 이사 직후 다시는 직접 공사를 하지 않을 거라고 결심했는데 그 고생이 잊혀질 때쯤 되니 또 한 번 나에게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고민하지 않고 셀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저는 역시 망각의 동물인 거죠?

이사 일정이 맞지 않아 쫒기듯 들어온 새집에서 가구 없이 생활한 시간이 꽤 길었어요. 늦더라도 좀 더 완벽하게 만들고 싶었던 제작 가구들이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죠. 하지만 맨바닥 매트리스 생활도, 커튼도 없는 거실 한복판에 깔아둔 잠자리도. 모든 것이 낯설고 재밌는 새집이었어요. :)

3. 입주 후 한 달, 정돈되어가는 슬로하우스

입주 후 한 달 만에 가구들이 채워졌어요. 드디어 식탁에서 밥을 먹고, 소파에서 TV와 영화를 보고, 침대에서 잠을 자는 평범한 일상이 시작된 거죠.

거실 & 다이닝 룸

저희 부부는 각자의 공간보다 거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해요.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밤, 술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영화나 예능을 보는 즐거움, 소파에 널브러져 책보며 커피 한 잔, 답답한 방보단 카페처럼 오픈된 공간의 작업실. 이 모든 것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멀티형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알파룸의 가벽을 철거하고 거실을 넓게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소파 뒤편에 작은 다이닝 공간을 만들어 카페, 작업실, 레스토랑처럼 사용하고 있죠.

이전 집에서부터 식탁보단 소파 앞으로 음식을 가져와 TV를 보며 주말 밤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식탁을 TV가 보이는 위치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에서 서재로 꾸며진 알파룸 공간을 보자마자 우리 집이 된다면 식탁 위치가 바로 저곳이 되겠구나 생각했죠. 거실을 넓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거실과 이어진 독립적인 다이닝 공간이 있다는 건 정말 매력 있는 구조라고 생각해요.

거실과 다이닝룸의 경계는 중앙의 소파가 만들어줘요. 하지만 소파 전체 높이가 안정감 있게 낮아 결코 답답해 보이지 않죠. 소파는 부부가 함께 널브러져 있어도 넉넉한 사이즈로 제작했어요. 또 한쪽은 카우치 형태로 만들어 다리를 쭉 뻗거나 누울 수 있고요. 정자세로 앉는 것도 좋지만 온몸을 기댈 수 있는 편안한 소파가 갖고 싶었거든요. 원단을 결정할 때 기능성 원단이 얼마만큼 제 기능에 충실한지 여러 차례 테스트를 해봤는데 완벽한 발수에 오염까지 쉽게 제거되는 이지클린 원단을 찾아 큰맘 먹고 밝은 컬러로 제작해봤어요.


소파 테이블은 칸딘스키 작품처럼 기하학적인 형태로 독특하게 제작해보고 싶었어요. 여러 가지 형태를 고민하다 구조적으로 제작 가능한 지금의 테이블이 완성되었습니다. 

거실의 검은색 대형화면은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 집이라면 영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번 집에서는 TV 대신 빔프로젝터를 사용해보기로 했어요. 확실히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으면서 TV보다 큰 화면으로 시청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스튜디오' 같은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배경보단 그곳에 놓이는 가구와 소품들이 돋보이는, 그래서 작은 노력으로도 집의 분위기를 언제든 바꿀 수 있기를 바랐죠. 유행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저희 집 벽에서는 어떠한 장식의 요소를 찾아볼 수 없어요. 딱 한 곳을 제외하면 말이죠.

원형 우드 선반은 이 집의 '시그니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용한 것이에요. 누구나 각자 고유한 개성이 있듯 내가 만드는 우리 집도 그런 포인트가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누가 봐도 "어? 저거 슬로네 집이구나." 할 수 있게 말이죠. 상업 공간에서나 가능할법한 디테일을 도배 마감인 가정집에 적용하기 위해서 시공해 주시는 업체 사장님들과 여러 번의 협의를 거쳐 만든 공간이에요.

