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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사진작가와 디자이너의 취향중심, 아파트 셀프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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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집 @Charry.cfc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가구나 작품들이 집안 분위기를 압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길 바랐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함께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브랜드와 그래픽디자인 분야가 우리 생활과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인간의 삶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공간이 들려주는 감성에 관심을 두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조

현관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서재, 게스트룸, 침실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거실 겸 주방이 있습니다.

완공 4년 미만이라 집의 구조나 소재를 당장 바꾸는 것은 부담스러웠어요. 공간을 몇 년 더 경험하고 이해가 깊어졌을 때 제대로된 시공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 전제적인 시공은 하지 않았습니다.

홈스타일링 구상

집을 꾸미면서 뚜렷한 컨셉을 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와 남편의 취향이 묻어나는 편안한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가구나 작품들이 집안 분위기를 압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길 바랐습니다.

조금씩 만들어가는 취향

좋아하는 것들을 꾸준하게 모으다 보니 이 공간에 채워진 물건들이 자연스레 조화를 이룬 것 같아요.

가구와 소품의 형태와 비례, 색감과 소재를 세심하게 선택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취향을 배워가고 있어요.

현관 - 남편의 작품으로 맞이하는 공간

현관에 들어서면 남편인 홍기웅 작가가 작업 중인 '한강 시리즈' 중 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요.

나무와 풀 등을 담은 사진과 그림을 두어 생기 있는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꾸미고 있습니다.

거실 - 여섯 가지 취향을 담아 낸 공간

큼지막한 소파 하나로 거실 분위기를 압도하기보다는 스툴도 있고 라운지 체어도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 구성을 그려봤어요.

미니멀리즘이 유행하고 있지만 제 취향은 흥미로운 사물들이 가득한 공간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에요.

취향1. 다양한 가구들로 채우기

소파를 선택할 때 고민이 많았어요. 수많은 브랜드만큼이나 형태와 크기, 소재, 컬러 모두 다양한데 우리집에 어울리는 단 하나만 골라야 했으니까요.

거실장을 먼저 구입했기 때문에 이 것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제품을 둘러보고 지칠 때 쯤 파란색의 청량하면서도 깊이 있는 소파를 만나게 됐어요.

나무 톤이 대부분인 거실에 산뜻함을 줄 수 있는 컬러라고 생각했어요.

취향2. 다양한 색감을 세심하게 담아내기

가구를 배치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컬러와 소재의 조화였어요.

공간의 주된 색과 포인트 색, 그리고 이들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주변 색들을 세심하게 고르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취향3. 관심있는 작품으로 채우기

거실장 위에 올려둔 사진은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남편이 찍은 사진이에요. 여행 중 해변을 거닐다가 바다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사진을 찍는 한 노인을 발견하고 담아낸 작품이에요.

여행할 때는 쨍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는데, 사진을 보면서 그때를 추억하고 있습니다.

거실장 오른편과 소파 위에 걸린 두 점의 그림은 엄유정 작가의 작업입니다.

몇 년 전 갤러리팩토리에서 열렸던 전시에서 처음 관심을 두고 구매했고요, 이후 소쇼룸이란 갤러리에서 이 인물 작품을 구매하였습니다. 앞으로 작업도 무척 궁금한 작가예요.

소파 오른쪽 사이드 테이블 위의 액자는 최경주 작가의 실크스크린 작업이에요.

아름다운 조형과 컬러가 돋보이는 작업이라 코스터나 모빌 등의 작품들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갤러리팩토리에서 구매했어요.

거실장과 위 사진에 나온 소파 오른편 조명은 Flos 제품으로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라는 디자이너의 작업입니다.

유려한 선과 기하학적 구의 조화가 너무 아름다워서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봤던 제품이에요.

이 제품을 보고 아나스타시아데스 라는 디자이너에 빠져서 그의 다른 작업들도 찾아봤는데요, 직업적으로도 깊은 영감을 주는 작업이 많았습니다.

