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집

저희 부부는 베를린에서 여행하다가 만났습니다. 저는 핀란드에서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고, 남편은 한국에서 드라마 감독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3년의 장거리 연애 끝에 얼마전에 결혼을 하고 한국에서 신혼을 즐기고 있습니다. 서로가 많이 다르지만, 또 닮아가고 있는 든든한 친구같은 신혼부부입니다.

전세로 시작해서 인테리어 시공은 하지 못 했지만,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핀란드에서 가구 디자인을 하고 제가 만든 디자인 제품들을 한국에 가져왔어요. 아직은 집에 있는 모든 가구를 제가 만든 가구로 배치하기에 부족한 실력이지만, 앞으로 꾸준히 실력을 쌓고 싶어요.

핀란드에 있으면서 신혼집을 꾸려나가는 건 재밌지만 좀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집을 실제로 보지 못 한 상태에서 우리가 살 집에 가구가 들어갔을 때 부피감이 어떤지, 각 컬러 조화는 어떤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도면을 보면서 사이즈를 체크하며 가구를 구매했어요.

첫 신혼집은 망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래도 갖고 싶은건 다 산 것 같아요.

가구 디자인을하면서 존경하는 가구디자이너가 많았기 때문에 부엌 의자는 꼭 올블랙으로 각기 다른 디자이너의 의자를 배치하고 싶었어요.

핀란드에서 가구 공부를 하면서 여러가지 소품을 모았어요.

거실 공간은 블랙, 옐로우, 골드 톤으로 맞춰서 따뜻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을 주고 싶었고, 부분적으로 제가 디자인한 가구 제품을 놓고, 제가 좋아하는 하이메 아욘 카페트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그리고 핀란드에 있을 때를 계속 기억하고 싶어서 핀란드 회사 ARTEK 제품을 많이 배치했어요.

일반적인 판상형 구조는 아니라서 계약할 때 마음에 들었지만, 부엌이 너무 잘 보이는 구조라는 건 좀 신경이 쓰였어요.

조명은 대부분 원상복구가 가능하다고 해서, 부엌 조명만 바꾸어 달아서 포인트를 주었어요.

남편과 저는 베를린에서 여행하다가 처음 만났어요. 서로의 친구들과 같이 맥주를 마시면서 인사를 나누고, 다음날 다같이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친해졌죠. 그래서 저희 거실벽에는 저희의 연애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저희가 만난 베를린, 남편과 제가 좋아하는 에곤 쉴레와 마티스 작품, 제가 공부하던 뉴욕과 핀란드에서 가져온 작품까지. 조금씩 더 좋은 작품을 모아서 걸어보고 싶어요.

저는 방마다 느낌을 조금씩 다르게 주는 걸 좋아하는데, 침실은 신혼 느낌이 물씬 날 수 있게 인디언핑크와 라이트그레이를 포인트로 주었어요.

그리고 침실엔 최대한 식물을 많이 놓고 싶은데 앞으로 더 채워보려 해요.

사이드 테이블과 침대 헤드보드는 핀란드에 있을 때 구매해둔 Matri라는 제품이에요. 라탄 느낌이 너무 좋아서 구매했어요. 침실은 거실과 다르게 조금 여리여리하면서도 북유럽의 느낌을 살려보고자 했어요.

핀란드에서 있던 3년 동안 여러 유럽국가를 돌아다녔어요. 전시도 많이 보고 박람회 참가도 많이 하면서 모은 엽서와 팜플렛을 핀란드 집에 붙여 놓았었는데, 남편이 너무 멋있다며 좋아해서 그대로 한국 신혼집에 가져왔어요.

저는 조금 지저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너무 좋아해주니 기분이 좋아요 :)

서재방 색깔은 어떤 포인트를 줄까 고민하다가 눈에 좋은 녹색으로 맞추고 싶었어요. 서재가구는 어쩌다보니 제가 좋아하는 헤이 제품으로 도배를 하게 됐네요. ㅎㅎ

제가 이 아파트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바로 테라스였어요. 미세먼지로 생각보다 자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오면 테라스에서 다같이 티타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만든 의자에 앉아 남편이랑 보내는 티타임은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행복한 시간이에요.

제가 밀라노에서 헤이 가구 전시를 보러 갔을때 모습 그대로 우리집 테라스에 담고 싶었어요.

식물은 관리가 편하게 조화로 두었는데,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신혼집에서 지낸지 채 몇 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채워나가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전세 인테리어 궁금하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