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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자취 11년차 프로자취러의 16평 자취방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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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집 @안요정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저는 저보다 더 나이가 많은 집에 살고 있답니다. 공간은 넓지만 아무래도 여기저기 낡아있다 보니 최대한 수수하고 깔끔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요"

안녕하세요. 좋아하는 것, 예쁜 것을 보면서 매일매일 즐겁게 살고 싶은 자취 11년 차 직장인입니다.

'오늘의집'에서 예쁜 쓰레기통을 발견해 구매하려고 리뷰를 남겼다가 저희 집에 몇몇 분들께서 관심을 주셔서 용기 내어 집 소개 글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글솜씨도 없고 인테리어 팁이라고 할 것도 없는 일반인이지만 기쁜 마음으로 온라인 집들이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는 저보다 더 나이가 많은 집에 살고 있답니다. 공간은 넓지만 아무래도 여기저기 낡아있다 보니 최대한 수수하고 깔끔하게 지내려고 노력해요.

어릴 때는 무조건 깔끔하고 깨끗한 신축 오피스텔만 고집했는데 한정된 예산으로 이 많은 짐들과 동거할 곳을 찾다 보니 구옥으로 오게 되었답니다. 오랜 타지 생활을 하면서 축적된 어마무시한 짐 때문에 넓은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반 전세 집이라 인테리어에 투자하려니 아까워서 제일 싼 합지벽지와, 제일 싼 장판만 새로 하고 들어 왔어요. 큰 공사는 못하고 현실과 타협해서 홈스타일링만으로 꾸민 오래된 집을 본격적으로 소개합니다.

도면

저희 집은 아파트 축소판 같은 구조의 쓰리룸 이랍니다. 거실, 주방, 안방, 중간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뜬금없이 집 밖 복도에 창고 겸 세탁실이 있답니다.

1. 거실

좁긴 하지만 거실이 이렇게 따로 빠져있답니다. 구옥의 장점 아닐까 싶어요.

오래된 창문이라 그런지 유리창에 나무로 틀이 덧대어져 있는 것이 예뻐 보여요. 가끔 이전 세입자분이 창틀, 방문, 몰딩을 밤색으로 칠하지 않고 나무색 그대로 두었다면 더 화사하고 좋았을 것같아요. 그럼 다른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해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아파트 축소판 구조이다 보니 거실이 작긴해도 아담하고 귀엽지 않나요?

거실은 창문 색상에 맞춰서 식탁과 공간박스를 구매했어요. 홈 스타일링을 할 때 돋보이고 싶은 포인트를 하나 정하고 그 포인트와 어울리는 색상이나 물건으로 채우는 편이랍니다. 밤색 창문틀에 맞추다 보니 식탁도, 공간박스도 좀 어둑어둑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고 통일감이 있어 보여요.

아, 그리고 보통 거실에 TV와 소파를 두는데 이사 다닐 때 소파 옮기던 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이번 집에는 과감하게 소파를 없애버렸답니다. 소파대신 식탁을 들였더니 더 좋은 것 같아요. 친구들 놀러 오면 식탁에 둘러앉아 수다도 떨고 맥주 한 잔 하기에 딱 좋더라고요. 주말엔 식탁에 앉아서 노래 듣기도 하고 책도 읽고 노트북도 하고 커피도 마셔요. 아주 만능 식탁입니다.

여름엔 레이스 속 커튼처럼 얇은 커튼이나 화려한 패턴의 커튼으로 교체하고 식물들을 여기저기 두거나 식탁 구조를 바꿔주면서 어두운 색상 인테리어의 지루함을 바꿔보기도 한답니다.

