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봤던 귀요미, 트럭에 태워진 모습에..
강원도 영월에서 손수 농사를 지어 강아지 수제간식을 만들고 있는 '개밥주는 젊은 농부'
홍성규씨.
지난 6월 재차 사고를 쳤다. 이미 집에 대형견 4 녀석을 키우고 있었지만 그날 본 녀석을 그대로 두고 올 수는 없었다.
차를 타고 주변 동네를 지나가던 성규씨. 작년 가을 길가에서 손수레를 끌고 가던 아주머니를 다시 만났다.
강아지 안부를 물어보려던 차 아주머니 뒤로 트럭에 태워져 있는 진돗개가 보였다. 다 큰 녀석이었다.
혹시나해서 물어보니 그때 그 강아지가 10개월새 다 커 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은 트럭 짐칸에 목줄에 매인 채였다.
이 녀석이 너무 말썽을 피워서 팔러 가려고 트럭에 태워 놓았다는 말을 들었다. 성규씨가 가까이 다가가자 이 녀석 꼬리를 흔들고 뽀뽀까지 해댔다.
'아기 때 본 녀석. 자꾸 가슴이 움직였다. 차마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성규씨는 그 자리에서 아주머니가 개장수에게서 받기로 한 8만원을 주고 곧장 데려왔다.
아마 태어나서 거의 처음이었을 샴푸 목욕을 시켰다. 목욕을 시작할 때는 질겁하더니 끝에는 성규씨에게 착 안기기까지 했다.
게다가 성격은 리트리버 저리가라였다. 대형견 4마리와도 사이가 좋았고, 어른 아이할 것없이 잘 따랐다. 산책을 가다 만난 처음 보는 개들과는 잘 어울렸다.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생활하니 날이 갈수록 털은 빛나고, 표정은 더 밝아졌다. '세상에 못된 개는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녀석이었다.
장비라 이름 붙여준 이 녀석. 하지만 성규씨는 지금 새가족을 찾고 있다. 성규씨는 4마리 개를 키우는 틈틈히 개를 구조해 새가족들을 찾아줘 왔다. 장비가 네번째다.
성규씨는 "이미 4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계속 키울 여건은 안되고, 또 장비를 새가족에게 보내야 다른 어려운 개에게도 새삶을 찾아줄 수 있다"며 "리트리버처럼 착하고 해맑은 장비에게 든든한 새가족이 나타났으면 한다"고 말했다.