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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대부(代父)가 말하는 반지하의 장점

조회수 2018. 11. 16.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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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의 단점을 잘 살린 길고양이 대부(代父)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평소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던 사람이라면 눈여겨보자.


<노트펫>은 13일 반지하 방에 거주하면서 길고양이들의 대부를 자처한 도완 씨의 제보를 받았다. 도완 씨는 "반지하에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도완 씨가 전하는 '반지하의 장점'은 창문만 열면 길고양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이다.

(고양이도 '반지하'의 개념을 알까?)

도완 씨가 사는 동네에는 유난히 길고양이가 많다. 집을 드나들면서도 수시로 길고양이들과 만난다는 도완 씨. 사료라도 주고 싶지만, 길고양이들이 다들 그렇듯 사람과 마주치면 도망가기 바빠 기회가 없었다.


또 현관이나 길가 등에 사료와 물을 두고 가면 행인의 발에 치이거나 누군가가 치우기 일쑤였다. 속으로만 아쉬움을 달래던 어느 날 뜻밖의 인연과 마주했다.

(도완 씨에게 처음 찾아온 애교쟁이 길고양이.)

지난 여름 도완 씨는 더위를 식힐 겸 창문을 열어놨다가 자신의 방을 구경하는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이때다 싶어 창문을 통해 사료와 물을 건넸다. 밥을 얻어먹은 고양이는 도망도 가지 않고 방범망을 사이에 둔 채 도완 씨에게 애교까지 부리며 친화력을 과시했다.


이 고양이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도완 씨는 '반지하 무료급식소'를 차렸다. 하지만 한 마리뿐이던 손님마저 곧 발길을 끊었고, 급식소는 한동안 문을 닫아야 했다.

그러다 최근 창밖이 시끌시끌했다. 고양이 여러 마리가 지나가는 소리다. 목소리로 미루어보아 새끼 고양이도 있는 것 같았다.


도완 씨는 문득 처음 만난 길고양이가 떠올라 사료와 물을 놔뒀다. 제법 시간이 흐른 뒤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나타났다. 부모묘를 포함해 모두 다섯 마리인 고양이 가족이다.

(요즘 도완 씨 집을 찾는 고양이 가족 중 사람에 대한 경계가 덜한 두 고양이.)

고양이 가족은 매일 새벽 1시경 다섯 가족이 함께 몰려와 식사를 한 뒤 돌아간다. 처음 만났던 길고양이가 애교쟁이였던 것과 달리 녀석들은 경계가 심해 사진 찍는 것조차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는 게 도완 씨 설명이다.


부모묘 중 한 마리인 카오스(여러 색이 뚜렷한 경계 없이 섞인) 냥이가 그나마 사람에 대한 적대심이 제일 적다. 그렇다고는 해도 만질 수 있을 정도는 아니고, 두세 걸음 정도의 간격만 유지한다.

(부모묘 중 한 마리(위)와 새끼 고양이(아래)가 정말 닮았다.)

도완 씨는 동물을 단순히 좋아하는 것을 넘어 특수동물단체 '페럿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고양이 등 주류 반려동물과 비교하면 비주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도완 씨가 키우는 반려동물 역시 페럿이다.


이런 그가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에게 마음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다. 길거리 생활에 각자 적응해서 살고 있는 녀석들이지만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도완 씨는 "날이 쌀쌀해지면서 길고양이 친구들 걱정이 많아졌다"며 "길고양이 친구들과 친해져 창문을 열어놓으면 인사하는 사이가 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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