식탁 또한 직접 디자인하여 제작한 것인데 제가 사용하고 싶은 곡목 체어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디자인의 원목 원형 테이블을 만들어봤어요. 집에 들어간 가구의 우드 수종은 모두 '화이트 오크'입니다. 개인적으로 고급 하드우드 수종 중에서도 밝고 결이 예쁜 화이트 오크를 좋아해요. 그렇다고 너무 노란 기가 도는 오크는 선호하지 않아서 제가 좋아하는 예쁜 오크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샘플 작업을 거쳤어요.

화이트 오크로 만든 모든 가구의 컬러와 톤이 일치하지는 않아요. 나무마다 가지고 있는 컬러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맞출 수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조화를 이뤄서 오히려 자연스러워요.

주방

다음은 마이너스 옵션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투자하고 신경쓴 주방이에요. 제가 꿈꿔왔던 주방의 모습은

1. 냉장고 > 준비 > 세척 > 조리 > 가열대의 동선이 효율적으로 떨어지는 구조.

2. 이런 동선이 깔끔하게 이어지는 대면형 아일랜드.

3. 남편이 "보관할 데 없으니 그릇을 그만 사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말을 더 이상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빵빵한 수납.

4. 독립적인 홈 카페 공간

5. 완벽한 빌트인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

그동안 가구 회사에서 설계직으로 근무하던 제가 내 집을 셀프로 공사를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신이 났겠어요! 하고싶 은 건 몽땅 때려 넣은 거죠. 이번 집에서는 꿈꾸던 주방을 얻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50평대 이상에서나 가능할법한 수입 주방 구조를 집에 꼭 적용해보고 싶었어요. 뒤로는 키 큰 장이 쭉 들어서 있고 전면에 대형 아일랜드가 있어 거실을 마주 보는 대면형 주방이죠. 이 구조를 위해 급 배수 이전 설비작업이 필요했고 식탁도 알파룸 위치로 옮겼어요. 그리하여 33평형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은 3.2M 대형 아일랜드가 자리 잡게 됩니다.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면 맞은편의 싱크볼 옆으로, 세척과 손질이 끝나면 싱크볼과 쿡탑 사이 조리공간에서 준비하고 인덕션으로, 요리를 마치면 식탁으로 음식이 이동하는 완벽한 동선! 더불어 커피머신과 소형 주방가전을 올려놓을 수 있는 홈 카페 공간도 따로 구성하였어요.

주방가구에 사용된 마감재 모두 예쁘고 맘에 들지만 그중 베스트는 바로 상판이에요. 세라믹 브랜드 스페인'이날코'사의 퍼시픽블랑코 모델을 사용했는데 크리미한 아이보리 컬러가 무늬목 도어와도, 화이트 도장 도어와도 너무나 잘 어울려요. 게다가 표면의 질감과 패턴까지 너무나 예뻐서 자꾸만 상판을 어루만지게 돼요. :)

세라믹 상판의 장점은 이미 식탁 상판 소재로 히트를 치면서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 생각해요. 내구성, 내열성, 흡수성, 위생성, 유지관리가 어떤 상판 소재보다 훌륭하면서 패턴까지 고급스럽고 다양하다는 것.

식기세척기는 핸들리스 도어 디테일을 살려 완벽한 빌트인으로 설치했어요.


그 외에도 수납 편의를 위해 작은 것까지 신경을 많이 쓴 주방이랍니다. 밥솥은 밥을 지을 때만 꺼내어 사용하고 그때그때 남은 밥은 냉장고에 얼려두기 때문에 항시 보이는 오픈 수납장이 아닌 도어 타입의 장 안에 보관하고 있어요.


