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론

지금부터 그 방법을 알려줄게.

자연식물식이라고 들어봤지? 찌거나 삶는 것 까진 OK! 익히지 않은 생 과일과 채소를 먹는 건데, 먹는 양과 시간은 상관없어. 밤 10시에 복숭아 한통을 다 먹어도 괜찮다는 말.

첫날에는 과일과 채소로 가득찬 도시락 한통을 싸왔는데, 너무 양이 많은건 아닌가 싶었어. 씹는 맛 좋은 신선한 채소를 먹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먹으니 은근 배도 차더라고.

그런데 돌아서자마자 배고픈 거야. 그래서 다음날은 도시락 양을 늘리기로 했어.

3단 도시락을 꺼내 한 칸은 과일, 한 칸은 구황작물, 한 칸은당근, 오이 등 채소 스틱으로 채웠어. 그리고 배가 고플 때마다 채소 스틱을 씹었지. 씹을 게 있어서 다행이었어.

셋째 날이 되니까 슬슬 고기가 생각나. 육즙이 흐르는 두툼한 스테이크를 상상하며 단호박을 먹었지만 턱없이 부족했지만 꾹 참았어.

촬영 중에는 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기 때문에 도시락을 꼭 챙겨야 했지. 덕분에 돈가스 사이에서도 끄덕없었어.

다섯째 날이 고비였어. 제육볶음이나 낙지볶음 같은 맵고, 달고, 짠 음식이 너무 생각나는 거야. <맛있는 녀석들>처럼 ‘한입만’ 먹는다면, 문세윤만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이 다이어트의 가장 큰 장점. 시간 제약이 없다는 거야. 저녁 약속이 있음에도 샐러드로 버틴 내가 대견해 밤 11시에 딱따기 복숭아 한 개를 통째로 씹어 먹었어. 그래도 괜찮거든.

드디어 마지막 날! 위 크기가 줄었는지 첫날에 비해 공복감을 느끼는 시간이 길어졌어. 삶은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맛없는 채소에서도 특유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출근 버스에서 항상 정신 못 차리고 잠들고는 했는데, 몸이 가벼워서 인지 피곤함도 덜 느껴져.

그리고 일주일 동안 1.4kg이 빠졌어. 자연식물식 다이어트는 몸도 가벼워지고, 살도 빠지지고, 다른 다이어트와 달리 변비 걱정도 없어. 정말 최고지?

그런데 이 다이어트의 최대의 단점이 있는데. 바로 매일 아침 3단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해야 한다는 거야.

나는 엄마한테 미안하지만 엄마가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줘서 가능했어.

대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