밤에는 전구색의 필라멘트 전등 하나만 켜 두고 지내요. 거실에 짙은 밤색 물건들이 많다 보니 조명빨 받아서 그런 건지 제 눈에는 저녁에 더 예뻐 보이는 공간인 것 같아요. 요새 을지로 쪽에 작고 빈티지한 실내에 낮엔 카페, 저녁엔 어둑어둑한 소규모 와인펍들 많잖아요. 잔잔한 재즈 틀어두고 나름 을지로 와인펍같은 분위기 나지 않냐며...

2. 안방

안방은 침실 용도로만 사용한답니다.

퇴근하면 눈이 아파서 그런지 사실 TV도 잘 안 보고 거의 누워만 있는 것 같아요. 제일 오래 머무는 공간인만큼 좀 더 수수하고 꽉 차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물건들이나 가구들을 화이트와 베이지 위주로 차분하게 배치했어요.

침대 옆 작은 테이블에서 가끔 노트북 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도 해요. 접이식 테이블인데 묵직해서 안정감 있고 여기저기 잘 어울리고 예뻐서 일부러 펼쳐두고 지낼 때도 많답니다.

TV 옆 야레카 야자나무는 조화예요. 대형 극락조, 대형 겐차 야자, 대형 고무나무는 모두 잘 키우지 못했어요. 전적이 화려한 식물 연쇄살인범인지라 이번엔 조화로 구매했는데 웬걸 사이즈 미스가 났네요. 생각보다 높이가 너무 낮아서 스툴 위에 라탄 화분 커버 씌워서 올려두었답니다.

협탁 위 아비스는 생화랍니다. 주말이라 일광욕+통풍 샤워시켜주고 있어요. 부디 아비스가 오래오래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침대 하단엔 5단 서랍장 3개를 배치했어요. 서랍장 위에 멋 부린다고 도자기, 화병, 오브제 등등을 진열해놨는데 먼지 닦다가 죄다 깨뜨려먹어서 지금은 썰렁하네요.

아무튼 방 분위기에 맞추려고 우드 프레임에 흰 서랍이 들어가 있는 제품을 골랐어요. 원래는 옷방에 두려고 구매했는데 서랍 높이가 낮아서 옷이 많이 안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홈웨어나 싹스, 가벼운 티셔츠만 보관해요.

둥근달 느낌의 이케아 파도 조명인데요. 침실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집어왔어요. 사이즈가 두 개인데 생각보다 커서 작은 사이즈로 구매했으면 더 만족스러었을 텐데 아쉬워요. 주문실수가 잦은 편이에요.

침대 헤드 쪽엔 커다란 창이 있어서 여름엔 푸릇푸릇하고 겨울엔 이렇게 소복소복 쌓인 눈을 볼 수 있어요. 오래되었지만 나름 예쁜 뷰도 가지고 있는 안방이랍니다:)

사실 침실은 계절에 따라 침구만 교체해서 변화를 줘요. 수수하면서도 내추럴하게 해 두었더니 질리지 않고 오래오래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3. 중간 방

주방 옆으로 제법 널찍한 중간 방이 있어요. 볕도 제일 잘 들고 창문 밖에 막힌 것이 없어 통풍도 아주 잘 된답니다. 처음엔 이 방을 옷 방으로 사용했는데 집에서 제일 일조량이 풍부한 곳을 옷 방으로 쓰기 아까워서 지금은 전신 거울과 화장대만 두고 비워두었답니다.

이렇게 제가 키우는 식물들 일광욕하는 장소로 쓰기도 하고요. 화장대와 간이 행거를 두고 손님이 오면 게스트 룸으로 사용하기도 해요.

이 방에서 외출 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기도 하고 왜 찍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데일리룩 샷을 찍어보기도 해요. 지금은 딱히 정해진 용도없이 비워둔 곳이긴 하지만 낮시간에 너무 예쁜 방이라 조만간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해보려고 해요.

