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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침실 문이 책장, 19평 신혼집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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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메르스와 장대비를 뚫고 결혼 한 2년차, 아직은 새댁입니다. 저는 UX / UI 디자이너였고, 지금은 인테리어 관련 직업으로 전향하려고 준비 중에 있어요.

저희 부부는 게임회사에서 일했고,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휴일이면 플스와 함께하고, 저는 집에서 인테리어 관련된 레퍼런스 찾는 게 일상이예요.

연애할 때도 둘다 집순이 집돌이 성향이 매우 강해서 항상 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같이 놀거나 하며 홈데이트를 즐겼어요.

3살 지난 스코티쉬 폴드 고양이 ‘루벤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이사온 지 이제 두 달 정도 됐어요.

제가 UI 디자인을 하면서 가이드라인 작업하는 게 익숙해져서 그런지, 공사할 때 도면 없이 진행되면 너무 불안해서 남편과 함께 실측한 뒤, 스케치업을 처음 설치하고 튜토리얼 따라 해보면서 도면을 더듬더듬 작업했어요. (캐드는 대학생 때 해봤지만, 스케치업은 처음이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튜토리얼 보면서 하면 엄청 쉬워요!)

아무래도 막연히 머리 속으로 그려보면서 하는 것보다는 미리 구현해보면 구체적인 사이즈와 위치가 대략적으로 나오니 편할 것 같았어요. 앞으로 구매 할 것들도 미리 놓아보고 우리 집과 어울릴지 아닐지를 미리 예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작은 집이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넓게 보일까'하는 고민에서부터 살면서 답답해 보일 것 같은 부분은 최대한 배제했고 집에 베란다와 창고도 따로 없어서 수납의 고민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실제 공사 진행할 땐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나, 미리 생각지 못한 부분이 많이 발생할 수 있더라고요. 저렇게 공사 전에 철저히 준비해도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 때마다 당황하지 않고, 시공 사장님들께 말씀 드렸던 것 같아요.

현관

이 집은 현관 입구 구조가 특이한데, 4층짜리 다세대 주택인데 2층 올라가는 계단 출입구 따로, 1층 저희집 출입구 따로 각각의 유리문으로 구분되어 있어요.

원래는 저렇게 스뎅(?) 느낌으로 투명한 유리문이었고, 현관문이 훤히 다 보였었어요.

문과 문 사이에는 신발장이 있었고 유리문, 현관문 둘다 도어락이 있어서 세입자분이 택배 받을 때는 편했다고 이사 가시면서 말씀해주셨는데 저도 완전 공감하며 살고 있답니다.

공사하면서 현관문을 떼서 밖에 달아볼까도 했는데 그건 견적이 꽤 나가는 공사라서 포기하고, 투명했던 유리에 가우시안 블러 먹인 것 같은 시트지를 붙였고, 스뎅도 블랙 시트지로 붙여줬고 낡은 현관문도 블랙 페인트로 칠했어요. 덕분에 남들은 중문을 따로 제작 설치 하시던데, 저희집은 현관문이 중문 역할을 대신하게 됐네요.

현관 바닥은 매일 외출했다 들어올 때마다 기분이 좋길 바라면서 더욱 애정을 담아서 모자이크 타일로 타일 공사하는 날 급조해서 미리 일일이 검정색 타일을 실리콘으로 붙였어요. 저희집 밖에 없는 패턴을 만들었고 시공은 타일 반장님이 해 주셨어요.

현관문 안쪽에는 낙서도 하고 중요한 거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칠판 페인트를 칠했어요. 지금은 제 낙서장이 되었네요:)

차단기함이 있던 자리에는 붓터치감이 살아있는 예쁜 컬러가 들어간 포스터 액자로 가려줬고, 옆 쪽엔 벽화분을 설치해서 립살리스를 담아놨어요.

복도

현관문 우측으로 보면 현과문과 작은 방 사이에 자투리 공간이 있었는데, 그 공간에 길게 수납장을 제작했어요. 밑부분에는 청소기와 청소도구를 수납하고, 청소기도 충전 할 수 있도록 미리 콘센트도 빼놓았지요.

수납장 중간 부분에는 블랙 포인트로 데코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답답하지 않도록 했어요.

