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짐칸에 새끼 낳은 고양이, 옮겨가도록 이틀간 차 안 쓴 부부

조회수 2018. 4. 26.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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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주차해 놓은 차를 살피러 나간 슬기 씨.


차에 가까이 다가가자 웬 길고양이 한 마리가 주차되어 있는 자신의 차에서 휙 하고 뛰쳐나가는 걸 목격했다.


차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를 가끔 보긴 했지만 그렇게 짐칸까지 깊숙이 들어간 모습을 본 건 처음이라 당황한 슬기 씨.


그냥 넘어가려다 왠지 느낌이 이상해 짐칸을 살펴보던 슬기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슬기 씨 부부의 차 짐칸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새끼 고양이가 다섯 마리나 놓여 있었다. 

당황스러운 마음도 잠시.


슬기 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마음 같아선 당장 집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새끼 고양이를 함부로 만져 사람 손이 타면 어미가 데려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선뜻 만질 수가 없었다.


고민 끝에 슬기 씨는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날이 많이 풀려 지하주차장은 따뜻했고, 어미도 멀리 가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우선 어미 고양이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게 새끼들을 만지지 않고 집으로 돌아온 슬기 씨.


다른 일은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걱정이 컸다.


얼마 후 다시 찾아가 보니 어미 고양이가 이미 2마리의 새끼를 다른 곳으로 옮긴 후였다.

남은 건 세 마리.


눈도 못 뜬 채로 저희들끼리 몸을 맞댄 새끼 고양이들은 어미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신 옮겨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인 슬기 씨는 어서 어미가 아이들을 옮기길 바라며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슬기 씨의 남편인 정민 씨는 다음날 당장 차를 써야 해서 슬기 씨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하고 다음날 다시 가보니 세 마리의 새끼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슬기 씨는 임시로 집을 만들어 새끼들을 옮길까 고민했지만, 남편 정민 씨가 차라리 본인이 불편을 감수하겠다고 선뜻 차를 두고 출근해 새끼들은 차에 조금 더 머물 수 있었다.


부부는 종일 새끼 고양이들이 무사히 어미의 품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랐다.

두 마리 반려견 '마리', '쭈쭈'와 함께 살고 있다는 26살 동갑내기 부부는 고양이와도 인연이 깊다.

과거 누군가 부부의 집 문 앞에 고양이를 버리고 간 적이 있었다.


부부의 집은 주민이 아니면 출입이 쉽지 않은 아파트의 낮지 않은 층이다 보니 어미 고양이가 직접 들어와 놓고 가긴 어려운 환경이다.


평소 강아지들을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모습을 본 누군가가 일부러 버린 것으로 추정된다는데.

안쓰러운 마음에 키우려고 했지만 미리 집에 있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하고 또 그런 환경이 새끼 고양이에게도 좋지 않을까 싶어 결국 사랑으로 보살필 입양처를 직접 구해 입양을 보냈다. 

귀찮고 번거로운 일일 수도 있는 이번 일도 "고양이와 또 연이 생겨 좋았다"고 말하는 마음 착한 부부 덕분에 나머지 세 마리의 고양이도 다음날 무사히 어미가 옮겨갔다고 한다.

부모로 추정되는(?) 고양이들이 몇 있다는 부부는 용의묘 두 마리의 사진을 보내왔다.

부부의 선한 마음을 고양이들도 아는 건지 심심하면 부부의 차 위에 올라가 있는 녀석들이라고.


"누가 낳은 새끼든 건강하게 자라서 가끔 놀러 왔으면 좋겠다"는 부부.

부부의 작은 행동이 따뜻한 보금자리 없이 새끼를 낳아야 했던 어미 고양이에겐 든든한 보살핌이, 갓 세상에 나온 아이들에겐 처음 받아보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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