4. 주방

처음엔 연한 옥색이 감도는 상부, 하부장에 시트지도 붙이고 벽에 타일작업도 하고 조리대 상판만 교체하려고 했어요. 근데 다 돈이고 일이잖아요. 빈티지한 카페라 생각하고 살자며 그냥 두었습니다. 사실 주방을 잘 이용하지도 않으니깐요. 예쁜 공간은 아니지만 나름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서 그냥 지내고 있어요. (현실과 타협은 했지만 주방이나 욕실 같은 경우는 한 번씩 업체 부르고 싶은 충동이 올라오긴 해요.)

낡고 촌스러운 공간이 예뻐보였다가도 한 번씩 불편함을 느낄 땐 예쁜 식기류나 테이블웨어를 사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입은 하난데 사다모은 테이블웨어나 식기들이 몇 개인지 모르겠네요.

5. 옷방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오른쪽에 바로 옷 방으로 쓰고 있는 작은방이 있어요. 창문이 하나 있지만 앞에 건물이 있어서 어둑어둑해요. 아주 작은 정사각형 모양의 방이라 활용하기도 애매해서 암막커튼 치고 대형 행거 두 개 설치해두고 옷 방으로 사용 중이랍니다. 협소한 크기의 방이다 보니까 말 그대로 옷밖에 없네요. 그냥 옷 저장창고라고 생각하고 산답니다.

오래된 집이다 보니 바닥이 고르지도 못하고 천장은 합판 같은 소재라 그런지 바닥과 천장을 지지하는 타입의 행거는 자주 무너지더라고요. 매번 재설치하고 옷을 버리는 것도 너무 고생이라 이번엔 새로 행거를 바꿨는데 많은 옷을 걸 수 있어 튼튼하고 너무나 만족스럽답니다.

옷방 같은 경우는 홈 스타일링이라고 보여드릴 것도 없이 정말 옷 저장창고라서 더 첨부할 사진도 없네요. 윗글에 적었듯이 수납장 서랍이 낮은 걸로 구매한 바람에 이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6. 화장실

구조가 잘 빠졌고 넓다는 장점만 보고 계약을 했어요. 막상 입주하려고 하니 화장실이 문제였어요. 다른 공간들은 기분 좋은 불편함이었는데 화장실은 아닌 것 같아요.

화장실 공사가 정말 번거롭기도 하고 비싸기도 해서 이렇게 지내고는 있는데 혹시 구옥으로 이사해야 하는 분들은 계약 전 집주인 분과 상의해서 가급적 주인분께 리모델링을 요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LED 주광색 등이었던 욕실 등을 주백색으로 바꿨더니 좀 낫네요. 조금 노후된 화장실은 조명 색을 바꾸는 것도 따듯한 색으로 바꾸는 것도 꿀팁인 것 같습니다.

수전은 오래되어서 계속 부식되고 있는(?) 중인데 셀프로 교체하려다가 포기했어요. 샤워호스랑 헤드만 바꾸고 그냥 샤워필터랑 워터 탭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제게 주어진 현실에서 나름 살아보겠다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중이랍니다. 화장실 소개부터 갑자기 짠내 나는 집들이가 되었네요...?

글을 마치며

집이 전체적으로 낡고 통일감이 없다 보니 조금만 정리하지 않으면 너저분해 보여서 자주 정리정돈해요. 덕분에 매일매일 정리하는 좋은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낡음을 인정하고 나니 거짓말처럼 집의 구석구석이 수수하고 예뻐 보이더라고요. (화장실 제외ㅎ)

큰 돈을 들여서 인테리어나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만큼 원래 기존 집과 제가 필요한 물건들이 잘 어우러지게끔 구매를 하는 것이 저희 집 인테리어 포인트랍니다.

나이 많은 집에 살면서 어울리는 물건을 구매하다 보니 내추럴하거나 예스럽거나 조금은 촌스러운 것들이 좋아졌어요. 다른 인테리어 고수님들에 비하면 한없이 모자라기만 한 저의 '나이 많은 집'을 함께 구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어주신 분들 모두 좋아하는 공간에서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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