취향4. 개성있는 패브릭 활용하기

소파 왼편의 조명은 아르떼미데 Alfa인데요, 라운지체어에서 책을 읽을 때 사용하고 있어요.

라운지 체어에 놓은 담요는 시드니의 한 편집숍에서 구매한 제품인데요, 감촉이. 포근해서 책을 읽을 때 늘 다리 위에 덮어둡니다.

에어컨을 감싸고 있는 패브릭은 윌리엄스버그의 한 편집숍에서 구매한 slowdown의 제품이에요. 여름이 지나도 큼직한 전자제품이 드러나는 게 마음이 쓰여서 소파 위에 걸쳐뒀던 패브릭을 둘러보았더니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블랭킷이나 쓰로우 등의 패브릭은 작고 가벼워서 공간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소재에요.

소파에 깔아둔 제품은 Wallace & Sewell의 블랭킷인데요, 런던 쇼디치 근처 편집샵에서 알게된 브랜드입니다. 가로선과 세로선이 다양한 톤의 컬러로 결합된 인상적 디자인이에요.

취향5. 아날로그 방식의 음악 듣기

LP음반은 A면이 다 돌아가면 뒤집어줘야 하고 보관을 할 때에도 습도에 예민해서 좀 수고로운 매체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LP로 음악을 들을 때면 진지한 마음으로 앨범과 아티스트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하는 매력이 있어요.

스트리밍 서비스에 익숙해 지다보니 앨범에 대한 애착이 적어진 것 같아요.

LP가 가진 매력들을 느끼며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반들을 천천히 모아보려합니다.

취향6. 꾸준히 수집하기

화병은 제가 시간을 두고 꾸준히 모으려는 아이템입니다.

자주 가는 바의 사장님이 수십 년 간 전 세계 바를 돌면서 병따개를 수집하시는데요, 사장님의 아카이브를 보며 콜렉팅의 아름다움은 세월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여행을 할 때 그곳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화병을 하나씩 가져오고 있어요.

한두 개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조금씩 모으다보니 각 물건에 담긴 기억이 매력적으로 되더라고요.

주방 - 취향이 담긴 거실의 연장

주방과 거실 간 공간 분리가 어려운 구조라 하나의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계획했어요.

그래서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도 거실장과 같은 티크 소재로 선택했습니다.

주방 이곳 저곳을 둘러볼 때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신경썼어요.

다양한 그림과 사진 작업을 서로 어우러질 수 있게 배치했고, 곳곳에 유리와 금속 소재의 소품을 배치했어요. 덕분에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재밌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트롤리 위 사진은 남편의 작품이에요. 트롤리는 5년 전 구매한 빈티지입니다. 이베이 검색을 통해서 직접 구매했어요.
소파 쪽으로 끌어다 간단한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도 하고, 손님들로 주방이 붐비면 다른 곳으로 옮겨두기도 해요.

남편과 제가 애주가라 여행지에서 가져온 술을 이곳에 보관해뒀다가 친구들과 즐기기도 합니다.

침실 - 부조화의 조화

침대는 예전부터 사용하던 무인양품 제품이에요.

벽면 붙박이장과 마루, 침대, 스툴까지는 밝은 브라운 톤이라 제법 어울리는 편인데 이사하며 따로 구매한 수납장이 잘 어울리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화이트 오크톤의 바닥, 붉은 티크톤의 수납장 다리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느낌이었어요.

수납장과 바닥을 잘 이어줄 만한 러그가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고민하던 찰나 런던 출장 중 마음에 드는 러그를 발견해서 수납장 밑에 깔아봤어요.

별다른 가구나 소품이 없어서 침실이 밋밋해보였었는데요, 러그 하나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 같아요.

서재 및 작업실

서재는 작지만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벽면의 색은 생각보다 공간 분위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요, 다양한 톤을 두고 고민하다 녹색 계열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다른 공간은 도배가 필요 없어 입주 당시 그대로 활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한 공간 만큼을 재미를 주고 싶었는데요, 친구와 남편 그리고 저 3명이 반나절 만에 페인팅으로 완성했습니다.

