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감성 커스터마이징, 38평 빌라 반셀프 리모델링

조회수 2019. 10. 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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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집 @huihuihuihui 님의 집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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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마이징한 집은 딱 맞는 구두를 신은것처럼 만족스럽고 편안했습니다. 결국 나에게 맞는 집이 가장 좋은 집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안녕하세요. 매사 의욕 뿜뿜으로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평소 멍하니 사색을 하거나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마음먹으면 손으로 뚝딱 만들어내거나 소소하게 농사도 짓는 근면함 또한 가진 동전의 양면 같은 사람입니다.

이사 온 지 2년이 지나고 새삼스럽게 집들이를 하니 민망하기도 해요. 하지만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않을까 용기를 내며 소개하려 합니다.
아름답고 이상한 구조 (부제: 내가 이 집을 선택한 이유)
예전 아파트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항상 아쉬웠습니다. 마침 전세 만료 시점과 이사시기가 맞물려 매물을 탐색하던 중 지금의 집을 만났습니다.

-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입체적인 구조

- 교통이 편리하며 핫플레이스가 인접

- 살림살이를 여유롭게 보관할 수 있는 창고

- 빨간 머리 앤의 초록지붕 집과 같은 다락방과 2층 집

- 무엇보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면적의 테라스

무엇하나 선택하지 않을 요소가 없었죠. 빠른 추진력으로 매매했습니다.
개성 있는 구조가 좋아서 선택한 이 집은 양날의 검처럼 생활하기에 좋은 구조는 아니었어요. (현타가 왔을 때는 이미 내 손에 집문서 있을 뿐이고...)

- 안방에 인접한 테라스는 사람을 초대할 때 방을 통과해야 한다는 공포감

- 2층의 통로가 사다리 형태로 자칫 무심결에 저세상을 구경할 것 같은 스릴과 서스펜스

- 2층의 방은 사방이 문으로 이루어진 등조차 기댈 곳 없는 구조

- 협소한 주방은 '부엌은 너 혼자만의 영역이 될 것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섬뜩한 스포일러
집 속에 집을 짓다 (부제: 내가 이 집을 리모델링 하기로 한 이유)
과감히 리모델링을 감행했어요. 경제적인 이유로 지인에게 인테리어 소장님을 소개받아 시공만 부탁드리고 전반적인 디자인과 자재 공급은 제가 담당하는 반셀프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집의 구조는 아이들이 어려 공간을 '누가 사용하는가' 보다 '어떤 기능'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1층 리모델링]
- 테라스와 인접한 안방은 주방으로 개조

- 불안전하고 현관의 시야를 가리는 답답한 계단은 현관 좌측으로 이동

- 기존 거실은 벽과 미닫이 문을 설치하여 안방으로 개조
(이에 따라 길게 통로가 나게 될 현관 부분은 전실 or 응접실로 활용)

- 10평 남짓한 필요 이상의 넓은 테라스는 중간을 기점으로 망입 유리문을 설치하여 세탁실과 테라스를 분리
[2층 리모델링]
- 2층의 방은 거실로 변경

- 2층의 화장실 문의 방향을 변경하여 벽한 켠 기댈 자유를 부여

- 창이 없어 어둡고 경사진 다락방은 문을 철거하여 환풍이 용이하게 함

무식하면 용감했던가요. 평소 인테리어를 잘 알지도 못했던 제가 효과적인 동선을 만들기 위해서 그날부터 입시생 포스로 건축 관련 서적도 보고, 인터넷상의 도면도 샅샅이 찾아보며 나름 고심했죠.

그중 <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 이라는 책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혹 인테리어 생각이 있으시면 읽어보세요!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인테리어 과정)
인테리어 컨셉의 선택도 쉽지 않았어요. 핀터레스트와 에어비앤비, 수백수천 개 이상의 이미지를 보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블링블링 골드, 화이트 마블링 대리석, 고목, 웨인스코팅 등 온갖 예쁜 것이 보일 때마다 그림판에 덕지덕지 스크랩해보았습니다만 결과는 동서양의 묘한 섞임이었어요.
제가 가진 예산으로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구현할 자신이 없었고, 향후 페인팅이나 부분 도배같이 인테리어 변형의 여지를 위해 화이트 앤 우드로 결정했습니다.
시공하는 내내 소장님은 병원을 벤치마킹한 거냐며 이건 아니라며 저의 멘탈을 순간순간 흔들었어요.

