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좋아한다는 이유로 맞아야 했던 두 마리 고양이의 사연

조회수 2018. 12. 25.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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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경계심 많은 여느 길고양이들과 다르게 사람을 유난히 좋아하는 고양이가 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은커녕 먼저 다가오는 '개냥이' 같은 길냥이를 보고, 사람들은 호기심을 보였다. 물론 그중에는 예뻐해 주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참을 신기하다고 만지며 데리고 '놀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흥미를 잃은 건지 돌아갈 때면 장난삼아 혹은 화풀이로 꼭 녀석을 때리곤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사람을 잘 따랐던 녀석은 그것으로 모자라 학생들이 하는 축구공 맞추기 놀이의 '재미있는' 표적이 돼야 했다.


바보같이 사람을 좋아했을 뿐인데, 녀석은 사람의 손에, 돌멩이에, 그것도 아니면 분명히 고의로 찬 축구공에 맞아야 했다.


지난 7월 죄없이 맞아야 했던 길고양이 '온율'이는 클로이 조 씨에 의해 구조됐다.


병원치료도 받고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의 품에서 마음껏 사랑받으며 살던 온율이. 그러나 그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9월 접종을 하러 병원을 가던 중 실수로 케이지 뚜껑이 열리자 온율이는 깜짝 놀라 어디론가 달아나버렸다.


이후 전단이며 현수막이며, 답답한 마음에 탐정까지 동원해 수소문했지만 온율이는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조 씨는 슬퍼만 하는 대신 온율이가 어느 친절한 이들의 손을 빌려 깨끗한 물과 사료를 먹을 수 있길 바라며 스스로 친절한 이가 되기로 했다.


온율이를 찾는 과정에서 조 씨는 너무나 많은 길냥이들을 만났다. 이제 동네 고양이들은 "온율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 달려 나온다고.


비록 온율이는 보이지 않지만 그녀는 또 다른 온율이나 다름없는 녀석들을 돌보고 있다.

그러던 중 최근 조 씨의 딸은 한 중년 남성이 울고 있는 고양이를 몇 차례나 발로 차려고 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새끼 때부터 밥을 챙겨줬던 녀석으로, 온율이처럼 사람을 좋아해 무릎에 폭 안겨 잠을 자는 걸 좋아하는 아이였다.


수다스러운 녀석의 울음소리가 남성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든 것이었다.


소식을 듣고 온 조 씨에게 남성은 "길고양이는 병균 덩어리라 다 사라져야 한다"며 "책임질 거 아니면 밥 주지 말라"는 말과 함께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기까지 했다 .

조 씨는 "평소에도 밥을 주고 돌아서면 가지 말라고 울면서 떠들 정도로 수다스러운 아이라 구조했다"며 "이목을 끌면 사람들이 싫어하고 해코지를 할 것 같아 입양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그길로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 상처를 치료하고 건강검진과 미용까지 마친 후 집으로 데리고 왔다.


온율이를 찾기 전 먼저 들어와, 먼저 선(先)자를 넣어 '선율'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수다쟁이 고양이를, 집에 있던 나머지 4마리의 고양이들은 텃세 없이 반겨줬다.

"수다쟁이 선율이가 앞으로는 마음 놓고 수다 떨고 살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조 씨.


외국 생활을 했던 조 씨는 동물들이 모두 자신의 반려동물이나 다른 나라 동물들처럼 사는 줄 알다가 한국 동물들의 처참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2006년부터 불쌍한 동물들을 위해 구조와 치료, 임시 보호와 입양까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오고 있다. 지금 그녀의 집에서 생활하는 반려묘들 역시 각기 안타까운 사연으로 입양됐다.

"오늘도 온율이 몫의 간식을 냉동실에 넣어뒀다"는 조 씨. 어서 온율이와 돌아와 선율이와 함께 있는 모습이 간절히도 보고 싶다.


조 씨는 "기다리고 있을 테니 어서 빠른 걸음으로 돌아와, 길을 모르겠으면 그냥 한곳에서 놀다가 엄마가 부르면 나오도록 해. 알았지!"라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오늘도 온율이의 엄마와 누나들은 거리에 서서 사료통을 흔든다. 소리를 듣고 다른 온율이들과 함께 뛰어온 온율이를 품에 안고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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