드레스룸

집에 제일 작은 이 방이 그나마 채광이 가장 좋았네요^^; 저희는 이 방을 드레스 룸으로 사용하기로 계획했어요.

공사 전 계획했던 도면이에요.

방이 작아서 미닫이 문까지 달면 더 좁아지기 때문에 문 입구를 확장해서 더욱 개방감을 주고 과감하게 문은 달지 않기로 했어요. (아직 신혼이니깐요)

이렇게 드럼 세탁기와 가스건조기를 세트처럼 나란히 놓고, 세탁해서 바로바로 옷 정리 할 수 있도록 했어요.

가스건조기 설치를 위해 외벽을 타공 했고, 얇은 동 파이프 관으로 가스를 연결했어요. 물론 사진에서 안 보이는 밑부분은 부엌 쪽으로 코어로 내력벽을 타공 해서 수도배관을 연결했답니다.

방이 작긴 한데 나름 수납은 알차게 되어있어요. 그리고 옷장에 문이 달린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는데, 문이 있는 수납장에는 아무래도 다양한 컬러의 옷을 감출 수도 있고 깔끔해 보이죠.

그런데 문을 달면 문을 열고 닫을 때 필요한 공간들이 있다보니까 공간을 많이 차지하더라고요. 그래서 방 입구에서 봤을 때 보이는 곳에만 문을 설치하고 안쪽에는 달지 않았어요. (물론 금액차이도 있어요^^)

결혼하기 전부터 사놓았던 무지 수납장이 이 방과 다소 어울리지는 않지만, 엄청난 수납력 때문에 포기 할 수 없었어요.

세탁기와 건조기 옆에 자투리 공간이 있었는데, 이 작은 방에 저런 공간을 방치하는 것도 사치인 것 같아서 인테리어 막판에 저렇게 수납할 수 있는 가구를 제작해달라고 주문 드렸어요.

거실

예전의 체리체리함은 물론이고, 천장은 우물천장에 등박스가 있어서 꽤 답답해 보였어요. 그래도 19평 집 치고는 거실이 작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천장에 메인 조명은 배제하고 3인치 다운라이트 개수를 많이 설치해서 조도를 높였어요. 간접조명(시사시)을 마주보는 ㄱ자 형태로 작은집에 부담스럽지 않게 최대한 얇게 목공사를 진행했어요.

전체 벽은 친환경 페인트 화이트 컬러 도장이라서 도화지 같은 집에 포인트로 그림 그리 듯 초록초록한 식물을 가져다 놓았고 포스터 액자로 심심함을 달래줬어요.

TV아트월은 군더더기 없이 미리 TV전선과 안테나를 매립 했어요.

이사오면서 ‘65인치 구매해야지...’ 마음 먹었었기 때문에 사각 프레임을 65인치에 딱 맞춰서 디자인했는데 인테리어 공사 하면서 지출이 컸던 나머지.. 잔고가 바닥나는 바람에 기존 가지고 있던 50인치 TV로 아직 버티고 있는 중이랍니다^^;

화장실

화장실이 작아서 그런지 샤워공간이 따로 없었어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보면 화장실 문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되도록 시야에서 거슬리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였어요.

특히 화장실 문으로 바로 인식되지 않도록 온통 화이트 속에서 그레이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도어 손잡이도 군더더기 없이 주물 손잡이를 따로 달지 않았고, 문 구석에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미세하게 단차를 둬서 따로 제작했어요.

화장실 공사할 때 우여곡절이 진짜 정말 많았는데, 공사 기간 중 열 댓분이 넘게 이 좁디 좁은 공간에서 땀방울 흘리셨던 과정을 옆에서 모두 지켜봤더니 이 작은 공간이 저에겐 굉장히 소중해지더라구요.

공간이 작아서 샤워부스까진 못 만들었지만, 샤워하는 공간이 있음에 그래도 감사 하고 있어요.

공사할 때 샤워 수전 있는 곳까지 생각지 못한 젠다이가 생겼을 때 많이 황당하고 불만스러웠지만, 지금은 여기에 샴푸, 바디용품 디스펜서 등을 올려 놓을 수 있어서 만족해요.

