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노견과 함께 산다는 것.."숨 쉬고 있는지 확인부터 하게 돼"

조회수 2020. 1. 8. 09: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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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반려동물들과 함께 하는 매순간은 우리에게 값진 추억이다.


그 안에는 기쁘고 즐거운 날도 있겠지만 슬프고 걱정투성이인 날도 존재하기 마련인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 소중한 가족이 나이 들어 있는 모습을 본다면 아마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올해로 21살이 된 노견 '감자'와 함께 살고 있는 건우 씨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21살이지만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있다멍~")


감자는 건우 씨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집으로 오게 됐다.


새하얀 얼굴에 검은 콩 세 개가 콕콕콕 박힌 듯한 비주얼의 감자는 첫 만남부터 가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때가 2살쯤이었나.. 내가 봐도 귀엽고 앙증맞구먼..")


그런 기쁨도 잠시, 집에 온 다음 날 감자는 심하게 아파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까지 갔다.


만나자마자 이별을 하는 것은 아닐까 가족들은 노심초사 하며 감자의 상태를 지켜봤는데 다행히 빠른 대처로 감자는 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가족이 된 감자는 얌전하고 착해서 지금까지 사고 한 번 친 적 없는 순둥이란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거나 산책 하는 등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는 감자.

("라떼는 말이야. 동네 큰 댕댕이들도 내 앞에서는 꼼짝 못 했다고.")


그렇게 얌전한 감자가 용감해지는 순간은 바로 큰 개들을 만났을 때라고 한다.


[건우 씨 : 작은 애들한테는 안 그러는데 유독 큰 개들만 만나면 시비를 걸어서 도망 다닌 적이 많아요]


그렇게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사이, 시간은 흘러 건우 씨는 성인이 되었고 감자도 나이를 먹었다.

("이때가 한 10살쯤이었나? 아직 한창때지. 다들 나를 보면 동안이라 그래~")


어느 순간부터 잠이 늘어 지금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자는데 쓰고 있다고.


활동량이 거의 없다 보니 외출을 하고 다녀오면 감자가 숨을 쉬고 있는지부터 확인을 하게 된단다.


[건우 씨 : 나이가 들면서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게 사실이에요. 혼자서 못 하는 일들이 생겨나니까요.]


어려서부터 배변을 잘 가렸던 감자는 눈이 안 보이기 시작하면서 배변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한다.

("비록 점점 시력은 떨어지고 행동도 느려졌지만 가족들 덕분에 어려움이 없었지!")


배변판에서 볼 일을 보고 싶은데 찾을 수가 없으니 발을 동동 구르고 참고 참는 일이 많아졌다고.


그래서 건우 씨 가족들은 감자가 배변 활동의 징후를 보이면 얼른 안고 패드로 데려다 준단다.


[건우 씨 : 눈이 잘 안 보이니까 가족들이 자거나 외출을 할 때면 넥카라를 해두는데 화장실을 가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소리에 자다가 두세 번은 기본으로 깨게 되는 것 같아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점점 잠이 느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챙겨 먹어야 하는 약들이 생기면서 가족들 중 한 명은 의무적으로 감자를 챙기는 게 일상이 됐단다.


그렇다 보니 가족여행은 포기한 지 오래라고.


이처럼 감자를 돌보면서 힘든 일도 있지만 여전히 건우 씨는 행복하다고 한다.

("이런 나지만 여전히 가족들이 예뻐해 주고 있다고~")


[건우 씨 : 감자도 나름대로 힘들고 고단할 텐데 이렇게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잘 일어나줘서 너무 고마워요. 아마 이건 모든 노견과 함께 하는 분들의 생각과 같을 거예요.]


감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입을 연 건우 씨.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족들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어..")


건우 씨는 "감자야. 벌써 몇 년째 앞도 안 보이고 관절도 약해져서 힘들 텐데 이렇게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욕심 같은 바람이지만 하루만 더, 한 달만 더, 일 년만 더. 네가 힘닿는 그날까지 같이 살자"라며 "감자싸랑해!"라고 애정 어린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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