벽면에 고정한 책장은 챕터원의 스틸라이프 제품인데요, 슬림하면서 멋스러운 형태 때문에 선택했어요. 많은 책을 수납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합니다.

친구들과 주말마다 모여 취미삼아 그림을 그려요. 그래서 작업대 겸 여러 책과 그림도구를 늘어놓을만한 널찍한 테이블이 필요했습니다.

테이블은 헤이에서 구매했고요, 6인 디너 테이블로도 쓰이는 크기라 두세 명이 함께 앉을 수 있어 좋아요.

게스트룸

게스트룸은 여행하는 느낌으로 꾸며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트렁크를 모아두었어요.

그리고 발리 우붓에서 구입한 패브릭을 걸어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바닥에 놓아 둔 사진도 남편의 작업이에요. 녹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의 취향을 어떻게 발견하고 꾸밀 것인가?

디자이너라는 직업 때문에 디자인, 건축, 공간을 다룬 책이나 라이프스타일 잡지 등 다양한 매체를 탐독해요.

'Apartamento' 라는 매거진을 인상 깊게 봤는데, 인위적이지 않으면서도 거주자의 취향을 자연스레 반영한 사례들이 많았어요.

여행으로 실제 공간을 체험하며 영감을 얻기도 하는데요, 시드니의 Jardin이나 뉴욕의 The Apartment by the Line, 런던의 리버티 백화점이나 SCP를 둘러보며 공간의 인상을 만드는 스타일링에 대해 깊게 고민합니다.

사실 인테리어는 핀터레스트만 쓱 둘러봐도 어떤 스타일이 요즘 유행하는지, 참고할만한 소재는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수많은 좋은 것 중에 나의 공간에 가장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태도라고 생각합

가구, 패브릭 컬렉팅 노하우

저는 묵직한 톤의 나무, 그리고 여기에 어울리는 풍부한 톤의 패브릭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을 좋아해요. 실제로 아르네 보더나 필율, 야콥슨과 같은 1950-60년대 디자이너들의 작업을 좋아합니다.

거실과 주방 가구를 선택할 때에도 각 가구들이 가진 톤의 조화와 저의 취향을 고려했어요.

티크나 월넛 소재의 무게감 있고 따뜻한 컬러를 좋아해서 이 소재를 사용한 거실장, 라운지 체어, 미니테이블을 구매하고, 여기에 어울리는 산뜻한 파란색감의 소파를 들였고요.

붉은 톤의 거실장과 마주한 파란 소파를 어울리게 할 아이디어를 찾던 중에 이 카페트를 발견했어요.

런던 SCP에서 머스터드 컬러의 맘에 드는 카페트를 보고는 거실에 배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렇게 주된 색상 들과 어울리게 할 수 있는 매개들을 먼저 선정한 뒤, 톤을 풍부하게 하는 패브릭과 소품들을 배치했습니다.

마치며 - 휩쓸리기 보다는 고민하여 나를 찾기

북유럽, 프로방스, 미니멀, 빈티지 등등 시대에 따라 특정 스타일이 유행하면 여기에 맞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아요.

집을 꾸미면서 이런 제품들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지만 다들 비슷한 느낌이라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결국 트렌드를 초월해 나와 내 가족이 정말 원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장 접근하기 쉬운 것은 오늘의집 처럼 스타일별로 큐레이팅한 공간들을 둘러보며 내 취향과 유사한 스타일을 찾는 것이에요.

'절제'는 아트디렉터라는 제 직업에 중요한 가치인데요, 개별의 아름다움을 갖는 요소도 한데 모아두었을 때 조화롭지 않으면 그 힘을 잃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제나 부분과 전체의 균형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다른 매체들을 참조하며 취향을 찾다가도, 혼자만의 고민과 생각으로 균형을 잡고 계속 발굴해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좋아하는 작가를 접하면 꾸준히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의 작업세계를 관찰하는데요, 이런 노력이 취향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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