그때마다 '이 구역의 예술가는 나이며, 이 집은 나의 작품이다'라며 단전의 나르시즘까지 끌어모아 제 자신을 다잡곤 했습니다.
시공 후 - 전실
출처: 오늘의집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출처: <러그><소파>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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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바로 마주하는 전실 혹은 응접실입니다.

집의 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이라 소품에 힘을 주었습니다. 동묘에서 구한 옛 시계, 벽난로, 남편표 수제 그릇장, 앉으면 몸과 일체가 된다는 푹신한 소파를 매치하여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나도록 스타일링했습니다.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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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역의 인테리어 독재자인 제 맘대로, 주방은 가장 넒은곳으로 정했습니다. 기존 안방을 주방으로 개조하여 테라스로 이어지게 동선을 만들었습니다.

천장 원목 선반은 와인병을 채워 HOME BAR 분위기를 내려는 취지였는데, 의도치 않게 친정에서 물려받은 살림살이를 올려뒀어요. 결과적으로 주방의 정체성이 드러난것 같아요.

주방의 인테리어에서 조명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어요. 층고가 높아 화려한 샹들리에를 염두에 두고 을지로 3가로 발품을 팔았지만 비용 문제로 차선으로 구매한 조명입니다.

검정으로 도색된 철제바스켓의 프레임은 다소 단조롭고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에디슨 전구와 꽃꽂이로 환골탈태하여 주방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주방은 비단 식사뿐만아니라 독서실, 화실, 재봉실을 담당하고 있어 멀티스페이스라 불러도 무방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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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원거리에서 찍어본 주방입니다. 필터를 바꾸면 아늑하고 아련한 분위같네요.
1층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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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테라스는 정남향으로 한겨울에도 볕이 잘 들고 따뜻합니다. 일광욕 하기에 딱이지요.

주방의 연장선상으로 바베큐 파티, 홈카페, 맥주 한잔, 김장, 아이들의 놀이터, 혹은 물고기 키우기 등 취미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좋은 공간입니다.

결정적으로 이 공간 하나만 보고 집을 선택한지라 그만큼 만족감도 커요.
가족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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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침대> 등 제품정보 모아보기(▲이미지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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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은 기존 거실을 개조한 공간으로 제법 널찍하여 침대가 3대 배치해도 넉넉해요.

사진 속 대리석 아트월은 예전 집의 흔적을 남기고자 일부러 철거하지 않았습니다. 다소 어둡고 요즘 트렌드 컬러는 아니었지만 제법 침실에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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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의 타일은 을지로 3가에서 직접 선택하여 발주했습니다. 사진상으로 잘 표현되지 않았지만 채도 있는 블루와 빈티지 스타일의 타일은 한눈에 맘에 들었어요.

브론즈 수전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매립형 쉘 디자인의 세면대는 이베이에서 직접 낙찰받아 직구한 상품입니다. 웨인즈 코팅의 하부장을 제작하여 부티크 호텔 분위기를 내고 싶었어요.
거실겸 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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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방은 비교적 오르내리락 해야 하는 번거로움 있어 자칫 창고가 되거나 데드 스페이스 될 것을 우려해 거실 겸 놀이방으로 활용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구조가 2층을 백 프로 이상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TV는 약속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시청하게 해서 교육상에도 도움이 됐고요, 어지러지기 쉬운 놀이방은 2층이라서 손님에게 복잡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동시에 2층을 아이들의 독자적인 공간으로 부여해 전반적인 청소나 정리 습관을 기르게 하여 독립심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2층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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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방의 중문을 나오면 만나는 테라스입니다.

2층이 아이들의 공간인만큼 테라스또한 인조잔디를 깔아 자연의 감성을 느끼고, 아이의 살림살이를 배치했습니다.

여름에는 미니풀장을 개장하여 홈캉스라 주장하며 한 푼 두 푼 아끼려는 사실은 안 비밀~
나에게 맞는집에 가장 좋은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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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라 어느 주거형태의 우월성을 떠나 살아보지 않은 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모험이었어요. 커스터마이징한 집은 딱 맞는 구두를 신은것처럼 만족스럽고 편안했습니다. 결국 나에게 맞는 집이 가장 좋은 집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2년 전 이맘때 더위를 불사하고 을지로를 발품 팔며 자잘한 스위치부터 인테리어 자재를 구매하던 때가 생각나요. 과정이 고생스럽기보다 나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과정은 짜릿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사정상 옷방이나 서재, 세탁실, 다락방, 2층 화장실 등 노출시키지 못한 공간은 양해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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