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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집 | 직접 설계한 협소주택, 10평짜리 땅의 재발견

조회수 2020. 5. 18.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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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보이는 뒷쪽으로는 모든 층마다 창을 만들었어요"

저는 최민욱이고,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지는 10년 정도 됐어요.


이 집은 올해 3월에 결혼을 하고 마련한 신혼집이에요.

도면
2층 | 작업실
출처: <책상><의자><이동식서랍장>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2층에 위치한 작업실. 주로 낮에는 여기서 시간을 보냅니다.


벽면에는 수납장으로 되어 있고, 그 가운데에 화장실이 있어 다른 층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큰 창으로 인해 좁은 공간이지만 탁 트인 느낌이 들죠.

저는 주거에 대해서 다양한 경험을 했었어요. 프랑스에서 아내와 함께 살았던 적도 있었고, 일 때문에 일본에서도 잠깐 살았었는데 그땐 작은 집에서 머물렀었죠. 한국에서도 자취 할때에는 고시원, 원룸에서 살기도 했고요.


그런 경험을 하면서 작은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다르게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됐죠. 아파트가 아니어도 살 수 있다. 


사람들은 대게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잖아요. 주거에 대안이 없으니까요. 아파트, 빌라, 다가구. 이게 어찌보면 등급이잖아요. 아파트 가고 싶지만 여건이 안되니까 차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거죠. 단독주택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집값이 엄청 올라가다보니,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자투리 땅에 집을 훨씬 저렴하게 짓게 되면서 '협소 주택'이라는 또 다른 주거 형태가 생기게 된거죠.

3층 | 주방
출처: <원목식탁>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3층은 주방 겸 거실.


긴 테이블은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빛을 발합니다. 이 공간은 가장 다양하게 쓰이는데 파티룸, 영화관, 수업 공간 등으로도 활용하고 있어요. 


집을 고를 때 우선 순위는 '자연과 맞닿아 있는가' 였어요. 저희는 여행을 가도 항상 시골로 가요. 도심보다는 한적함과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좋아하죠. 이 집에 살다가 언제 한번 바닷가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요. '집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아무리 좋은 숙소라 해도 사실 창 밖으로 자연이 보이는 곳이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언제나 자연을 느끼며 살아가니까 도심을 떠나야 할 이유가 사라진거죠.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집에 창이 많아요. 단 사람이 다니는 쪽에는 창이 하나도 없어요. 주방쪽에 유일하게 창문 하나가 작게 나있긴 한데, 그것 빼고는 없어요. 프라이버시 때문이기도 한데, 대신 자연이 보이는 뒷쪽으로는 모든 층마다 창을 만들었어요. 어디서든 밖을 볼 수 있게.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자투리 땅을 찾기 위해 서울 시내를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특히 구도심을 중점으로 돌아다녔는데 여기가 그나마 자연과 맞닿아있고, 대지가 제가 알아봤던 것중에 제일 작았어요.


다른 곳은 15평-20평 정도 되는 곳인데, 그것도 부동산에서는 너무 작아서 집 못짓는다고 말했었어요. 다들 쳐다보지도 않는 땅이죠. 그런데 이곳은 그중에서도 제일 작은 10평 땅이었죠. (건물 내부는 5평) 물론 20-30평 되면 좋겠죠. 하지만 예산은 정해져 있고 돈은 없으니까요. 나름의 묘책이었던거죠.

출처: <조명>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올해 3월에 들어왔어요. 너무 행복했죠. 사실 제 아내도 설계 과정에서 두려워 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사람이 살 수 있는건가'하고. 그런데 지내보니까 충분하더라고요.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4층 | 침실
출처: <침구세트><접이식테이블>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3층에 있는 침실은 옷장에 거울을 달아 공간이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줬습니다.


작업실과 마찬가지로 화장실이 있어 편리성을 더했고, 세면대가 밖에 있는 것이 포인트.

출처: <수납함>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생활 동선을 정말 많이 고려했어요. 낮시간에는 작업실에서 일을 하고, 그 위층에는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을.


그리고 4층 부터는 안방의 개념인거죠. 주방과 침실을 두고 나름 구분을 뒀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화장실도 2개죠. 작업실에 하나, 침실에 하나. 불편함을 미연에 방지한거죠. 


(계단으로 층이 이루어져있으니) '무릎 나간다', '청소는 어찌하냐', '냉난방비 어쩌냐' 같은 내용이었어요. 합리적 의심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동선때문에 불편 한적은 없었고요. 특히나 냉방비 같은 경우에는 저희도 실험삼아 올 여름에 아끼지 않고 모든 층을 틀어봤던 적이 있었는데 3만원 나오더라고요.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저는 개념적으로는 단열을 잘해놓으면 훨씬 아낄 수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살아본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경험해보니 역시나 효과가 좋더라고요. 


사실 이 집의 총 예산에는 어울리지 않는 특별한 단열제를 썼어요. 다른건 몰라도 단열은 확실하게 하고 간다는 생각으로 설계에 넣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죠. 10월 달에 가스비는 8천원 정도 나왔어요(웃음).

출처: <커튼>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5층 | 드레스룸 및 욕실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5층은 드레스룸과 욕실, 세탁실이 있으며 수납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해서 설계한 공간입니다. 욕실은 아주 작지만,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 충분해지죠.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집을 짓는 다는 건 맞춤형 옷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기성복하고는 완전히 달라야 하죠. 그래서 더더욱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집에 반영되어야 해요. 어쩌면 이 집도 우리 둘은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다른 누군가가 와서 살면 불편할 수도 있겠죠. 나이가 있으시거나, 아이를 키우거나, 짐이 많거나. 그러면 이 집이 살기 힘든 집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집은 저희 둘을 위해 지은 집이잖아요. 저희가 만족하는게 제일 중요한거죠.


앞으로도 계속 그런 마음으로 집을 설계 할 것 같아요. 집에 그 사람의 삶을 잘 반영해서 그 어느곳보다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 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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