이 각도에서 바라보는 집의 모습을 좋아해요. 주방부터 거실, 다이닝룸, 안방 끝까지 시야가 트여있어 지난 고생들이 한눈에 다 보이기 때문이죠. :D

침실

침실만큼은 호텔처럼 꾸며보고 싶었어요. 웅장한 헤드 보드와 높이감이 느껴지는 매트리스가 필요했는데 직접 제작한 헤드보드가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면서 제가 생각했던 느낌 그대로 나온 것 같아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이 헤드보드의 특징은 좌우의 날개가 90도로 접혀 분위기에 따라 원하는 형태로 변형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으면 안으로 접고, 웅장한 호텔 느낌을 내고 싶을 땐 쫙 펼칠 수 있어요.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반대편 모습이에요. 이전 집 거실에서 사용하던 프레임 TV는 벽걸이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정말로 액자가 되었어요.


그리고 안방 화장실 옆에 자리 잡은 작은 파우더룸입니다.

안방 화장실

오래된 아파트의 신혼집에 살면서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화장실이었어요. 비좁은 샤워 공간, 항상 젖어있는 바닥. 때문에 벽 모서리엔 곰팡이가 검게 올라오고 아무리 청소해도 쾌적하지 않은 느낌이었죠. 새집의 화장실은 호텔같이 깔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샤워부스가 있어 완벽한 건식 사용이 가능했으면, 청소가 쉽고 언제나 뽀송함을 유지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죠.

비슷한 평형대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구조의 화장실이지만 욕실에 들어올 때마다 여행지 리조트에서 경험했던 쾌적함과 고급스러움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런 바람을 이룬 것이 바로 안방 욕실이에요. 덩그러니 세면볼만 있는 일반적인 아파트 화장실이 아니라 호텔에서 종종 보았던 탑볼세면대 디자인을 적용해봤습니다. 참 많은 공정이 필요하고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공사였지만 볼 때마다 뿌듯한 공간이에요.

입체 타일의 화려함을 극대화 하기 위해 전면의 벽을 반이나 차지하는 욕실장을 과감히 없애고 펜던트 등과 간접조명 거울을 달았어요. 안방 욕실의 컨셉을 '호텔 욕실'로 잡은 김에 지저분한 것들은 모두 안방 파우더룸의 수납장에 보관하기로 하고 필요한 것들만 꺼내놓고 사용합니다.

거실 화장실

안방 화장실에 비해 가벼운 마음으로 디자인했던 거실 공용 화장실이에요. 아직 아이가 없는 우리지만 혹시라도 미래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와 함께 쓸 화장실이고, 나중에 매매하더라도 이곳은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꾸며보고 싶었어요. 비슷한 이유로 이곳은 안방 화장실에서 제로에 가까웠던 수납의 기능을 충실히 적용했어요.

주방 끝에있는 다용도실입니다. 보통 세탁 + 건조기를 수직으로 설치하여 사용하지만 저는 장을 짜고 병렬로 설치하여 위 공간을 활용하고 있어요. 공간이 넓지 않다 보니 분리 수거통을 위에 올려두고, 건조기를 사용할 수 없는 속옷 등은 와이어 빨랫줄을 연결하여 세탁기 위에 널어놓아요.


이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은 진행형 집이라 아직 소개하지 못한 공간도 많아요. 게스트 룸과 작업실 & 옷방으로 사용하는 작은방과 현관은 차차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3D 프로그램 안에서 걸어 다니던 공간을 매일 아침 직접 눈으로 확인할 때마다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아마 그것은 감사함과 행복인 것 같아요. 저의 피와 땀, 눈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번째 신혼집. 그래서 더 소중한 이곳에서 앞으로 우리 가족이 어떤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지 기대해봅니다.

또한 온라인 집들이 글을 작성하는 기간 동안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제가 직접 사용하기 위해 만든 가구들을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슬로몽드'라는 이름으로 가구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답니다. 출발선에서 느끼는 두려움도 있지만 가구를 만드는 일은 제가 제일 자신 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 무척 설레기도 해요. 아직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는 못하지만 저희 집과 함께 차차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힘차게 달려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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