확대경 앞에 서면 조명이 켜져요. 땀구멍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죠. ㅎㅎ

화장대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욕실에서 씻은 뒤 바로 다이렉트로 마치고 나온답니다.

거울장 우측엔 따로 콘센트를 미리 계산해서 면도기를 충전하도록 했어요.

서재/작업실

공사 시작할 때 이 방 벽을 허물고 유리 가벽을 놓고 싶었는데 집 안의 벽이란 벽은 온통 ‘내력 벽’이더라고요.

그래서 드레스룸과 마찬가지로 방 입구만 최대한 확장했어요. 거실 소파에 앉아서도 남편 게임 하는 모습이 다 보여요. 네, 감시하기 딱 좋죠! ㅎㅎ

낮에는 이 방을 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 완성하지 못 한 공간이예요. 이 방은 여전히 스타일링 진행 중!

방 안쪽에는 책장과 선반이 있어요.

이 곳은 저희 집에서 가장 복잡한 공간이자 철저히 개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쇼케이스 정도? :-) 왼쪽의 대부분은 제 책이고 오른쪽은 남편의 덕후 스멜이 가득한 공간-

침실

안방의 한쪽 벽면에는 세입자 분이 장롱을 오래 세워두고 계셔서인지 곰팡이가 꽃을 피웠더라구요. 그래서 이 방 공사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열과 방수랍니다.

목공사 단열, 방수 도면입니다.

집이 온통 화이트지만, 유일하게 안방 침대 헤드 부분만 다크 그레이 컬러로 포인트를 줬어요.

1년 가까이 원룸에서 살 때 침대를 벽에 딱 붙여서 사용 했었기에 이번엔 공평하게 침대를 센터에 두고, 이 방은 온전히 숙면을 위한 방이 되도록 했어요.

침대 양 옆에는 벽 조명 스위치와 휴대폰 충전 할 수 있도록 USB형 콘센트를 매립했어요. 매일 모바일 게임을 즐겨하는 남편이 제일 원했던 것!

안방 문은 노출형 슬라이딩 도어로 책을 꽂을 수 있도록 제작했어요. 독서는 꿀잠의 지름길이니까요:)

주방

19평 집의 주방 치고는 작은 주방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주방의 경우에는 수납을 굉장히 중요시 했기 때문에 수납과 조리/식사를 다 할 수 있는 아일랜드 식탁을 제작했어요.

아일랜드 식탁에 바체어를 나란히 뒀고 매일 여기에 나란히 앉아서 식사를 해요. 그리고 빨래를 갤 때에도 참 유용해요.

주방 벽 타일을 마블 헤링본으로 유광, 무광으로 번갈아 붙여서 조명을 받은 유광 타일만 은은히 반짝거려서 예뻐요. 그래서인지 주방 벽에 구멍 내면서까지 뭘 걸어놓기 아까워서, 키친 툴, 도마, 오일 등은 저렇게만 올려뒀어요.

최근 주방 벽에 철제 선반을 달았어요. 석고보드 벽에 선반 달기 까다로웠는데 토우앙카로 제법 튼튼하게 잘 달린 거 같아요.

싱크대 제작 할 때부터 찜 했던 골드 수전이예요. 이 골드 수전 덕분에 저희집 싱크대도 화이트 컬러가 되었지요. 사각 싱크볼은 완전 각진 싱크볼은 물 때 청소가 어렵다고 해서 모서리가 약간 라운드 쉐입인 걸로 골랐어요.

그리고 이사오면서 수세미 대신 디쉬 브러시를 사용하고 있는데 진작 쓸 걸 생각한답니다.

공간 별로 소개하다 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마무리를 하자면, 저희 부부는 김윤아의 ‘Going Home’ 이라는 노래를 참 좋아해요.

가사 중에 “이 세상은 너와 나에게도 잔인하고 두려운 곳이니까 언제라도 여기로 돌아와, 집이 있잖아, 내가 있잖아.” 이 부분이 참 와 닿아요.

저희 부부에게 집이란 말 그대로 ‘안식처’는 물론, 거친 세상 속에서 찌들어 일하고 들어오는 ‘힐링’의 장소 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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